임시국회에서 ‘노동개혁’ 법안 논의 재개 시 즉각 총파업으로 막아야 한다

박설

지난 12월 2일 새벽,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노동계급에게 경제 위기의 책임을 떠넘기는 악법들을 “합의 처리”하기로 야합했다. 그 뒤 두 당은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관광진흥법 등 5개 법안을 본회의에 직권 상정해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여야는 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등 6개 법안을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 5개 법안을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당장 정기국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이 통과되지 못하고 약간 늦어진다고 해도, 곧바로 임시국회에서 개악안이 “합의 처리”될 공산이 크다.

△극악하게 몰아붙이는 박근혜에 맞서 실질적 총파업이 필요하다. 12월 5일 2차 총궐기. ⓒ조승진

실제로 정부·여당은 연일 새정치연합에 ‘여야 간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고 있다. 박근혜는 유럽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여당 지도부와의 회동, 국무회의 등에서 ‘노동개혁’ 5개 법안의 연내 처리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박근혜의 채찍질에 정부·여당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박근혜와의 회동 직후 새누리당 지도부는 정기국회 종료 다음 날인 10일부터 임시국회를 소집하자는 내용의 요구서를 제출했다. 연내 개악안 관철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연내 처리

정부는 탄압도 강화하고 있다. 경찰청장 강신명은 ‘9일 오후 4시까지 한상균 위원장이 자진 출두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검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지도부의 목을 조르고 조합원들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다.

요컨대, 지금 박근혜 정부는 ‘노동개혁’ 연내 처리를 위해 극악하게 몰아치고 있다. 민주노총이 이를 저지해야 하는 과제가 코앞에 닥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은 연거푸 꾀죄죄한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얼마 전에 문재인은 민주노총 간부들을 만나 ‘노동개악 저지가 당론’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바로 몇 시간 뒤에 원내대표 이종걸이 새누리당과 “합의 처리” 야합을 하면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뒤통수를 맞았다.

이런 새정치연합이 다시 “기간제법·파견법 반대가 당론”이라거나 “5개 노동법 반대”를 말한다 한들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들이 또다시 뒤통수 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전혀 없다.

이종걸은 야합에 반발하는 이들에게 ‘최선을 다했지만, 여당의 압박에 밀렸다’고 구차한 변명을 했다. 정부·여당의 압박에 이렇게 무기력하게 무릎 꿇는 정당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지난 3일 통과된 내년 예산안에는 ‘노동개혁 후속조치 예산’이 예비비로 책정됐다. 노동법 개악을 뒷받침하는 예산안에 새정치연합도 동의를 해 준 것이다.

야당에 의존해서는 개악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민주노총이 “노동개악 법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은 효과적인 대응이 못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재차 삼차 촉구한다고 새정치연합을 강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노동자 스스로의 힘

따라서 민주노총은 야당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신의 힘을 사용해야 한다. 실질적인 총파업으로 정부와 국회를 압박할 때, 저들의 야합을 막을 수 있다.

10일부터 시작될 임시국회는 ‘노동개혁을 위한 임시국회’로 불린다. 정부·여당은 개원 즉시 5개 노동법 개악안 처리에 주안점을 두고 관련법에 대한 논의에 착수할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개악안의 일부를 완화시키려는 시늉을 할 수는 있어도, 합의 처리까지 약속한 마당에 어느 정도 절충안을 마련해 개악에 협조할 수 있다.

따라서 저들의 야합을 막으려면, 임시국회에서 ‘노동개혁’ 관련법 논의가 재개될 때 즉각 총파업에 돌입해야 한다.

11월 30일 한중FTA 비준 동의안 통과 과정에서 보듯, 여야가 합의한 뒤에는 반나절 만에도 개악안이 통과될 수 있다. 또 12월 3일 관광진흥법 통과 과정에서 보듯, 해당 상임위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도 여야 지도부가 합의해 본회의에 직권 상정할 수 있다. 결국 여야 합의 자체를 막지 못하면, 그 뒤에는 항의성 시위밖에 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임시국회에서 ‘노동개혁’ 관련법 논의가 시작되면 즉시 총파업에 돌입해, 그것이 철회될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 12월 4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는 12월 16일 하루 파업을 결정했다. 그러나 하루 파업으로는 개악을 막을 수 없다. 법 개악안 처리와 가이드라인 발표가 임박한 현 상황은 ‘경고’가 아니라 실질적 ‘저지’를 위한 투쟁이 뒷받침돼야 한다.

민주노총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는 총파업으로 제 힘을 보여 줄 때, 저들의 개악 시도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노동자 연대> 163호 | 발행 2015-12-09 | 입력 201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