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생의 연설문 “박근혜 정권과 우리 사회의 폐단에 맞서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이승준 (고등학생)

어느덧 병신년 2016년의 마지막 날이 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아직도 하야하지 않으셨고, 황교안 국무총리는 어설픈 코스프레를 하면서 박근혜 정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맞이하는 2017년과 함께 대한민국에 희망의 새시대가 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국가는 국민으로 비롯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고, 이는 헌법에도 명시된 내용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그동안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속아 넘어가 일개 무당에게 시주를 받은 대통령의 무능한 정치에 시달렸습니다. 국가에서 인정한 공무원도 아닌, 지인에게 국가 기밀사항인 연설문의 수정을 맡기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랬다는 것을 보면 ‘순수한 마음으로 온 나라를 파탄 나게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뿐입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자가 이리도 무책임하다니 참으로 놀랍고 부끄럽습니다. 박근혜 정권 동안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 1조 제 2항은 어디로 숨어버렸습니까?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일부 소수 계층이 아닌, 최순실 씨가 아닌,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십시오.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뽑은 이유는 국민을 위하여 국정을 운영하라는 것이었지,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 사회적 특권을 누리는 고위 계층에게 혜택을 주자는 의미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국민으로서 우리의 또 다른 의무는 헌법과 헌법상 권리를 수호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늘 국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무능하고 책임감 없는 박근혜 정부를 퇴진시키고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인해 침해당한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우리의 헌법상 권리를 수호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국민 모두를 위하지 아니하는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서둘러 2016년과 함께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2014년 4월 16일, 대통령께서는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고, 의문에 싸인 7시간의 행적조차 공개하지 않고 계십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죽어가고 있던 때에 미용을 받고 있었다는 등의 의혹이 나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럽고, 화가 납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그날 그 의무를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의무를 지키지 못하고 무고한 사람들이 차가운 바다에서 죽어가야 했던 것에 대한 진상 규명을 해야 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은데, 이마저도 감추려고 하다니, 이는 충분히 헌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국가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행정부의 수반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서둘러 대통령직에서 내려 와야 합니다.

교육은 정치적인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고, 이러한 부분은 특히 역사라는 과목에서 더욱 중요시되는 사항입니다. 현 정부는 교과서를 바꿔 역사도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책은 바뀌어도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자라나는 청소년이 한쪽으로 치우친 교과서로 역사를 배우고, 학생들이 서로 다른 교과서로 공부하며 서로 토론을 벌일 기회를 박탈하고 하나의 통합된 교과서로 생각을 획일화 하려 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교육은 정권에 이용돼서는 안 되고, 역사교육은 국민 그리고 범인류의 발전을 위한 기반이 돼야 합니다. 친일 독재 미화하는 역사 국정화 교과서, 반드시 저지해야 합니다. 또한 연구학교 선정을 통해 시행하고, 1년간 유예하겠다고 하는 교육부 장관은 즉각 발언을 철회하고 국정교과서를 폐기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검정 혼용도, 1년 유예도 아닌 국정교과서 폐기뿐입니다.

여기에 모인 우리 민중의 사명은 우리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면 바로잡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촛불집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권이 국회에서 가결되게 했습니다. 이는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승리입니다. 하지만 아직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나오지 않았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을 하며 정권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국회의원은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는 둥, 우리도 백만 모일 수 있다는 둥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 나라가 또다시 반쪽이 나기를 바라며 모인 것이 아닙니다. 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애국에는 진보와 보수가 없습니다), 비정상적인 요소를 바꿔보겠다고 모인 것입니다. 또한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려 나온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자 민중으로, 우리의 외침은 앞으로의 역사가 기억할 것입니다.

보내는 2016년, 박근혜 정권과 정책, 그리고 흙수저, 공직자 비리, 취업난 등 우리 사회의 폐단도 함께 보내버립시다.

감사합니다.

ⓒ<노동자 연대> 192호 | 입력 2017-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