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해야 하는가

김승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이화여대 학생)

침몰한 세월호 선체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의 가장 중요한 증거물이다. 또한 어떤 화물이 어떻게 실리고 고정됐으며 얼마나 움직였는지 밝히려면, 선체를 온전하게 인양해서 화물칸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선체를 온전하게 인양해야 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아직 우리 곁에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아홉 명이 세월호 안에 있기 때문이다.

단원고의 조은화·허다윤·박영인·남현철 학생, 학생들에게 과자를 자주 사 주시던 양승진 선생님, 수영이 특기였던 체육 교사 고창석 선생님, 자기 구명조끼를 벗어서 네 살짜리 여동생에게 입힌 여섯 살 권혁규 어린이와 아버지 권재근 씨, 아들이 살고 있는 제주도로 이사 중이었던 이영숙 씨.

△조속한 인양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 ⓒ이미진

현재 정부가 ‘실종자’로 분류하고 있는 이 아홉 명의 미수습자들은 ‘충분한 수색이 이뤄졌는데도 실종 상태인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직 수색되지 않은 격실과 화물칸들이 있기 때문이다. 미수습자의 시신은 이런 곳의 짐과 집기들 사이에 끼어 있을 수 있다.

2015년 초 정부와 몇몇 여당 정치인들은 예산 문제를 들먹이며 유가족들로 하여금 인양을 단념케 하려고 했다. 새누리당 김진태는 “아이들은 가슴에 묻는 것”이라며 인양 포기를 종용했다. 박근혜도 세월호 특조위에 들어가는 세금이 아깝다고 했다.

그러나 인양 과정을 보면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정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치밀한 계산과 시뮬레이션에 근거해야 할 부력제 삽입 방식이 인양 도중에 갑자기 변경되고, 부력제가 계속 분리되고, 10미터까지 들어 올리기로 돼 있던 선수가 4미터밖에 들리지 않았는데도 와이어가 끊어지는 등 공학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봐도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해수부는 인양 시도와 실패 과정에서 선체의 앵커, 불워크, 크레인 포스트 등을 제거했다. 선체에는 벌써 1백40여 개의 구멍이 뚫렸고 그중 가장 큰 7개는 직경이 1미터 20센티미터에서 1미터 60센티미터에 이른다.

최근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석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심각하게 진상 규명을 추가로 해야 한다고 보는 부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참사의 범인들 아니랄까봐, 미수습자 가족들의 심정에는 눈곱만큼도 공감하지 못 하는 것이다.

저들의 진심은 세월호가 온전하게 인양되고 조사가 진척돼서 세월호 참사가 다시금 주목받는 것이, 그래서 정부의 책임이 또다시 조명되는 것이 싫은 것이리라. 정말이지 “숨기는 자, 범인이다” 하는 구호가 딱 맞다.

△세월호를 올리고, 진실을 인양하자 ⓒ조승진

이탈리아에서는 9백여 일만에 인양된 콩코르디아호의 선체를 해체하던 중 마지막 실종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2년 반 만에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에 가족은 “아무 말도 못하겠다. 지금 심장은 너무 빨리 뛰고 온 몸이 떨린다. 유해를 찾을 수 있다고 끝까지 믿고 기도해 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하고 말했다.

2001년 북극해에서 침몰한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도 중량 1만 8천 톤, 길이 1백54미터로 세월호와 비슷하고, 침몰한 곳의 수심이 1백8미터로 세월호 침몰 지점보다 깊었음에도, 4개월 만에 인양에 성공했다.

세월호도 조속하고 온전하게 인양할 수 있고, 인양해야 한다. 가족 품으로 돌아갈 미수습자의 마지막 모습에 존엄이 최대한 지켜질 수 있도록, 침몰의 원인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

ⓒ<노동자 연대> 193호 | 발행 2017-01-07 | 입력 2017-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