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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반푸틴 저항은 어디로

3월 4일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푸틴 반대 운동도 성장해 왔다. 마이크 헤인즈는 반푸틴 운동이 러시아 지배자들에 대한 도전과 결합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이크 헤인즈는 월버햄튼 대학교 역사학 교수이며, 《러시아: 계급과 권력 1917∼2000》(Bookmarks) 등 러시아에 관한 책을 여러 권을 저술했다.

러시아에 대한 사람들의 예측은 툭하면 빗나간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석유 수출 호황에 힘입어 질서를 회복했고 러시아를 “관리 민주주의” 체제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 러시아는 잘못 관리된 것으로 보인다. 경제 위기로 푸틴의 인기는 하락했고 사람들은 푸틴 정부의 부패를 더 용납하기 어려웠다.

푸틴이 2012년 대통령으로 복귀하며 2024년까지 그 자리에 머물 수 있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사람들은 환멸감을 토했다. 그러나 2011년 9월에 시위를 벌인 사람은 수백 명에 그쳤다. 내년 대선 예행연습인 12월 두마(러시아 의회) 선거에서 저질러진 부정에 항의해 수만 명이 시위를 벌이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월 4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푸틴 반대 시위 ― 반푸틴 운동은 푸틴에 맞서 싸울 방안과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제 낙관주의자가 된 과거의 비관주의자들은 푸틴과 그 일당들의 종말이 온 것이 아닌지 묻는다.

미래를 확실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푸틴이 시계를 거꾸로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공식 통계를 보면 12월 두마 선거에서 푸틴의 러시아통일당은 과반에 약간 못 미치는 표를 얻었다. 이것은 2007년 총선에서 얻은 득표율 64퍼센트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이는 이번 선거에서 러시아통합당의 실제 득표율은 35퍼센트에 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푸틴과 주변 인사들을 대놓고 비꼰다. 푸틴은 이제 정체기 소련을 통치했던 옛 지도자 브레즈네프에 비교된다. 사람들은 푸틴이 얼굴 주름을 없애려고 보톡스를 주입했다는 얘기를 하며 그를 조롱한다. 푸틴이 반푸틴 시위 참가자들의 리본을 콘돔에 비유하자 재치있는 사람들은 ‘푸틴주의’가 일종의 성병이기 때문에 콘돔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성병

따라서 푸틴 정권은 민족주의적 주장 ― 현 정부에 반대하는 자들은 외국의 사주를 받았다 ― 과 약간의 후퇴와 온건한 탄압을 결합해 대응해야 했다. 정부는 반부패 활동가이저 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발니를 포함해 시위 지도자들을 감옥에 가뒀지만 그들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지금 새로운 시위가 계획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한판 붙으려고 준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싸움이 더 힘들어질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정권 인사들이 변화의 열망을 좌절시키려고 유령 정당과 가짜 야당인사 들을 이용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아랍의 봄은 미리 정해진 저항 방식보다 정치적 창의성이 더 효과적임을 보여 줬다. 나발니가 권력자들을 “사기꾼과 도적 들로 구성된 무리”로 비꼰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다.

그러나 어떤 투쟁이든 진정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적용해야 하는 보편적 요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첫째, 저항 운동은 대중에게 더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반푸틴 시위는 1993년 이후 러시아에서 발생한 최대의 정치 행동이지만 연금 삭감에 항의해 2백50만 명이 항의를 벌인 2005년 시위에는 한참 못 미친다.

현 시위를 ‘중간계급 시위’로 나태하게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지만 참가자 수는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으로 확대돼야 한다. 나발니는 인터넷에서는 영웅이지만 이번 시위 전에 그의 이름을 들어본 러시아인의 비율은 고작 7퍼센트뿐이고 아직도 많은 사람이 그를 모른다.

둘째, 반푸틴 운동은 푸틴에 맞서 싸울 적절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두마 선거 이전에 어떤 사람들은 선거 보이콧을 주장했다. 공식 통계상으로 40퍼센트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가하지 않는다. 나발니는 푸틴을 제외한 누구에게 투표를 해도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푸틴 정권을 망신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입장이 단기적으로 호응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온갖 가짜 대안이 판치는 상황에서 “푸틴만 아니면 된다”는 입장은 장기적으로 올바른 입장일 수 없다.

셋째, 공정 선거 요구와 부와 권력을 장악한 자들에 대한 도전을 결합해야 한다. 2008년 세계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러시아 부자들은 다시 한 번 러시아의 부를 강탈해 해외로 빼돌렸다.(특히 더러운 돈의 출처를 묻지 않는 영국으로)

잡지 〈코머산트〉 편집자가 “엿먹어라 푸틴”이 적힌 무효 투표 용지 사진을 게재하자 푸틴 친구인 알리셔 우스마노프는 즉시 편집자를 해고했다.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푸틴은 최소한 50퍼센트를 득표해야 하지만, 그의 현 지지율을 볼 때 이것은 쉽지 않다.

이 경우 푸틴이 권좌에 남으려면 지난 12월 선거 부정은 우습게 만들 엄청난 선거 부정을 저질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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