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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적 조직 건설의 ABC 3:
민주집중제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레프트21〉은 부정의하고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에 맞서 사회의 근본적 변혁을 지지한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응집력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이 연재에서는 혁명조직의 필요성과 수단, 그 조직 원리를 세 차례에 걸쳐 다룬다. 이번이 연재의 마지막이다.

민주적 중앙집중제(민주집중제)는 혁명조직에 꼭 필요한 조직원리다. 혁명조직 건설 이론을 발전시킨 러시아 혁명가 레닌은 민주집중제가 완전한 토론의 자유에 이어서 철저한 행동 통일이 뒤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노동자연대다함께’와 같은 혁명적 조직은 바로 이 조직 원리에 따라 민주적 토론과 논쟁 과정을 거쳐 실천방향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행동을 통일하고 함께 평가한다.

많은 사람들이 종종 민주집중제를 오해한다. 리더가 자신의 방침을 일방적으로 하달하는 조직 방식이라는 것이다.

스탈린주의 공산당들이 실제로 이처럼 관료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이런 오해가 퍼졌다. 이 당들에서는 모든 당원이 모스크바에서 결정한 노선에 복종해야 한 반면 민주주의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은 민주집중제와는 거리가 멀다. 민주집중제는 민주주의와 집중주의 모두 필요하고, 이것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혁명은 그 어떤 당 관료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노동계급의 자기해방 과정이므로, 민주주의는 필수적이다.

민주주의가 없다면 그 조직은 노동계급의 현재 의식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전술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고, 자신들의 주장이 옳았는지도 입증할 수 없을 것이다. 혁명조직에서 지도가 쌍방향이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진정한 마르크스주의는 교조가 아니라 나날이 변하는 현실 속에서 원칙을 적용하는 가장 적절한 방식을 새롭게 찾아 나가는 활동이다. 따라서 민주주의와 토론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더불어 중앙집중주의도 필요하다. 만약 중앙집중주의가 없다면 우리는 고도로 집중된 자본주의 체제와 국가권력에 맞서 효과적으로 싸우기 어렵고, 우왕좌왕하거나 각자 다른 실천을 하느라 아무것도 효과적으로 해낼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혁명조직은 활동가들이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서로 문제 삼지 않는 느슨한 연방적 조직이어서는 안 된다.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온갖 보수성과 부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중앙집중주의는 필요하다. 혁명조직은 특정 부문의 관점이 아니라 전체 노동계급의 관점에서 투쟁의 과제를 제시하고, 노동자와 피억압자들이 서로 분열하지 않고 단결할 수 있도록 이끈다.

행동 통일 없는 민주주의는 진정 민주적이지도 않다.

실컷 토론을 통해 결정해 놓고 행동 통일이 따르지 않는다면 토론은 무의미할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민주적 결정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게 된다. 토론에 따른 결정을 함께 힘을 모아 실천해 보지 않으면 과연 그것이 옳았는지 입증하기도 어렵고 제대로 배울 수도 없다.

쌍방향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누가 조직 내에서 열의 있게 자신의 견해를 주장하고 지지를 얻으려 하겠는가. 그저 각자 행동하면 그만일 뿐이다. 소통과 피드백은 필요 없게 된다. 따라서 중앙집중주의는 회원들의 능동성과 자주성을 발전시키는 것과 결코 대립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전제조건이다.

레닌이 말했듯 “혁명정당에는 평당원이 없다. 모든 당원이 지도자다.” 즉, 조직원들이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실천이 지도부만의 과제가 아니라 곧 자신의 과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혁명조직의 활동가들은 토론과 실천 모두에서 능동성과 자주성을 미덕으로 여긴다. 뿐만 아니라, 리더는 가만히 앉아서 지시만 내리는 게 아니라, 나날이 자신의 지도력을 입증받아야만 한다.

혁명적 신문은 민주집중제를 구현할 효과적인 수단이다. 독자·기고자·후원자가 분리되지 않고, 회원들이 각자의 활동과 견해를 신문에 서로 보고하고 그것을 전체 계급투쟁의 관점으로 편집함으로써 민주주의와 중앙집중주의가 함께 구현될 수 있다.

상호간의 보고도 중요하다. 어떤 운동을 건설하거나 평가하려면 집단적인 토론이 필요하다. 이것을 잘 하려면 그 문제에 대해 책임을 맡은 사람이 보고를 해야 한다. 보고를 하지 않으면 혼자서 판단하고 실행한 후 아무도 그것을 알 수 없게 된다. 이것은 민주적이지 않다.

물론, 민주집중제라는 형식이 민주주의를 저절로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체제가 가하는 압력 때문에 혁명조직에서도 수동성과 부문주의, 형식주의가 싹틀 수 있다. 따라서 혁명조직의 회원들은 민주적 토론과 그에 바탕한 활동을 활성화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을 나날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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