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고 (故) 최강서 동지 사망:
1백58억 손배에 목 졸린 노동자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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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고
“가진 자들의 횡포에 … 심장이 터지는 것 같다. …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 자본. 박근혜가 대통령 되고 5년을 또 … ”
그의 유서는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그래서 정리해고와 노조 탄압에 시달려 온 많은 노동자들, 박근혜 당선에 분통을 터뜨린 많은 이들이 비통한 심정으로 그를 애도하고 있다.
한진그룹 사측은 오래 전부터 노동자 탄압으로 악명 높았다. 역대 노조 위원장 가운데 두 명이 구속·해고됐고, 박창수·김주익·곽재규 열사가 사망한 곳이다. 고
피도 눈물도 없는 한진중공업 사측과 회장 조남호는 지난해에도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했다. 하지만 희망버스 운동 등 사회적 압력에 떠밀려 지난 9월에 92명을 복직시키며 한발 물러서야 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깐이었다. 사측은 바로 이틀 뒤 무기한 휴업 발령을 냈고, 손배 가압류를 퍼붓고 노조 사무실 폐쇄를 협박하는 등 탄압을 지속했다.
그런데도 사측은 고
뻔뻔스럽게 빈소를 찾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한진중공업
위기 속에서도 배당을 늘리며 돈잔치를 벌여온 자들이 누구였던가. 군함·특수선 수주는 뭐고, 필리핀 수빅 공장이 따낸 수주는 또 뭐란 말인가. 도대체 왜 그동안 조남호 일가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 준 노동자들이 위기의 대가를 짊어지고 고통을 당해야 하는가.
고통과 탄압에 시달려 온 많은 노동자들이 박근혜 새 정부의 등장을 한 줄기 희망의 빛조차 차단하는 암흑으로 여기고 있다. 고
그러나 이 동지들의 죽음은 우리에게 좌절과 절망이 아니라, “가진 자들의 횡포”와 “악질 자본”과 “박근혜” 정부에 맞서 투쟁할 과제를 던져 주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우리에게 어렵고 힘든 상황을 안겨 주겠지만, 여전히 굳건한 조직과 의식을 갖고 있는 한국 민주노조 운동은 희망을 재건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확대되는 분노와 항의 시위
“최강서를 살려내라”
박연오
고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매일 저녁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사 추모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첫날, 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에 급하게 잡힌 집회였음에도 3백여 명이 참가했다.
그 다음날에도 3백여 명이 조선소 입구 도로를 가득 메웠다.
박성호 한진중공업지회 부지회장은 고
“최강서, 그는 진짜 멋진 노동자였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동지들의 연대를 염원하고 있다. 노노 갈등을 없애고 민주노조 깃발 아래 모여 한진자본에 맞서 싸우자.”
유서에서 드러났듯, 열사의 죽음은 박근혜 집권에 대한 불안과 분노이기도 했다.
김재하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한진 사측뿐 아니라 박근혜, 새누리당도 책임져야 한다. 한진 재벌을 비호하고 경찰을 동원해 탄압했다. 선거에서 패배했다고 기죽지 말자.”
집회에서 만난 한진중공업 지회 문영복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사측의 노조 탄압이 극심했다. 회사는 복직한 노동자들 중 어용노조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민주노조 조합원들은 거의 근무를 시키지 않는다.
“회사가 손배소 1백58억 3천만 원을 걸었다. 내년 1월 18일이 손배소 공판이 있는 날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가 당선돼 5년을 어떻게 또 버틸까하는 심리적 압박이 컸다.
“한진중공업 지회는 10년 주기로 자본에게 목숨을 빼앗기고 있다. 이번 기회에 뿌리를 뽑아야 한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지역의 여러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리해고와 강제 무기한 휴업이 부른 사회적 살인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 투쟁대책위원회’
투쟁대책위원회는 매일 저녁 집회를 이어가는 한편, 1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