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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박근혜 당선자는 쌍용차 국정조사 즉각 실시하라!

 1월 10일 쌍용차 사측과 쌍용차 기업노조가 무급휴직자 전원 복귀에 합의했다. 그러나 정리해고자와 비정규직은 복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같은 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한구는 국회에서 '국정조사 불가' 입장을 밝혔다. 대선 전, 새누리당이 '대선 이후 첫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약속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1월 11일 오전,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급휴직자 전원 복귀는 환영하나 해고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도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이한구의 말바꾸기는 "대국민 사기극"이라 비판했다. 이 글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쌍용차 국정조사 즉각 실시하라!

-쌍용차 국정조사가 난마처럼 얽힌 쌍용차 문제 가지런하게 정리하는 계기 돼야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내 마련된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김정우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지부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쌍용차 국정조사 및 해고자복직 실시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재광

1. 쌍용차 국정조사에 대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말 바꾸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월 4일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쌍용차 공장 방문에서 국정조사 무용론을 펼쳤다. 이는 대선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 4일과 11일 새누리당 환노위 소속 의원들과 김무성 총괄 선대본부장이 연이어 약속한 ‘대선이후 첫 번째 국회에서 쌍용차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부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박근혜정부의 제 18대 인수위원회가 각 부처 업무보고와 현안을 살피고 파악하는 지금 시기에 이 같은 말 뒤집기 시도는 단순한 정치적 불순함을 넘어 대국민 사기극으로 비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 쌍용차 문제는 해묵은 과제뿐만 아니라 조기에 해결해야하는 시급한 민생문제다. 이미 23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운명을 달리했으며, 최근 자살을 시도한 공장안 노동자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사태의 장기화는 공장 안팎을 가리지 않고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이뤄진 쌍용차 국회 청문회는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결국 여야가 국정조사를 내용적 실질적으로 확인하고 약속했다. 때문에 최근 국정조사 무용론으로 방향을 선회하려는 일부 새누리당 내부 입장은 철회돼야 마땅하다. 오히려 사태의 장기화를 막고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서도 국정조사는 미뤄질 이유가 없다.

3. 쌍용차 국정조사가 난마처럼 얽힌 쌍용차 문제를 가지런하게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돼야 한다. 회계조작과 강제적 정리해고 나아가 공권력에 의한 강제적 진압 그리고 희생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막까지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도 국정조사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특히나 노동현장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폭력과 탄압은 이명박 정부의 노동적대 정책에서 비롯됐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노동정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정책으로 방향을 잡고자 하는 18대 인수위원회라면 쌍용차 사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위해 국정조사는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 이는 수많은 시민, 종교, 학생, 노동, 문화예술, 교수, 법률, 인권, 여성등 다양한 이들의 바람과 요구이며 강력한 주문이다.

4. 어제 1월 10일 쌍용차 사측과 쌍용차 기업노조는 쌍용차 무급휴직자에 대한 전원복직을 합의했다. 지켜도 벌써 지켜야 할 약속을 3년이 넘은 시점에 지킨다고 했지만 우선 환영한다. 그동안 무급휴직 노동자들의 고통이 너무 깊고 가혹했기 때문이다. 특히 아내의 투신자살 이후 복직의 시기를 훌쩍 넘겨 삶을 마감했던 고 임무창 동지의 간절한 바람이었기에 감회가 남다르다. 그러나 쌍용차 사측과 기업노조가 무급휴직자 전원복직 합의를 하는 자리에서 뜬금없이 국정조사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무급휴직자들의 때늦은 복직합의와 국정조사는 하등의 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지금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는 정리해고의 부당성과 회계조작 나아가 쌍용차 사태의 진실규명이다. 그럼에도 마치 무급자 복직문제와 국정조사를 맞바꾸려는 듯한 태도는 쌍용차 문제를 더욱 어려운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

5.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대한문 천막농성을 비롯해 지부장의 41일 단식 그리고 영하의 추위에도 이어지고 있는 고압송전탑 3인의 53일째 농성은 쌍용차 문제를 조기에 풀어 보고자 하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간절한 몸부림이다. 갈등과 반목을 키우기 위함이 아니라 이제는 대립과 적대감을 내려놓자고 하는 간곡한 주장이다. 그동안 쌍용차 범국민대책위 활동 또한 사람을 살려보고자 하는 바쁜 걸음이었다. 이 같은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고 분노로 다시 끓어오르지 않기 위해서라도 쌍용차 국정조사는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

6. 박근혜 대통령당선자는 ‘민생’과 ‘화합’을 강조하고 있으며, ‘국민통합’을 강조할 뿐 아니라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있다. 국민통합과 민생 그리고 화합의 대상은 누구이며 우선순위는 어디가 되어야 하는가를 우리는 지금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국민의 삶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달라”, “어려운 국민이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인수위원들이 활동을 해 달라.”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말들이 빈말이 아니라면 쌍용차 문제를 방치해선 안 된다. 특히 대선시기 본인의 약속이었던 쌍용차 국정조사를 사실상 뒤집으려는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에 대해선 강력한 경고와 질책이 뒤따라야 마땅하다.

7. 쌍용차 범국민대책위는 박근혜당선자와 18대 인수위원회가 쌍용차 국정조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실질적 여야합의와 대선시기 대국민 약속이었던 쌍용차 국정조사를 조기에 실시해 혼란과 반목을 끝내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조속히 복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촉구한다. 더는 사람이 죽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만에 하나 쌍용차 국정조사를 회피하려 한다면 박근혜 당선자는 정권초기 엄청난 저항과 투쟁에 직면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하게 밝히는 바이다.

- 박근혜 당선자의 약속이었다. 쌍용차 국정조사 즉각 실시하라!

- 국정조사 반대하는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 즉각 경질하라!

- 국정조사 실시하고 해고자, 비정규직 노동자 즉각 복직시켜라!

2013년 1월 11일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