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실노동시간이 대폭 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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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정책 대대의 쟁점들 - 노동시간 ( 모두 인쇄)

  1. 노동시간 단축 운동의 쟁점들
  2.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임금·노동조건 양보가 없어야 한다
  3. 노동자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실노동시간이 대폭 줄어야 한다

성남시 청소 노동자들이 제기한 휴일근무 소송의 대법원 판결이 이달 중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번 판결을 앞두고 노동시간 단축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실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운동의 주요 요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한국의 노동시간은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을 만큼 길다. 2012년 현재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천92시간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치에 견주면, 한국 노동자들은 다른 국가 노동자들보다 무려 연간 3백27시간, 41일을 더 일한다.

△2000년대 초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건설 노동자들 국내외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투쟁의 역사다. ⓒ사진 출처 전국건설노동조합

이런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들의 건강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노동자들의 삶을 지루하고 단조롭게 만들고 정치적 관심도 멀어지게 만든다. 1970년대 말 한 제과업체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 투쟁 과정에서 이같이 썼다: “밥 먹고 빨래하고 잠자고 일하는 시간 외에 아무런 여가시간을 갖지 못함으로써 … 점점 바보스러워져 회사로부터 더욱 괄시를 당합니다.”

노동시간 단축 투쟁은 노동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매우 중요한 투쟁이다.

문제는 이런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지배자들이 장시간 노동체제를 유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을 말했지만, 장시간 노동은 그대로 둔 채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 전체 노동시간 평균치를 낮추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재계는 아예 법에서 정한 최대 연장근무 시간(12시간)을 8시간 더 늘리자고까지 말한다.

월화수목금금금

이런 자본가들의 대처는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노동자들도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항거한 이래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며 투쟁해 왔다. 특히 1987년 노동자대투쟁 속에서 법정 노동시간은 주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줄었고, 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냈다.

2012년에 자동차 기업들에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된 것도 투쟁의 성과다. 2004년부터 도입된 주 40시간제 도입도 마찬가지다.

물론, 지배자들은 주40시간제법을 누더기로 만들려고 해 왔다. 특히 기업주들은 정부의 뒷받침 속에 탈법적으로 최대 16시간까지 휴일 근무를 추가로 늘리기까지 했다. 법 적용 제외 사업장도 상당하다. 2011년에 고용노동부 발주로 발표된 보고서조차 법 적용 제외 사업장이 (농림업 · 어업을 제외한) 전체 사업장의 68.6퍼센트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여전히 한국 노동자의 30.6퍼센트가 주 40시간 이상 일하고, 심지어 법정 노동시간 한도를 초과해 일하는 이도 11.3퍼센트나 된다. 적잖은 노동자들에게 ‘1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인 셈이다.

따라서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선 당장 기업주들의 탈법적 장시간 노동을 막고, 적어도 현행법 수준으로 휴일근무를 포함해 연장근무 시간을 주 12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 주 단위 노동시간 제한뿐 아니라 연간 노동시간 제한도 필요하다. 민주노총은 현재 2010년 노사정위가 제시한 목표처럼 연간 1천8백시간 노동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법 적용 제외 ‘특례업종’ 조항 폐지, 5인 미만 사업장까지로의 법 적용 확대도 필요하다.

한편 현행법이 문제투성이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법정 노동시간 단축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일부 좌파의 주장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주 40시간제 도입 이후 연간 노동시간은 2003년 2천4백24시간에서 2012년 2천92시간으로 줄었다. ‘토요일은 쉬는 날’이라는 게 공식화되면서 학교 · 관공서 등에서 휴일 근무가 사라졌다. 비록 제조업체들에서는 잔업 · 특근이 늘기도 했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법정 노동시간 단축은 기업주들에게 이를 강제할 책임을 지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성남시 청소 노동자들도 바로 이런 점을 이용해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이번 판결은 제조업 노동자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다.

지금 경총 등 재계는 곧 있을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고 법원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노동자들에 유리한 판결이 나오면 다시 전원합의체로 넘기겠다’는 협박도 일삼으면서 말이다. 법원이 언제나 정치적 판결을 일삼아 왔다는 점에서 볼 때,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도 노동자 투쟁의 힘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기본급 인상이 중요한 이유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잔업 · 특근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잔업 · 특근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 즉 낮은 기본급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는 법정 노동시간이 줄어도 또다시 임금을 벌충하려고 장시간 노동을 선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ILO는 이미 1935년에 주 40시간제 시행을 담은 조약을 발표하며 “생활 수준의 저하를 초래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1962년에는 더 분명히 “노동시간을 단축할 때 임금 감소가 없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은 국제 노동운동의 주요 요구이기도 했다. 프랑스의 노동시간 단축은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의 현실성을 보여 주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1989~90년 노동시간 단축 때 거의 모든 노동조합(98.9퍼센트)이 임금을 인상시켰다.

이는 오늘날에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 장시간 노동 문제가 심각한 제조업에선 기본급 인상과 함께 월급제 시행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럴 때 노동시간 단축은 고용 창출의 효과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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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임금·노동조건 양보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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