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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2014 참가자들의 후기와 생생한 목소리

 맑시즘2014 참가자들의 후기를 소개하고 목소리를 전한다.

“장비의 용맹으로 투쟁하고 제갈량의 지혜로 무장합시다”

김민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산진분회)

맑시즘2014를 다녀왔습니다. 노동자연대에서 주최하는 행사였는데 투쟁에서 함께 연대한 동지들을 뵈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가기 전에는 마르크스의 경제학과 사상을 공부하는 모임이라 생각하고 올라갔으나, 투쟁 현장에서 몸으로 행동으로 싸우는, 체 게바라 같은 혁명 의지 가득한 비정규직 동지들의 축제였음을 알게 됐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맑시즘” 하면 북한 사회 같은 것으로 치부하며 거부하는 습관이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대학의 경제학부에서도 비주류 경제학이라며 대충 가르치는 정도입니다. 마르크스의 사상을 북한의 핵무기인양 비난하는 것이 세월호의 나라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21세기 초 영국 〈BBC〉에서 역대 가장 뛰어난 사상가와 과학자가 누구냐고 설문조사 했을 때 마르크스가 아인슈타인, 공자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이유는 자본의 폐해를 파헤쳐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합리적 과학사상을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더러운 자본을 본받아 의료민영화를 추진하고, 삼성공화국 아래 짓밟히는 민중의 삶에서 벗어나려면 투쟁의 실천과 목표점을 명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맑시즘2014는 많은 투쟁가들에게 큰 희망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행사였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공부만 하는 딱딱한 행사가 아니라 케이블 동지, 현대차 동지, 전교조 동지, 의료민영화에 맞서는 보건노조 동지들이 모두 자신의 투쟁 이야기를 발언도 하고 서로 나아갈 방향도 토론하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투쟁하는 동지들이 한날한시에 모여 현장 이야기도 나누며 같이 공부도 하고, 끝나고 알코올로 뒷풀이도 하는 즐거운 축제였습니다.

내년 맑시즘2015 때에는, 노동자연대를 비롯한 수많은 연대 동지들 얼굴 보며 같이 머리 맞대고 토론도 할 겸 우리 지회 동지들이 많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장비의 용맹으로 투쟁하고 제갈량의 지혜로 무장하는 동지들이 되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칠까 합니다.

끝으로 초대 해주신 노동자연대 동지들 너무 고마웠고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신 총무님, 라 수석님, 곽 부지회장님. 거기서 뵈서 너무 좋았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맑시즘2014를 느끼다

노동환(전국철도노동조합 청량리기관차승무지부)

지난 8일과 9일 ‘맑시즘2014’ 행사에 참석을 했다. 철도 파업에 연대해 주는 노동자연대 동지들과의 만남 이후, 노동자 투쟁에 대한 관심이 마르크스로 이어졌다. 왜 연결 고리가 생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마르크스가 무엇인지 궁금했던 차였다.

지부 사무실 책꽂이에 있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마르크스 등 노동운동 관련 책들은 우리 사회에서 불온 문서로 폄하됐다. 심지어는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맑시즘2014라는 행사에 참석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노동자연대 동지들의 소개로 맑시즘2014에 대해 알게 됐다. 마침 마르크스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었던 차라 꼭 참석하려고 마음 먹었다. 고려대학교 캠퍼스 광장에 행사 안내 부스가 있고, 옆에는 북카페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미 14년째 하고 있다니 좀 놀랍기도 하다.

책으로 읽고 있는 마르크스가 무엇인지 이곳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까? 이틀 동안 듣고 싶은 강의를 골라서 들었다.

‘마르크스주의로 본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들었다. 피케티는 자본주의에서 부자들이 얼마나 많은 이윤을 챙겨가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하며, 국가가 세금과 같은 통제수단을 통해서 부자들의 이윤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마르크스도 자본의 착취를 이야기했지만 피케티의 방식은 아니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럼 마르크스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하는 것인가? 혁명인가?

‘역사유물론’을 들었다. 부제는 ‘그들의 역사와 우리의 역사’. ‘그들의 역사’는 자본주의자들이 생각하거나 주장하는 것 같고, ‘우리의 역사’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주장인 것 같다. 인물 중심의 역사관이 아닌, 지구상의 모든 물질과 현상 등에 의해서 역사가 시작되고 이어진다는 것 같다. 역사를 보는 관점을 어디에 두냐에 따른 구분인 듯 하다.

맑시즘2014에는 마르크스주의와 관련된 강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른 강의들도 결과적으로 마르크스주의와 이어지는 것 같다.

맑시즘2014는 내게 설레임으로 다가왔다가 내 심장이 요동치게 만들었다. 맑시즘은 세상을 알게한다.

“연대의 고마움을 느끼고 갑니다”

이일용(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부지부장)

맑시즘에서 비정규직 강연을 들었습니다. 삼성, 케이블 …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성격은 다르지만 수입의 구조는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1천만 노동자가 있습니다.우리는 싸우고 있지만 10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은 싸울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하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우리 씨앤앰 노동자들은 지금까지도 5백 대오가 흐트러짐 없이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용불량자가 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흔들림 없이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맑시즘에 와서 투쟁 채권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채권을 신청해 주셨습니다. 오늘 고마운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노동조합을 하면서 사실 수입은 줄었습니다.

그렇지만 투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성취감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싸워서 세상을 바꾸는 일에 함께 할 것입니다.

맑시즘에서 많은 분들이 케이블 비정규직 투쟁을 위한 서명과 모음을 해 주셨다. 그런 연대가 정말 고마웠다. 행사에서는 노동자와 비정규직 문제를 들었다. 발제도 좋고 토론도 좋았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생각은 달라도 뜻은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토론을 듣고서 나는 비정규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하는 질문을 안고 돌아간다. 내년에는 답을 갖고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 박호준 교육연대부장

맑시즘에 처음 참가했다. 이전에는 마르크스가 뭔지도 몰랐다. 그런데 연사의 발표를 들을 때는 머리 속에 맴돌던 생각들이, 청중토론 때 발언자들의 말을 들으며 조금씩 이해가 됐다. 또 토론이 끝나고 회원 분들이 내 눈높이에 맞춰서 설명해 주셔서 좋았다. 이길우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장님이 주최단체한테서 교통비로 받은 돈을 우리에게 투쟁 기금으로 줬다. 많은 분들이 와서 투쟁에 힘을 많이 받았다.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기가지회 부지부장 이승현

그동안 나 자신도 연대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지만, 사실 (노동)조합 안에만 있으면 구체적으로 느끼기 힘들다. 그런데 지난 사흘은 그 노동자 연대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교조 구리남양주지회 이성식

보통 마르크스주의라고 하면, 물어보는 사람마다 말이 다르고 또 설명도 어려워서 종잡기 어려웠다. 그런데 지난해 맑시즘에서 너무 쉽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올해 또 왔다.

-부산에서부터 온 한의대생

평상시에는 우리가 소수인 것 같지만 맑시즘에 와서 보면 소수가 아니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국제적으로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비정규직 노동자, 철도 노동자가 발언하며 토론에 참가하는 것을 보면서 인상적이었다.

-국민대학교 학생

맑시즘에 참가하면 해마다 고무를 받는다. 올해 맑시즘에서는 이 운동이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토론 과정에서 발언하는 사람들이 혁명적이고 치열하게 활동하면서도 마음은 더 여유로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운동을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더 흐뭇해지는 것을 느꼈다.

-10년 넘게 맑시즘에 참가하고 있다는 참가자

철도,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맑시즘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며 얘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인상 깊었다. 지난 1년여 간 이런 노동자 투쟁에 연대해 왔었는데 그 연대가 맑시즘 행사로도 이어졌다. 이번 맑시즘에 참가하면서 내가 활동가로서 살겠다는 방향에 대해 확신이 들었다.

-맑시즘 행사 진행팀을 한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