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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 초청 강연:
성황리에 열리며 대학생들의 높은 지지를 확인하다

노동자연대 이대 모임이 주최한 세월호 유가족 ·이호중 교수 초청 강연 “우리는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가 9월 22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렸다. 〈조선일보〉 등 보수 언론들이 소위 ‘폭행사건’을 침소봉대해 유가족들을 공격하는 상황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가해 유가족과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변하지 않은 지지를 보여 줬다.

9월 22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 ·이호중 교수 초청 강연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이날 강연에는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유예은 양의 아버지이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과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석해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세월호 유가족이 대학에 와서 학생들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가족들은 이화여자대학교를 시작으로 대학들을 돌아다니며 제대로 된 특별법의 필요성을 호소할 계획이다.

“제가 힘들고 슬퍼서 주저 앉아 있는 동안 또 다른 비극을 맞을 게 뻔하기 때문에 왔습니다.”

어떤 심경으로 대학생들을 만나러 오셨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유경근 대변인이 답했다.

유경근 대변인은 참사 당일부터 지금까지 느꼈던 비통한 심경을 담담하게 풀어 놓았다. 학생들은 유경근 대변인의 말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히며 함께 마음 아파했다.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 사고가 나기 전 주에 우리 단원고 아이들이 거길 다녀왔습니다. 그 사고를 보며 단원고의 학부모 모두 ‘다행이다’ 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우리 아이들이 희생됐습니다. 이런 일이 또 일어날 게 뻔합니다.”

유경근 대변인은 비극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선 기소권과 수사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얼마 전 유가족 총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된 후 유가족의 특별법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대해 유경근 대변인은 “입장 변화 없습니다” 하고 단호하게 밝혔다. “저희는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특별검사를 배치해서 진상규명을 하길 원합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왜 필요 합니까. 진상규명을 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안전은 투자 대상이 아닙니다

이호중 교수는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이호중 교수는 새누리당이 ‘특별법이 사법체계 교란한다’, ‘자력구제 원칙을 위배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 것을 반박했다.

이호중 교수는 “안전을 자본의 논리에서 구출”하려면 특별법이 필요하다며 특별법 제정 운동의 의미를 강조했다.

“규제가 암이라고 생각하는 박근혜 정부의 사고로 보면 ‘규제를 완화해야 기업이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야 안전에 대한 투자도 증가’합니다. 그러나 기업이 돈 많이 번다고 절대 안전에 투자하지 않습니다. 안전은 결코 투자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됩니다.”

세월호 유가족 ·이호중 교수 초청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질의 응답 시간에 학생들은 참사 이후 1백60여 일 동안 마음 속에 쌓아 둔 수 많은 질문들을 꺼내 놓았다.

한 학생은 “아르헨티나 철도 사고 때도 유가족들이 지금 세월호 유가족들처럼 싸웠다. 이런 것을 보면 자본이 중심이 된 사회에서 참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투쟁이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더 우선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다른 학생은 폭행시비로 보수 단체들이 유가족을 흠집내려는 것에 대학생들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늦은 시간까지 강연이 이어졌지만 학생들은 끝까지 강연을 경청했다. 참가한 한 학생은 “마음이 아팠지만 유가족이 저렇게 굳건하게 싸우겠다고 하시니 오히려 희망을 볼 수 있었다” 하고 밝혔다.

이호중 교수는 강연 말미에 “9월 27일 범국민대회에 여기 있는 분들도 같이 와 주시길 바란다” 하고 호소했다. 많은 학생들이 범국민대회에 참가해서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아 나가자.

강연을 듣는 학생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