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
브라질 사회의 참상과 좌파의 난맥상을 드러내다
〈노동자 연대〉 구독
10월 6일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현 대통령이자 여당인 노동자당
이번 선거는 노동자당의 호우세피 정권에 대한 불만이 큰 가운데 치러졌다.
브라질의 지니계수
물가상승률도 높아, 26퍼센트나 된다. 지난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85퍼센트가 물가 인상을 최대 사회 문제로 꼽았다. 공공의료
2002년 정권을 잡은 룰라는 빈민 대상 사회복지를 일부 도입했지만
룰라에 이어 2010년에 당선한 호우세피 정부는 중국 경제 성장에 힘입어 빈민 구제책을 일부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재정 건전화’를 중시해 예산의 40퍼센트 가까이를 국채 이자 지급에 썼다. 세금이 소수 부자들에게 계속 흘러 들어갔고, 복지는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브라질은 의사 1인당 환자 수, 상하수도 보급률, 기대수명 등 여러 복지 지표가 중남미 최하 수준이며, 학교보다 백화점이 더 많다.
지난해 6월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반대로 촉발된 브라질 역사상 최대 규모 시위, 뒤이은 7월 하루 총파업도 이런 심각한 양극화의 반영이었다
새정치?
호우세피는 재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룰라 등이 막판에 호우세피 지지를 적극 호소한 덕분에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지만, 지난 선거에서 호우세피를 지지한 사람 중 5백만 명 가까이가 이번에는 호우세피를 찍지 않았다. 호우세피는 브라질 최대 도시이자 노동자당 강세 지역인 상파울루에서조차 거의 15퍼센트 차이로 졌다. 대선과 함께 치른 상하원 선거에서도 노동자당은 하원에서 18석, 상원에서 두 석을 잃었다.
2위를 차지한 브라질사회민주당도 실제로는 상황이 좋지 않다. 노동자당에 대한 반감 때문에 반사이익을 조금 얻긴 했지만, 네비스가 8년 간 주지사를 지냈던 미나스제라이스 주
현 정부와 주류 정치에 대한 환멸 때문에, 지난 대선보다 투표자가 4백만 명 가까이 늘었는데도 두 거대 정당으로 간 표의 합이 줄었다.
이 때문에 중도우파 정당인 브라질사회당
여당인 노동자당이나 제1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의 계속되는 부패 추문에 질린 사람들은 이번 대선에서 시우바의 “새로운 정치”에 기대를 보냈다. 그러나 시우바의 경제 정책은 시장에 대한 국가 개입 반대, 노동유연화 지지, 기업 규제 완화 등 브라질사회민주당과 다를 바 없었다. 시우바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기존의 원칙적 주장까지 뒤집자, 사람들의 기대는 빠르게 식었다. 결국 시우바는 2010년 대선 때와 별다를 것 없는 득표를 하는 데 그쳤다. 1차 투표에서 3위에 머문 그는 2차 투표에서 사회민주당 후보 지지를 밝혀 정치적 본색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결선 투표는 10월 26일에 있을 예정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노동자당이 브라질사회민주당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시우바가 결선 투표에서 네비스 지지를 호소했음에도, 우파 친기업 정당 브라질사회민주당이 반사이익을 크게 얻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브라질 선거는 경제 위기로 극심해진 양극화와 지배자들의 고통 전가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보여 주고 있다.
브라질 급진좌파와 선거
2004년에 룰라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한 일부 노동자당 의원들이 당에서 축출되면서 브라질 급진좌파들은 사회주의와자유당
그러나 PSOL은 이후 부패나 낙태 등의 쟁점에서 우파와 타협하려 들면서, 노동자당 왼쪽에서 좌파적 구심 역할을 하던 창당 초기에 견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됐다. 2010년 대선에서 PSOL은 80여만 표밖에 얻지 못했다.
지난해 6월 시위에서 노동자당 정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을 때 PSOL은 이 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운동의 쟁점인 물가 인상, 부자 증세, 낙태, 성소수자 권리 등을 놓고 선거운동 기간에 운동을 구축했다.
이 때문에 PSOL은 2010년 대선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1백60여만 표를 얻었고, 특히 지난해 반란이 가장 거셌던 리우데자네이루 주
이것이 지난해 대중 시위가 선거에서 극적인 변화를 불러왔다는 뜻은 아니다. 젊은 층이 대다수였던 시위대의 준
그래서 한국의 우리는 브라질 급진좌파가 진정한 마르크스주의 원칙들과 혁명적 사회주의 정치를 재발견해 우리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