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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투쟁:
‘진짜 사장’을 찾아 나선 간접고용 노동자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가 열악한 배경에는 간접고용이 있다.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는 핵심 업무(인터넷, 전화, IPTV를 개통·AS하는 일)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외주화했다.

그래서 이 노동자들은 매년 하청업체가 원청과 계약할 때마다 고용 불안에 시달렸고, 근속도 인정되지 않았다.

이것은 IMF 위기 이후 대기업이 널리 채택해 온 방식이다. 오늘날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까지 간접고용은 광범하게 퍼져 있다. 현재 전체 노동자 8명 중 1명이 간접고용 노동자다.

이런 방식으로 대기업들은 노동 비용을 대폭 절감해 막대한 이윤을 남겨 왔다. 간접고용은 경기변동에 따라 고용 규모를 손쉽게 조정할 수 있고, 고용 불안을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저임금을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사용자로서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끈질긴 저항에 부딪혀 왔다.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10년 넘게 불법 파견 투쟁을 벌였고, 최근 소송에서 승소했다. 삼성전자서비스 하청업체 노동자들도 지난해 규모 있는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투쟁해서, 올해 6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투쟁도 간접고용 노동자 투쟁의 일부다. 이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투쟁에 나서자, 근로기준법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 SK와 LG의 민낯이 드러났다. 또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승리가 그랬듯이, 이 투쟁이 성과를 거둔다면 비슷한 처지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고무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이 이 투쟁에 연대를 조직하면서 간접고용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고 더 큰 투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