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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삶에는 ‘충격’만 있었습니다”

 〈소셜리스트 워커〉가 사회주의 활동가이자 국제 정치경제학 연구자인 제인 하디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폴란드어로 번역돼 출간된 그의 책 《폴란드의 새로운 자본주의》(2009)는 폴란드의 새 좌파들에게 읽히고 있다.

동유럽 혁명 뒤에 추진된 구조조정은 어떤 효과를 냈습니까?

동유럽 지역 전체가 서방 자본주의의 이익에 맞게 개조됐습니다.

1990년 IMF와 세계은행 같은 거대 기구들은 “충격요법”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충격”만 있었고 “요법”은 없었습니다.

수익성 좋은 기업들은 민영화와 해외투자를 통해 팔려 나갔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처지로 남았습니다.

1990년 이후 공장들은 문을 닫았고, 실업률을 올라갔고, 노동자들의 임금은 낮게 억제됐습니다.

그 결과 동유럽 경제는 국제 생산에서 더 주변적인 신세가 됐습니다.

이전의 권력자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또, 그들에 도전했던 운동은 어떻게 됐습니까?

폴란드를 예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1980년대 폴란드의 연대노조는 강력한 반정부 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1989년이 되면 연대노조의 지도자들은 점차적으로 “시장”을 유일한 대안으로 보게 됐고, 정부가 신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옛 지배계급 일원의 다수는 오늘날의 사회민주주의 정당으로 흘러들어갔고 신자유주의에 찬성했습니다.

국내 자본가들은 대체로(1백 퍼센트는 아니지만) 옛 지배계급 출신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자발적 민영화”의 사례들입니다. 그들은 예전에 국가 관료로서 기업들을 운영했는데, 민영화한다면서 그 기업들을 자기 소유로 만들었습니다.

세계경제 위기는 어떤 영향을 끼쳤습니까?

“야생적 자본주의”(wild capitalism) 단계를 거치고 나서 동유럽 나라들은 유럽연합(EU)에 통합됩니다.

2000년대 초 많은 동유럽 나라들의 경제성장률은 좋았습니다.

그런데 일부 나라들에서 이런 경제 확장은 투기적 거품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거품이 꺼지자 헝가리, 루마니아와 발트해 연안국들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루마니아는 IMF에 손을 벌렸고, IMF는 혹독한 긴축 정책을 강요했습니다. 한 통계를 보니, 공공부문에서 임금이 25퍼센트 깎였습니다.

위기는 우파에게 어떤 도움을 줬습니까?

많은 청년들은 이른바 “공산주의”가 실패했다는 것을 압니다. 동시에 신자유주의의 혹독함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대안을 찾고 있습니다.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은 취약했고, 그 덕에 우파가 기회를 잡았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헝가리의 우파 포퓰리즘 정당인 피데스[헝가리시민동맹]입니다. 피데스는 “반자본주의”를 표방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신자유주의를 수용합니다.

그래서 다시 공공연한 파시스트 정당인 요빅당이 득을 봤습니다.

오늘날 노동조합과 노동자 투쟁의 상황은 어떠합니까?

“충격요법”은 노동자들의 생활수준뿐 아니라 노동조합들에도 타격을 줬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노동운동이 죽었다고까지 주장합니다.

그러나 노동자 투쟁은 계속 벌어져 왔고 많은 나라에서 노조가 재건되고 있습니다. 그 수준을 과장하면 안 되지만, 중요한 변화입니다.

최근에는 긴축에 반대하는 커다란 저항도 일어났습니다.

2012년 루마니아 정부는 보건의료 부문을 민영화하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이는 지역사회, 도시, 대학에서 일어난 거대한 항의 운동을 촉발했습니다.

불가리아에서는 에너지 요금 대폭 인상에 반대하는 거대한 시위가 있었습니다. 이 시위는 불가리아에 만연한 부패에 대한 분노로 확장됐습니다. 결국 총리가 사임하고 정부가 무너졌습니다.

이런 분출이 언제나 노동운동을 통해 폭발한 것은 아니라는 문제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분출은 동유럽에 저항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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