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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탈퇴자 성명에 대한 노동자연대다함께 대의원 전원의 반박 성명

 이 글은 2014년 2월 28일 노동자연대의 대의원협의회 개막일에 채택된 결정문이다.

전지윤을 포함한 36명(비회원, 회원 미권리자 포함)이 2월 27일 탈퇴문을 보내왔다. 이들은 이 문서에서 자신들이 단체와 “노선 및 원칙 일부에 대해 동의할 수 없는 차이점”이 있고 “분파적 이익을 앞세우는 지도부의 태도” 때문에 “민주집중제가 제대로 해석되지도 운영되지도 않고 있다”고 탈퇴 이유를 밝혔다.

우리는 지난 두 달간의 협의회 준비 토론에서 전지윤과 탈퇴 주도파가 나머지 회원들의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한 것을 오히려 ‘비민주적’이라고 폄훼한 것에 분노한다.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는 자신들만이 옳고 자신들이 지지받아야만 민주주의라는 오만방자한 자기중심주의에 불과하다. 우리 단체 회원들은 그러한 저급한 제멋대로의 개인주의자들의 손을 들어 줄 만큼 아둔하고 어리석지 않다.

전지윤과 탈퇴자들은 지도부가 “전지윤과 그 지지자들을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며 정치적 생명을 끊어서 내쫓으려 했다”고 비방·중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협의회 기간 훨씬 전부터 중앙기구의 활동가들을 지도부의 생각 없는 졸개들인 양 음해하고 다닌 것은 누구였나. 전지윤에게 직접 그런 말을 들은 회원 십수 명이 증언을 했고, 그중 일부는 공개적으로 글을 써서 그 사실들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전지윤과 탈퇴자들은 이 회원들의 증언을 들은 척도 않고 오히려 회원들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

만약에 전지윤이 단체 안에서 이견 발표를 금지당했다면, 그가 탈퇴 시점까지도 회원으로서의 권리를 전혀 제약받지 않고 말과 글로 자유롭게 자기 주장을 펴며 심지어 대의원 후보로 출마까지 했다는 사실을 무엇으로 설명하겠는가. 진실인즉, 전지윤의 견해가 단체의 활동가들 사이에서 전혀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점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이간질, 왜곡, 비방 같은 방식으로 조직 내 불신과 분란을 조장했다. 분열주의적으로 조직 전체에 분탕질을 친 것이다. 그것이 그가 징계 대상이 된 이유다.

그럼에도 그는 처음엔 ‘징계 유예’, 그 다음에는 ‘경고’라는 징계 같지도 않은 ‘징계’만을 받았다. 이렇게 우리 단체는 그에게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었다. 게다가 단체의 전망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토론 기간에 분파를 만들고 토론에 참여할 기회도 주었다. 열린 정치적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이다.

그런데도 탈퇴파가 주도한 이 분파는 전지윤과 똑같이, 엄연한 사실들을 부정하며 말바꾸기와 거짓말로 일관했다. 자신들만의 비밀스런 분파모임에서 비방·중상을 위한 음모는 꾸밀 줄 알아도 공개적으로 책임있는 논쟁은 할 줄 모르는 것이 바로 전지윤과 분파가 지난 두 달 남짓동안 보인 모습이었다. 분파에 등록한 사람은 42명이지만, 지난 두 달간 지회모임에 꾸준히 나와 토론을 벌인 분파원이 몇 명이나 되는가. 협의회 자료집에 “노선 및 원칙 일부에 대해 동의할 수 없는 차이점”을 진지하게 밝히는 글을 제출한 분파원은 얼마나 됐던가. 심지어 분파 주도자들이 대의원에 출마했는데도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것이 그 분파의 실질적 결속 수준이었다.

그래 놓고도 전지윤과 분파는 연단에서 공평하게 발언할 기회를 준 두 차례의 공개 토론회를 ‘규탄대회’라고 불평했다. ‘규탄받을 일을 했으면 규탄을 받는 것’이 자기 주장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자세다. ‘할 말 안 할 말’ 가리지 않고 뒤에 숨어서 떠들고 다니고서는 그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비판하는 것은 견딜 수 없다고 하는 유아적 태도에 귀 기울여 줄 회원은 없다.

또한 상시분파를 인정하지 않아 다정파 조직으로 규정될 수 없는 단체의 지도부를 ‘분파’로 보는 이들이 ‘민주집중제’를 지지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이들의 사고의 총체적 혼란을 잘 보여 준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전지윤 자신과 분파 성원들은 단 한 명도 대의원으로 선출되지 못했다. 대의원 선거에서 이들을 지지한 회원은 투표자 대비 5.6퍼센트에 불과했다. 이 중 분파 밖에서 추가로 얻은 표는 단 두 표뿐이다. 그러나 이 숫자조차 그들의 분열주의적 행태 때문에 협의회 토론 기간의 말미로 갈수록 평회원들에게조차 사실상 배격당하게 된 진상을 충분히 드러내주지 못한다. 그러므로 탈퇴자들의 ‘비민주성’ 운운은 자신들의 정치적 패배와 무능을 감추려는 얄팍한 책임전가일 뿐이다.

또한 탈퇴자 명단 자체가 정치적 부정직함의 표상이다. 36명 중에 이미 회원이 아니거나 회비를 장기 미납해 회원 권리가 없는 사람이 4분의 1가량이다. 지난 1~2년 동안 단체 활동에 참가하던 사람은 네댓 명에 불과하다. 이 중에는 심지어 분파나 전지윤 징계 반대 서명에조차 참가하지 않았던 장기 연락 두절자들도 있다.

단 한 번도 분파 논쟁에 참여하지 않았고 회원 권리가 없어 심지어 협의회 자료집도 못 봤을 이들이 ‘민주적 토론 부재’, ‘노선과 원칙의 차이점 발견’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 부정직함의 극치다. 이미 운동과는 거리가 멀어져 활동은커녕 회비도 안 내던 이들이 집단 탈퇴를 정당화하려고, 탈퇴가 “강요된 선택”이고 ‘혁명적 사회주의자로서의 삶과 투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허세뿐인 자기기만일 뿐이다. 자기 말에 책임을 지려는 진지한 혁명가들은 허풍치는 식으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탈퇴자 명단이 분파 명단과 다르다는 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분파는 이미 닷새 전에 해산문을 발표하고 해산하지 않았던가. 탈퇴와 잔류 여부를 놓고 분파는 의견이 갈려 행동통일을 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 탈퇴자들은 분파 활동의 논리적 결과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즉, 분파의 공통된 정견으로 논쟁을 벌인 끝에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차이가 있으니 우리 탈퇴하자’는 식으로 탈퇴하는 수준조차도 못 된다는 것이다.

전지윤은 분파 차원의 집단 탈퇴가 불가능해지자, 분파를 해산하고는 그 즉시 분파원 일부와 함께 집단 탈퇴자를 새로 찾아 나선 것이다. 오로지 최대한 많은 집단 탈퇴자들의 성명으로 우리 단체에 타격을 주겠다는 그 목적 하나만을 위해 ‘탈퇴파’를 새롭게 조직한 것이다. 인생의 진로도 정견도 다 달라서 집단 탈퇴를 해도 하나의 조직을 만들 가능성도 없는 사람들을 말이다. 전지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순전히 조직 파괴를 위한 분열주의자로서 행동한 것이다. 그렇게까지 해서 모은 인원이 명부 기준으로 3퍼센트가량이니 그들의 탈퇴가 우리 단체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봐도 무방하다.

이런 패악스런 분탕질 속에서도 우리는 모두 지난 두 달간의 토론 과정에서 전지윤과 탈퇴 주도자들의 주장이 함축하는 정치·조직적 방향이 단체 전체와 다를 뿐 아니라 틀렸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은, 최근의 세계경제 위기가 갈수록 깊어지는 국면에서 노동자 운동의 결정적 구실을 예상하며 노동운동 개입을 강화하자는 단체의 전망에 동의하지 않았다. 또한 노동운동 개입 강화를 위해 민주집중제를 더 실질적으로 구현하자는 단체의 방향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사회 변혁 과정에서 노동계급의 중심적 구실을 거부하고서는 진지한 사회 변화를 이룰 수 없다. 일관되게 집단적 규율을 부정하는 그들의 개인주의와 분파주의로는 노동계급 운동에 능동적으로 개입하는 단체를 건설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주장과 행태는 노동계급의 중심성과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노동자 정치단체 건설이라는 전망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는 징후다. 이런 정치적·조직적 차이와 더불어 단체 내에서 자신들이 전혀 지지받지 못했다는 점이 그들이 우리 단체를 탈퇴한 진정한 이유다. 전지윤과 탈퇴자들은 조작된 탈퇴 명분을 더는 입에 담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지난 두 달 동안 참을성 있게 정치적으로 토론을 조직해 집단적 결론을 이끌어 낸 우리 단체의 민주주의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전지윤과 탈퇴 주도자들의 분란 행위에 담긴 정치적 함의를 이해하고 이에 대처하는 법을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었고 조직적 손실도 거의 입지 않았다. 우리 대의원들은 모두, 부분적으로(다른 이유들도 있다는 점에서) 그들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편에 섰기 때문에 선출된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노동계급 투쟁에서 배울 것이 많다. 노동자 투쟁의 전진을 위해 일조해야 할 일도 많다. 민주적 토론을 통해 결정하고, 이를 확고하게 힘을 모아 실천하는 전통을 더욱 굳건히 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노동자 운동에 실질적 기여를 해야 한다.

2014 대의원협의회는 이런 쟁점들을 충실히 토론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분열주의자들의 행태에서 배운 것을 잘 일반화해 교훈으로 남기는 기회가 돼야 한다. 진지하고 치열한 토론 속에서 우리 단체 내부의 정치적 신뢰와 기강을 다시금 정비하고 강화하자.

2014년 2월 28일

노동자연대다함께 대의원 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