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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반파시즘 활동가 대회: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맞서기 위한 연대

극우 정당들이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좌파들에게 과제가 생겼다. 브라이언 리처드슨이 그리스에서 열린 중요한 반파시즘 회의에 대해 보도한다.

이 회의에서 활동가들은 유럽 대륙 전체에서 극우 정당들을 멈추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올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단연 화제가 된 것은 프랑스 파시스트 정당 국민전선(FN)이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은 24.85퍼센트를 득표하며 1위를 했다. 유럽의회 의원 [전체 7백32석 중] 24석을 차지했다.

국민전선은 이제 유럽의회에서 넷째로 큰 정당이 됐다. 이후 국민전선은 9월 상원 선거[간선제로 선출한다]에서 처음으로 의석 2석을 차지하며 그 성공을 더욱 공고히 했다.

헝가리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노골적인 파시스트 정당 요빅당이 14.6퍼센트를 득표해 2위를 하고 3석을 차지했다.

덴마크에서는 덴마크국민당이 26.6퍼센트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하며 4석을 얻었고, 스웨덴 민주당은 9.6퍼센트를 얻어 2석을 차지했다.

가장 걱정스러운 소식은 아마도 그리스의 나치 정당인 황금새벽당이 거둔 성공 소식일 것이다. 황금새벽당은 2012년 총선에서 무려 18석을 차지하며 화려한 성과를 거뒀고, 대담해진 당원들은 파시스트 정체성을 대놓고 드러내고 있다.

황금새벽당 의원 일리아스 카시디아리스는 의회에서 홀로코스트가 없었던 일이라고 주장해 논쟁을 촉발한 바 있다.

황금새벽당 깃발에 그려진 상징은 나치당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매우 흡사하다. 당원들은 이민자들을 비난하는 악의적 행진을 조직한다.

황금새벽당의 도발적이고 폭력적인 활동은 결국 2013년 9월 진보적 힙합 가수 파블로스 피사스 살해로 절정에 이르렀다.

현재 황금새벽당의 당대표 니콜라오스 미할롤리아코스를 비롯한 모든 의원들은 수감돼 있고 지난 30년 간 저지른 범죄 행위들에 대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황금새벽당의 지도부 50명은 이민자, 성소수자, 정적에 대한 살인과 폭행을 포함한 여러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그럼에도 황금새벽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19.4퍼센트를 득표해 3석을 차지했다.

이 결과를 보는 기분은 매우 침통하지만, 인종차별 확대를 막을 수 없다거나 파시즘이 유럽을 휩쓸 것이라고 지레 결론 지어서는 안 된다. 물론 파시즘을 막는 것이 우리에게 닥친 급박한 과제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하지만 말이다.

3월 22일 그리스에서 벌어진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국제 공동 행동의 날. ⓒ사진 출처 그리스 〈노동자 연대〉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맞선 단결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를 위해 그리스의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운동’(KEERFA)은 10월에 중요한 회의를 소집했다.

유럽 전역에서 온 4백 명이 넘는 활동가들이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모여 파시스트들과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물리칠 국제 운동을 어떻게 건설할지에 관해 논의하고 경험을 나눴다.

회의에 참석한 활동가들은 하나같이 극우를 물리칠 수 있다는 열정과 확신이 있었다. 예컨대, 황금새벽당에 투표한 40만 명이 모두 막무가내 파시스트인 것이 아니고 그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지적됐다.

오히려 황금새벽당에 투표한 사람들은 대부분 혹독하고 외견상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경제 위기 때문에 삶이 망가진 평범하고 소외된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주민을 희생양 삼는 인종차별이나 파시즘은 이 심각한 경제 위기의 대안이 아님을 입증할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영국, 카탈루냐, 덴마크 등 유럽 전역에서 온 대표단은 우리가 직면한 구체적 과제와 해결 노력에 관해 주장을 펼쳤다.

당연히, 파시스트에 맞선 투쟁이 가장 긴급한 그리스에서 가장 많은 활동가가 참석했다. 파시스트의 위협에 직면했지만 희망적이게도 그에 맞선 운동도 광범하게 건설되고 있었다.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운동’은 노동조합, 정치단체, 종교단체, 이주민과 로마인[‘집시’는 이들을 경멸조로 부르는 말이다] 단체들을 한데로 모은 단체다.

파블로스 피사스의 동료들, 2013년 1월 신나치들에게 살해당한 27살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세자드 루크만의 어머니도 연설을 했다.

대중적 대응

활동가들은 소규모의 전투적 활동가들이 거리에서 파시스트들과 대치하는 것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모든 전선에서 대중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작업장과 지역사회에서 대대적인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황금새벽당의 경우, 법정 투쟁을 통해 당원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죗값을 치르도록 해야 한다.

프랑스 동지들은 국민전선에 대응하기 위해 그들이 한 노력들을 간략히 소개했다.

유럽의회 선거 결과가 나오자마자 좌파전선, 반자본주의신당(NPA), 사회당 청년부를 포함해 여러 단체가 꽤 크고 격렬한 시위를 연달아 조직한 바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국민전선 당대회가 열리는 리옹 시에서 거리 행진을 포함한 다양한 항의 활동이 준비되고 있다.[11월 29일 국민전선 당대회장 밖에서 3~4천 명이 경찰과의 충돌도 불사하며 가두 행진을 벌였다. CFDT, CNT와 같은 노동조합과 반자본주의신당 같은 좌파 단체들도 참가했다.]

이것은 중대한 전진이다.

역사적으로 프랑스에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커다란 운동이 벌어져 왔다. ‘SOS 인종차별’ 같은 단체는 매우 많은 사람들을 동원하기도 했다. 불행히도, 프랑스의 운동은 국민전선을 파시스트라고 규정하기를 회피하고 국민전선에 항의하는 거리행동을 조직하기를 꺼리면서 그동안 운동이 지지부진했다.

최근 운동의 전진을 계기로 이런 흐름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운동’의 회의는 올해 3월 22일 확인했던 장대한 국제 연대를 지속하자는 호소로 막을 내렸다. 그날 UN 인종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세계 곳곳의 도시에서 집회가 열렸다. (본지 123호, ‘3월 22일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국제 공동 행동의 날 – 수만 명이 파시즘과 인종차별에 맞서 행진하다’ 참고하시오.)

이 사회에서 흔히 배제되고 소외되는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들이 이 대중 집회의 중심에 있었다.

활동가들은 파시즘과 인종차별에 맞설 세력들을 2015년 3월 21일에 다시 한번 거리로 불러낼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준비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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