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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조셉 추나라의 《자본주의 위기의 시대 왜 혁명인가?》를 읽고

조셉 추나라는 책에서 노동자 계급에게 이윤지상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에 맞서 다른 세상을 만들 잠재성이 있다는 것을 잘 지적했다.

또한 노동조합의 상층 간부들이 좌파이든, 우파이든 모두 공장의 일상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있고, 임금 등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협상'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들은 노동자들이 그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에 대해 막으면서 투쟁 열망을 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를 계속 주장할 수 있는 아래로부터의 현장조합원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클라이드 노동자위원회를 인용했다.

또한 혁명은 노동자 계급이든 지배계급이든 모두 기존 질서를 견디지 못한다고 생각할 경우에 일어날 수 있고,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 혁명정당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 정말 인상깊었다.

마지막으로 추나라는 2010년에 일어난 칠레 탄광 붕괴 사고 당시 노동자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버텨냈다면서 “인간 행동은 그 행위가 어떤 조건에서 일어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를 경쟁하게 만들고 출세를 위해 남을 짓밟도록 만드는 것은 바로 자본주의이다” 하고 말한다.

참고로, 혁명이라는 급진적 방식에 회의적인 피케티조차 《21세기 자본》에서 지금과 같은 누진세가 도입된 때가 1917년 러시아 혁명과 같은 격렬한 정치적 변화가 진행 중일 때였다고 마지못해 인정했다. 당시 누진세 도입에 격렬히 반대했던 “청회색 의회”의 변화를 이끈 것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프랑스 경제가 어려워진 것 못지않게 정치적 급진화가 작용했다.(물론 피케티는 “1900~10년에 프랑스의 커다란 쟁점은 임박한 볼셰비키 혁명이 아니라(오늘날 혁명의 가능성이 없듯이 그때도 없었다) 누진과세가 이루어지는 것이었다”면서 혁명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여 준다.)

조셉 추나라는 맑시즘2015 마지막 워크숍에서 “국제사회주의 경향의 창립자인 토니 클리프가 생전에 21세기 초의 세계가 “천천히 돌아가는 1930년대”라고 표현한 것이 지금처럼 적절한 때가 없었다“ 하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경제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일베 유저들과 익산성당 테러범과 “서북청년단”이란 극우단체들이 활개치고, 한국의 진보정당 운동도 매우 약해진 상황이다. 유럽의 파시스트들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불행히도 한국의 혁명적 좌파 역시 “사회주의”하면 북한과 옛 소련을 떠올리는 분위기와, 2012년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태 이후에 진보정당들에 대한 대중들의 실망감, 개혁주의적인 노조 관료의 투쟁 회피와 노동자 운동이 약화됐다는 시각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위기와 더불어 민주노총에서 “총파업”을 내건 한상균 선본의 당선과 비록 옛 민주노동당에 비하면 진보적인 성향이 약하긴 하지만, 진보정당에 대한 열망의 하나로서 ‘국민모임’에 대한 관심을 보면 한국의 좌파들의 미래가 어둡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점에서 나 자신도 위기에 맞선 사회주의에 대한 탐구와 국제정세에 대한 탐구를 계속하고, 최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확정한 “4월 총파업”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