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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서울기관차승무지부 투쟁 소식:
근속승진제 폐지 명분 쌓기 용 설문 조작 시도를 통쾌하게 물리치다

철도공사에서 관리자들이 노동자들의 명의를 도용해 근속승진제 관련 설문 조작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공공기관 2차 ‘정상화’ 계획에 발 맞춰 철도공사가 근속승진제 폐지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설문에 참가하지도 않은 노동자가 설문 참여자로 둔갑한 사례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관리자들이 노동자들의 업무포탈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설문조사를 대신하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이다.

서울기관차승무지부가 밝힌 사례를 보면 공사 측의 행태는 황당하기 그지없다.

관리자들은 “사이버 교육을 대신 처리해 주겠다. 아이디 패스워드를 알려 달라”, “절대로 설문조사에 쓰지 않을 테니 알려 달라” 하며 정보를 수집했다고 한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로 본인 동의 없이 설문조사를 대신 한 것은 개인정보 도용으로 명백한 범죄행위다.

이런 사실을 확인한 철도노조 서울기관차승무지부의 한 노동자가 지부에 제보를 했고 지부는 신속하게 이 사안을 공개하며 규탄성명을 발표했다.

이후 철도노조 게시판에는 다른 제보와 함께 조합원들의 공분이 담긴 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열차에서도 관리자들이 거의 대리했어요. 국정원보다 더 합니다.”

“역에서는 다른 역으로 보내 버리겠다는 협박까지 합니다. 정말 너무합니다.”

“시설은 더욱 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1 대 1로 붙어서 설문 정답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서울기관차승무지부는 사업소 측에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의 사과, 부소장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기관차승무지부 사업소 소장은 초반에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면서도 “자발적으로 대리 설문조사를 진행한 팀장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기관차지부는 대의원대회를 열어 요구안을 만들고 조합원 간담회을 열어 조합원들의 뜻을 모았다. 그리고 농성 돌입, 연장근로 거부 등과 같은 투쟁 계획을 내 놓고 압박했다. 그러자 버티던 사업소장은 지부의 요구를 전면적으로 수용했고 사과문도 발표했다.

철도공사도 망신만 당한 채 여론조사를 폐기하고 사과했다. 서울기관차승무지부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공론화 한 덕분에 거둔 중요한 성과다.

지금 철도공사는 3월 내에 근속승진제를 폐지하려고 안달이 나 있는 터라 앞으로도 온갖 비열한 시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지금도 철도공사는 근속승진제를 폐기하지 않을 경우 임금이 “반토막” 난다는 허위사실을 퍼트리며 근속승진제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처럼 기층 현장에서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작지만 중요한 승리를 쌓아 가면 근속승진제 폐지, 성과연봉제, 임금피크제 도입 같은 공격에 맞설 힘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