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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 1박2일 도보 행진:
“죽음 앞에 돈을 흔드는 모욕을 중단하라”

4월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시작한 유가족과 시민들의 도보 행진이 5일 오후 광화문에서 마무리됐다. 광화문 광장에는 3천여 명이 모여 응원과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유가족들은 11일 광화문 집중 촛불집회 때 청와대로 향해 가자며 참가를 호소했다.

1박 2일 동안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이름 없는 시민 수백 명이 행진에 함께하고, 지나는 거리에서 박수를 쳤다. 물과 음식도 나눴다. 제자들을 허망하게 보낸 전교조 조합원들도 투쟁을 다짐하며 함께 걸었다.

유가족과 사람들은 박근혜 정부가 진실 은폐를 작정한 듯 몰아친 덕분에 다시 뭉치게 됐다며 애써 웃음지었다.

반쪽짜리 특별조사위원회마저 혹여나 진실 규명의 불씨가 될까 봐 꺼뜨리려던 박근혜는 오히려 이것이 저항의 불씨로 커질 것을 걱정했는지 도보 행진 다음날인 6일 세월호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누가 그 말을 믿으랴. 최종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는 뒤통수를 쇠망치로 내려친 것이 박근혜 정부다. 정부는 검토를 한답시고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며 또 언론 플레이를 할 것이다.

어쨌든 그나마 박근혜가 또 거짓으로 달래기 시늉이라도 하는 까닭은 60퍼센트가 넘는 세월호 인양 여론과 정부 시행령(안) 비판 여론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민주노총의 4·24 총파업과 4·29 재·보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까 봐 두려운 것이다. 이는 유가족들이 시행령(안) 발표에 강경하게 저항하며 연대를 호소한 덕분이다.

4월 11일 광화문 집중 촛불집회, 4월 16일 참사 1주기 추모제, 4월 18일 전국 집중 범국민대회에 모두 함께 참여하자. 이 오만한 정부에게 노동자·민중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 주자. 정부 시행령(안)을 폐기시키고 세월호를 인양해 진실과 책임을 온전히 밝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보태자. 이것은 우리 모두의 싸움이다.

아이를 다시 품에 안은 가족들 4일 오전 경기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도보 행진’에 앞서 상복을 입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아이의 영정을 받아들고, 영정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윤선
“대통령, 정치인 모두 약속을 어겼지만 부모들은 약속을 어길 수 없습니다” 4일 오전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 2백50여 명이 영정 사진을 들고 서 있다. ⓒ이윤선
“정부가 나서서 국민 생명과 돈을 거래시키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 4일 오전 안산 합동 분향소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 20여 명이 삭발을 하고 있다. 2일에 이어 유가족의 두 번째 삭발식이다. ⓒ이윤선
“죽음 앞에 돈을 흔드는 모욕을 중단하라” 4일 오전 안산 합동분향소 앞에서 삭발을 마친 세월호 희생자 가족이 절규하고 있다. ⓒ이윤선
우리가 왜 죽어야 했죠? 영정 사진 속 아이들이 부모의 품에 안긴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이윤선
“차마 아이들의 학교를 바라 볼 수가 없어” 4일 오전,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며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에서 도보 행진을 시작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 앞을 지나고 있다. ⓒ이윤선
꽃이 피면 꽃을 지우고 싶고 봄비가 내리면 하늘을 잠그고 싶은 봄“ 4일 오전 상복을 입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아이들의 영정 사진을 품에 안은 채 ”잔인한 4월“의 봄 길을 걷고 있다. ⓒ이윤선
“물에 빠져 죽은 아이들, 비 맞게 할 수 없어“ 비가 내린 5일 오전에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도보 행진은 이어졌다. 도보 행진 도중 혹여나 영정 사진이 비에 젖을 까 비닐을 씌우고도 연신 빗방울을 닦아내고 있다. ⓒ조승진
“힘내서 끝까지 싸울거야. 꼭 진실을 밝힐거야. 너희에게 약속할게” 5일 오후 여의도에 도착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비닐에 싸인 아이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조승진
“쓰레기 시행령 즉각 폐기하라!”, “세월호를 온전하게 인양하라!” 5일 오후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도보 행진단이 구호를 외치며 마포대교를 건너 서울 도심으로 들어서고 있다. 전날 1천여 명의 도보 행렬은 5일 오후 2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조승진
다리에 쥐가 나고 물집이 잡혀 절뚝거려도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마포대교를 건넌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자식의 영정을 가슴에 품은 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도보 행진단은 이 날만 2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묵묵히 걸었다. ⓒ조승진
‘실종자가 돌아올 때까지 진실에 닿을 때까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이 5일 마포대교를 건너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목적지인 광화문 광장으로 다시 출발하려고 노란 띠를 머리에 매고 있다. ⓒ조승진
“세월호 진실 침몰시키는 정부 규탄한다“ 가족들이 진실을 은폐하고 돈으로 가족을 능멸했던 청와대를 향해 분노와 항의의 함성을 외치고 있다. 1박 2일간의 도보 행진은 오후 5시경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도보 행진단이 광화문 광장에 도착하면서 끝났다. 이들은 곧바로 ‘세월호 진상규명과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조승진
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진상규명과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에서 한 희생자 가족이 먼저 떠난 딸아이에 영정을 가슴에 꼭 껴안은 채 문화제 내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승진
믿을 것은 정부가 아니라 부둥킨 우리의 연대 촛불문화제가 끝난 뒤 한 시민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뜨겁게 안으며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