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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
“이주노조 합법화하라!”

4월 26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에서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이주노동자들 ⓒ조승진

‘이주노동자 노동3권 쟁취! 이주노조 10년, 합법화 촉구!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가 4월 26일 보신각 앞에서 경기이주공대위, 민주노총, 외노협, 이주공동행동 주최로 열렸다.

이 날 집회에 캄보디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태국, 필리핀, 네팔, 버마 등의 이주노동자들과 한국 연대 단체 등이 참가했다.

안타깝게도, 최근 네팔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네팔 이주노동자들의 가족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네팔 이주노동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도 가졌다.

이 날 집회의 핵심 요구 중 하나는 이주노조 합법화였다.

올해로 이주노조 설립 10년이 되지만, 정부는 아직도 이주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이주노조 설립 정당성 여부를 다투는 소송은 무려 8년째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태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는 다음과 같이 폭로했다.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이주노동자들은 임금 차별과 더럽고 힘들고 심지어 다치고 병들고 죽어야 하는 노동을 감수하고 있다. 고용허가제를 실시한 지난 10년 동안 이주노동자들의 삶은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

“이주노동조합의 합법화를 촉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이제 한 목소리를 우리 모두가 내야 한다.”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은 노조 결성과 퇴직금 수령 같은 기본적인 노동권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조승진
이날 집회에서는 최근 네팔 대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가족과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조승진

베트남 이주노동자는 지난해 7월부터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시행된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를 비판하며 정부가 이주노동자를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귀국 후 2개월이 지났지만 퇴직금을 못 받은 사람도 있다. 어렵게 퇴직금을 받아도 전액을 받지 못한다. 퇴직금을 빨리, 그리고 전액을 받을 수 있도록 퇴직금 제도 개악 철회하라.”

“새벽 5시 출근해서 하루에 13시간씩 쉬는 날 없이 일하고도 한 달에 1백10만 원 받는 친구가 있다. 이주노동자가 이렇게 당하는 이유는 고용주의 동의 없이는 사업장을 옮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불법’이 된다. 그러나 미등록 이주민들은 범죄자는 아니다. 단속으로 해결하지 말고 다른 정책으로 개선해 달라.”

네팔 노동자는 민주노총의 4·24 총파업을 지지했다.

“한국의 물가가 많이 올랐다. 안 오르는 것은 월급뿐이다. 지금 민주노총에서 최저임금 1만원 요구를 걸고 총파업 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도 총파업을 지지한다.”

이주노조

집회 이후, 이주노조 1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 이주노조 조합원들과 한국 연대 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이주노조 설립 10주년을 축하했다.

이주노조는 지난 2003~04년 정부의 살인적인 단속추방과 기만적인 고용허가제 시행에 반대해 명동성당 농성 투쟁을 벌인 결과로 탄생했다. 당시 투쟁은 정부의 악랄하고 차별적인 이주노동자 정책을 들춰내며 노동운동을 포함한 진보진영의 광범한 연대를 이끌어냈다.

이렇게 이주노조가 투쟁의 구심이 되는 것을 막고자 정부는 한사코 이주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대법원 판결이 미뤄지는 동안 정부는 이주노조의 주요 리더들을 표적 단속해 추방하며 이주노조를 와해시키려 해왔다.

반갑게도, 추방당했거나 탄압을 받았던 이주노조 활동가들—명동성당 농성 투쟁단 대표 샤말 타파(2004년 네팔로 강제 출국), 이주노조 전 사무국장 마숨(2007년 방글라데시로 강제 출국), 이주노조 전 위원장 미셸 등—이 축하 영상을 보내왔다.

이 자리에서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주노조와 함께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한국에는 70만 이상의 이주노동자들이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한국 경제의 필요에 따라 한국에 들어와 한국경제의 가장 밑바닥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를 기계로 생각하고 최소한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인식이 없다. 한국 정부가 이주노조를 아직까지 인정하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모든 이주노동자들이 우리는 하나라고 생각하고 이주노조와 함께 하길 바란다. 그래야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법원에 계류 중이던 이주노조 합법화 소송이 올해 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대법원은 반드시 이주노조 합법화 판결을 내려야 한다. 이주노조 합법화 투쟁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4월 26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를 맞아 이주노동자들과 한국 연대 단체가 함께 노동3권 쟁취, 이주노조 합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승진
" 피부색은 달라도 노동자는 하나” 이주노동자들과 한국 연대 단체 회원들이 ‘labor is one(노동자는 하나)’ 이라고 적힌 현수막에 다양한 색깔의 손도장을 찍으며 “피부색은 달라도 노동자는 하나”라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조승진
4월 26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를 맞아 이주노동자들과 한국 연대 단체가 함께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4월 26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를 맞아 이주노동자들과 한국 연대 단체가 함께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4월 26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를 맞아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행진하는 노동자연대 회원들. ⓒ조승진
4월 26일 '이주노동자 메이데이 집회'에 민주노총 최종진 수석부위원장도 함께 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