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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에서 파시스트 처벌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가 열리다

5월 7일, 그리스 아테네 코리달로스 형무소에서 극우 파시스트 정당인 황금새벽당의 폭행과 살해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 것에 맞춰, 형무소 바깥에서 항의 집회가 열렸다. 코리달로스는 그리스에서 가장 큰 형무소가 있는 곳인데 형무소 안에서 재판이 열리고 있다. 재판이 형무소 안에서 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재판은 2013년 반파시스트 힙합 가수, 파블로스 피사스에 대한 살인 사건과 이주 노동자 폭행 사건 등에 대한 것으로 황금새벽당이 폭력조직임을 밝히는 것이 주요하다. 하지만 그리스 사법부는 그동안 재판을 끌다 4월에 와서야 처음으로 열었고 그나마 초점이 되는 것을 피하려고 시 외곽에서 열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파시스트들에 대한 처벌과 함께 재판소를 시내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11시에 열리는 재판에 맞춰 일찍부터 시위대들이 모였다. 시위대는 형무소로 향하는 3킬로미터 정도 도로를 점거해 행진을 하며 “더 이상 파시스트는 안 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반자본주의좌파연합인 안타르시아와, 인종차별 파시즘 반대운동 케르파, 아나키스트, 공산당원, 집권당인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 활동가 등 천 명이 넘는 노동자 학생들이 평일 아침에 행진을 한 뒤 형무소 앞에서 함께 집회를 열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항의 발언들이 이어졌다.

재판은 12시경에 끝났다. 경찰 차벽 사이로 변호사들과 파블로스 피사스의 어머니가 나왔다. 시위대를 보자마자 흐느끼기 시작한 어머니는 체 게바라의 초상화를 붙잡고 목놓아 울었다. 집회 참가자들도 모두 함께 슬퍼했다. 어머니의 슬픔을 보고 결과를 알 수 있었다. 재판부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채 재판을 질질 끄는 황금새벽당원들에게 오는 12일에 다시 변론할 기회를 주었고, 재판소 이전 요구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판단할 일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부당하다. 그리스 국가의 지배자들은 대중이 이 사건을 기억하지 않거나 관심 밖이 되기를 바란다” 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계속해서 반파시스트 투쟁을 조직하고 거리의 투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스럽게도 대중이 이 사건을 잊거나 관심 밖이 되기는 적어도 지금 상황에서 어려워 보인다. 현재 그리스 대중들은 황금새벽당을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전투적인 조직 노동자들이 반파시스트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재판에도 조직 노동자들이 많이 참가해 함께 항의했다. 이날 재판에는 페리 노동자들이 민영화에 반대하는 파업을 벌이고 있어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노조 위원장이 대표로 참가해 노동자들은 파시스트를 반대한다고 분명히 선언했다. 또한 이 운동에 함께 참가하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20일에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하는 등 파시스트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요구로 계속 투쟁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지키고 경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가 질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파시스트 처벌을 요구하는 투쟁에 함께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단지 상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얼마 전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는 배가 침몰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중 대부분이 일자리를 찾아 유럽으로 건너 오려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그리스는 주변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럽으로 들어오는 일종의 관문이기도 한데 경제 위기 상황에서 우파들은 악의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을 비난의 초점으로 삼아 왔다. 그런데 이번 침몰 사건으로 다시 한 번 이주 노동자 통제 문제가 전 유럽적 초점이 되었다.

우파들은 우리 운동의 분열을 언제나 획책하고 그 가능성을 활용한다. 파시스트들은 그런 틈에서 성장한다. 조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주 노동자 쟁점을 이해하고 함께 투쟁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이런 일이 과연 가능할까 하고 의심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파블로스 파시스를 때려 죽인 택시 운전사가 속했던 그리스 황금새벽당은 운동이 충분히 강력하지 못했을 때 원내 정당으로까지 성장했고 소수나마 지금도 의석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진지하지 않게 보았던 독일 나치당도 그렇게 시작해 나중엔 유럽을 전쟁으로 몰고 갔다. 파시스트와 인종차별주의는 싹이 보이기만 해도 잘라 버리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