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대구·경북 건설 노동자들의 파업:
건설 현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

대구 지역의 형틀목수, 철근공 등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 소속 노동자 1천여 명이 파업에 돌입했다. 대구 지역 건설 현장 대부분이 멈췄다. 대구경북건설노조 조합원들은 2013년에 맺은 단체협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단협은 2015년 5월부터 근로기준법 상 연차유급휴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건설업체들은 올해 들어 “근로기준법 적용은 시기상조”라며 말을 바꿨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들의 삶이 인간 이하의 조건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따라서 건설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니라 이미 너무 늦었다. 그런데도 건설 회사들은 건설 노동자들이 상시고용이 아니라거나, 개인사업자(특수고용노동자)라며 근로기준법 적용을 회피해 왔다.

그동안 대구·경북 건설 노동자들은 전국의 건설 현장 일용 노동자들에게 투쟁의 이정표가 돼 왔다. 5월 20일 파업 출정식에서 석현수 부산울산경남 건설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대구 조합원들이 만들어 온 투쟁의 길이 있었기 때문에 그 길을 따라올 수 있었다. 올해 임단협 투쟁, 반드시 승리해서 새로운 희망과 이정표를 제시해 달라. 함께 투쟁하겠다.”

부산의 건설노조 활동가들은 올 초부터 대구의 각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투쟁하는 모습을 몸소 배웠다. 덕분에 얼마 전 15개 업체와 맺은 임단협에서 대구 건설 현장의 기준을 내걸고 싸워 승리했다. 대구에서 10년 동안 이룬 성과를 1년 만에 쟁취한 것이다. 조직도 급속히 확대됐다.

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우리 투쟁이 다른 지역에 힘이 된다니 뿌듯하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고 말했다.

5월 20일 오후 공안탄압분쇄! 총파업투쟁 승리! 5월 대구지역 집중결의대회. ⓒ사진 출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구·경북 건설 노동자들은 다른 부문 노동자들과 단결해 투쟁하는 데에도 앞장서 왔다. 이 때문에 4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 대구 집회를 빌미로 건설노조 김재환 동지가 구속되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위축되지 않고 5월 20일 지역 결의대회에도 가장 많은 대열을 이루며 선두에서 탄압에 항의했다.

또 6월에는 최저임금,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교육을 해서 조합원들이 더 많이 투쟁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다른 부문 노동자들의 조건이 함께 개선되는 것이 대구·경북 건설 노동자들이 쌓아온 성과를 지킬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 노조는 올 초 공무원연금 개악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조합원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구·경북 건설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많은 노조, 민중·사회 단체들이 파업 지지를 선언하고 투쟁본부가 차려진 국채보상공원에 지지 현수막을 걸었다.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는 파업에 연대해 대구 지역 건설 현장에 자재 운반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길우 대구경북 건설지부장은 “앞으로도 매년 투쟁으로 하나씩 쟁취하면서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인 건설 현장을 반드시 바꿔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