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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가 침체하고 노동자 저항이 증대하다

중국 경제가 지난 30년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2012년부터 계속 둔화해 왔고, 제조업 생산은 19개월째 하락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 신흥시장부문 총괄사장 샤르마는 지방정부 부채 과다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향후 5년 동안 중국의 성장률이 4~5퍼센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세계경제 위기에 중국 정부는 재정 지출과 은행 신용을 늘리는 것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지방정부 부채 증대와 부동산 거품을 낳고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하자 그동안 고성장에 가려져 있던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다. 노동자들의 저항이 대표적인 문제다.

제조업 생산이 둔화하자 철광석과 금·은 광산 노동자들이 체불임금과 구조조정에 맞서 저항하고 있다. 지난 4월 6일에는 헤이룽장성의 치타이허(七台河) 시에서 근래 들어 최대 규모의 노동자 투쟁이 벌어졌다. 국유기업 롱메이그룹 노동자 수천 명이 3개월치 체불임금과 2년치 난방 보조금을 지급하라며 투쟁을 벌였다. 산둥성 지닝시에서는 광원 6백 명 이상이 4개월 임금 체불과 연금 지급 중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임금 체불 등으로 노동자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은 2000년대에 경제성장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는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산시성, 산둥성, 허베이성 등의 탄광들이다. 석탄 산업 산출량은 올해 1분기에만 3.5퍼센트 하락했으며, 이로 말미암아 석탄기업 상위 90여 곳이 1백31억 위안의 손실을 봤다.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에 대응해 석탄과 철강 산업을 구조조정 하고 있으므로 이 부문에서 노동자 투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4월 파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광산 노동자들. ⓒ중국노동통신(CLB)

주강 삼각주의 중남부에 있는 중산시는 광저우에서 생산된 제품들을 다른 지역으로 내보내는 상업과 유통의 중심지로, 중국 경제 성장의 상징이다. 이 지역에서도 노동자 투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최근 일본인 소유의 추이헝 사에서 노동자 2백여 명이 파업을 벌였다. 파업은 저임금, 사회보장비 지급, 주택기금 제공, 월말 상여금 등을 요구하며 3월에 시작됐다. 파업이 시작되자 경영진은 협상을 거부했고, 현지 경찰은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과 체포, 협박을 일삼았다.

파업 노동자들은 광저우에 있는 노동자 훈련센터의 소장인 첸후이하이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첸 씨와 그 동료가 경찰서에 항의 방문을 가는 도중에 낯선 사람들한테 공격을 당했다. 그 현장에는 경찰관이 있었는데도 범인을 쫓지 않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항의가 확산됐고, 열흘 만에 2만 위안이 치료비로 모금됐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동관에서는 나이키, 팀버랜드 등 유명 브랜드 신발 공장에서도 노동자 5천 명이 파업을 벌였다. 노동자들은 정부가 약속한 주택보조금 지급을 요구했다.

주강 삼각주 지역에서는 이와 같은 노동쟁의와 항의 시위들이 해마다 수만 건씩 벌어지고 있다. 지방정부와 경찰은 경영주 편을 들며 노동자 투쟁을 억압하고 단속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중국에서는 경기침체로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파업과 항의 시위 같은 집단적 저항도 함께 증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노동자 운동 단체들

투쟁 노동자 지원 단체들이 늘고 있다

중국의 노동자 투쟁이 증대하고 있지만, 관변노조인 중화전국총공회(한국 권위주의 정권 하의 한국노총과 성격이 유사하다)는 이런 노동자들의 불만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홍콩에 기반을 둔 ‘중국노동통신’(China Labor Bulletin)은 중화전국총공회 상근간부들이 현장 노동자들과 너무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노조 관료가 아니라 정부 관료처럼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투쟁 노동자들에게 조언을 하고 도움을 주는 많은 단체들이 최근에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단체의 활동가들은 투쟁하던 노동자들 자신이다. 그리고 이들이 중국 노동자 운동에서 핵심 부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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