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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를 둘러싸고 당혹한 좌파들을 위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의 네 가지 명제

올해 초 그리스 노동자·서민의 긴축 중단 염원과 투쟁 덕분에 집권한 시리자가 이제는 스스로 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을 보며 많은 좌파들은 당혹하여 제대로 된 분석을 내놓지 못하거나 공허하고 추상적인 주장을 한다.

그리스 상황을 일관되게 설명하면서도 공허하지 않은 대안을 제시하고자 혁명적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근거해 다음 네 가지 명제를 작성해 보았다.

1. 시리자 정부가 국민투표를 전후로 태도를 바꾼 것은 (좌파적) 개혁주의라는 성격에서 비롯한 것이다

시리자에게 열광하는 현상은 전 세계적이었다. 이것은 시리자 지도자이자 그리스 총리 치프라스가 7월 초에 긴축안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하자 극에 달했다.

7월 초 일부 좌파는 “치프라스가 트로이카에 굴복할 것이라는 분석과 예상은 빗나갔다”(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 원영수), “그리스 현 정부는 채무상환을 연기하고 당장 그 돈을 산업 육성에 쏟고, 재벌들의 부를 사회적으로 통제하는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사회진보연대 한지원) 같은 희망 섞인 평가를 제시했다.

시리자의 본질을 충분히 헤아리지 않고 시리자를 지지하는 데서 생긴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시리자를 좌파 개혁주의로 봤다. 치프라스의 국민투표 선언은 유럽연합 지배자들의 위로부터 압력과 그리스 노동자들의 아래로부터 압력 사이에서 시리자가 동요하다 빚어진 결과였다. 그리스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반대 측이 승리하리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하면서도, 반대측의 승리가 가져올 대중의 자신감 상승을 투쟁의 전진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리자를 좌파 개혁주의로 규정하는 것은 단지 시리자의 배신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성격규정은 시리자의 집권이 그리스 노동자들의 좌경화를 반영한다는 것도 함께 말하고 있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신자유주의에 투항한 주류 개혁주의 세력(사회당 PASOK)을 버리고 긴축을 좌파적으로 비판하는 시리자를 택했다.

이런 분석의 실천적 결론은 좌경화 흐름을 계속 발전시킬 독립적 정치 대안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시리자를 비판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시리자로부터 독립적인 혁명적 좌파를 건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 7월 22일 긴축안의 국회 통과에 반대해 일어난 그리스 좌파들의 시위. ⓒ그리스 〈노동자 연대〉

한편 시리자를 단순한 개혁주의로만 보는 초좌파들은 “개량주의의 밑바닥이 드러났다”며(혁명적노동자당건설현장투쟁위원회 박인국) 노동자들이 간단히 시리자를 제쳐버리고 혁명적 정치로 나아가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말한다.

물론 혁명적 좌파는 노동자들이 시리자를 뛰어넘어 혁명적 정치로 올 수 있게 애써야 한다. 그러나 그러려면 기층 노동자들이 시리자 정부에 대해 느낄 배신감과 당혹감, 다른 한편 여전한 기대감, 그리스 우파와 유럽 지배자들에 대해 느낄 분노 등을 세심히 헤아려 노동자들과 관계 맺을 줄 알아야 한다.

예컨대, 8월 11일 시리자 중앙위원이기도 한 항만노조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저는 [정부의 긴축 합의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합니다.”(미국 〈리얼뉴스〉 인터뷰) 그는 수년 째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 항구를 통째로 중국 관영기업에 넘기려는 민영화 조처에 반대해 싸우고 있고, 그가 속한 노조는 시리자가 집권한 뒤에도 강력한 파업으로 항구를 마비시킨 바 있다.

이처럼 전투적이지만 여전히 시리자를 지지하는 노동자들을 혁명적 정치 쪽으로 설득하는 데서 ‘시리자는 배신자다’ 하고 매도하는 것은 그들을 소원케 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공동 투쟁을 하며 신뢰를 쌓을 때만 그들을 설득할 수 있다.

2. 그리스 경제 위기는 세계 자본주의 위기의 일부이고, 유럽연합에 남는 것은 대안이 못 된다

시리자 정부가 유럽연합에 굴복한 후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논의가 많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리스 경제 위기의 원인과 떼어놓고 대안을 논의한다.

특히, 자발적 그렉시트를 대안에서 원천 배제하는 사람들은 그리스 위기의 원인을 대체로 유럽연합의 구조적 문제(‘부자 되는 독일과 가난해지는 그리스’)나 그리스의 고질적 부패 등에서 찾는다(〈참세상〉 송명관, 〈레디앙〉 원시 등).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유럽연합이나 그리스 국내 상황을 개혁하면 그리스의 위기가 해소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 경제 위기는 세계 자본주의 위기의 일부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연합의 구조를 개혁하거나 그리스의 부패를 혁파하더라도(이는 자본주의 내에서는 공상적인 해법이다), 긴축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스의 혁명적 좌파들이 주장하는 ‘아래로부터 디폴트’(그리고 노동자 관리 요구의 결합)는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설 해결책의 씨앗을 품고 있다. ‘아래로부터 디폴트’ 제안의 핵심 취지는 그리스 노동자들이 ‘더는 단 한 푼도 줄 수 없고, 이를 위해서라면 유로도 기꺼이 포기하겠다’고 천명할 때 그리스 국내외에서 긴축에 맞선 투쟁을 크게 고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것은 결코 공상이 아니다. 그리스의 전 협상 책임자 바루파키스는 “그리스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대표단이 특히 더 악랄했다”고 말한 바 있다. 왜냐하면 그 나라들에서 기성 정치체제에 도전하는 세력이 그만큼 강력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국제적 반란 가능성은 실질적이다.

그리고 전 유럽에서 긴축에 맞선 반란이 한 단계 크게 도약하는 것은 자본주의 자체를 겨냥한 운동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것은 혁명적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정치적 표현인 ‘아래로부터 사회주의’를 오늘날 구현하려는 계획이다.

그러나 많은 좌파들은 이처럼 그렉시트를 더 광범한 국면의 일부로 보지 않고, 또 아래로부터의 관점도 부재하다. 그래서 자발적 그렉시트 주장을 유럽지배자들의 프레임에 갇히는 것이라며 기각하거나(송명관), 현실적으로 그렉시트가 대안일 것이라고 보는 듯하면서도 “사회적 유럽”이나 “인민의 유럽”을 말하며 모호하게 주장하거나(〈좌파〉 안효상), 대안 논의가 뜨거워진 상황에서는 말이 없다(사회진보연대 홍명교).

3. 시리자 정부의 굴복은 그리스나 유럽 노동자들의 의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현재의 유로존과 유럽연합에는 비판적이지만, 유로존 탈퇴를 하기엔 그리스 민중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아서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다. 갖가지 여론조사를 드는 사람들도 있고, ‘1천만 국민의 민주주의의 힘의 한계’(장석준), 국제 연대를 충분히 건설하지 못한 “유럽 좌파 전체의 책임”(안효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주장들은 사실상 시리자의 굴복에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시리자의 배신을 그리스 노동자들의 의식 부족으로 돌리는 것은 면피용 주장이다. 무엇보다 이런 주장은 구체적 현실과 맞지도 않는다.

시리자 좌파연대(Left Platform) 소속 스타티스 쿠벨라키스가 8월 3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잘 반박했다. 7월 5일 국민투표를 앞두고 그리스 주류 언론, 주요 야당, 심지어 교회까지도 나서서 ‘반대(OXI)를 찍는 것은 유로존 탈퇴를 의미한다’고 그리스 노동자들을 윽박질렀다. 또, 유럽연합은 그리스 정부가 은행 폐쇄 조치를 취해야 할 만큼 가혹하게 돈줄을 옥죄며 ‘반대표를 찍으면 그리스는 계속 이대로 살아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도 그리스인들은 모든 여론조사 예측을 뒤집고 압도적으로 반대표를 찍었다. 이처럼 현실의 무지막지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반대표를 찍은 사람들의 뜻이 ‘유로존 잔류였다’라고 말하는 것만큼 아전인수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쿠벨라키스는 “그리스에서 벌어진 일은 전혀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국민투표 때 반대표가 더 많이 나온 것은 그리스 민중의 좌경화가 시리자 집권 후에도 계속 이어져 왔음을 보여 준다.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 SEK의 활동가 페트로스 콘스탄티누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시리자는 노동자들에게 ‘긴축 협상 끝나면 개혁을 선사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시리자가 임명한 사장을 반대하며 노동자 통제를 주장하거나(공영방송국 ERT), 시리자가 추진하는 민영화에 반대해 전면 파업을 벌였습니다(항만노조). 시리자는 집권 후 계속 양보하며 후퇴했지만 노동자들은 시리자와 정반대 방향으로 급진화했습니다.”

좌경화

일부 좌파는 2012년 5월 총선에서 시리자가 제2당으로 부상한 뒤 총파업 횟수가 줄었다는 점을 들어 그리스의 급진화가 정체됐다거나(국제포럼 박석삼), 시리자 후퇴의 배경에는 대중의 정치적 자신감 부족도 한몫한다고 주장한다(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 학생위원회 정주회). 이런 주장 역시 시리자의 책임을 덜어 주는 것에 뒷문을 열어 준다.

물론 시리자의 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노동자들 사이에서 선거를 기다리는 정서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파업 횟수만으로 대중의 급진화를 가늠하는 것은 부정확한 인식이다. 단적으로, 노동자들이 2012년 6월에는 ‘시리자가 집권하면 그리스는 끝장이다’는 협박에 움츠렸지만, 2015년 1월에는 그런 위협을 떨쳐 내고 시리자를 집권시켰다. 7월에는 앞서 말했듯 긴축 반대 의지를 전 세계에 표현했다. 이것이 급진화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이처럼 그리스 민중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진단은 책임 전가일 뿐 아니라, 현실의 근거도 없다. 게다가 그런 주장은 그리스 노동자들이 장차 다가올 투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놓친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이다.

지금 그리스 노동자들은 시리자의 처참한 실패를 보며 당혹감을 느끼고 있지만 강렬한 정치적 경험을 거친 노동자들의 급진성은 단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앞서(명제1) 소개한 항만노조 사무총장은 같은 인터뷰에서 다음 말도 했다.

“상황이 몹시 혼란스럽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그 긴축이 실제로 집행된다면 우리는 맞서 싸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노동자들이 언제 광범한 반격에 나설지는 알 수 없다. 노동자들이 사기 저하돼 투지가 낮다면 노조 지도자들은 상징적 투쟁만 하다 투쟁을 접을 수 있다. 반대로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충만하다면 설령 시리자 정권의 위기를 초래하더라도 긴축 반대 운동은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주관적 요인으로서 혁명가들의 개입이 중요한데, 다음 넷째 명제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4. 국가(또는 시리자 정부)를 활용하자는 주장은 계급투쟁의 발목을 잡을 뿐이고, 시리자 정부보다는 긴축 반대 운동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후퇴하는 시리자, 그리고 배신자 사회당, 지배계급 정당인 신민당만이 있다면 노동자들은 싸울 의욕을 잃기 십상일 것이다. 싸워 봤자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분위기는 파시스트 황금새벽당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를 보지 못하는 좌파들은 시리자가 “내부분열 속에 자중지란”에 빠져서는 안 된다거나(송명관), 시리자의 “통일성”을 강조하며 좌파연대 소속 의원들이 남아야 한다고 한다고 주장한다(원시). 사실상 시리자가 최선의 대안이라는 치프라스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현재 그리스에는 시리자 왼쪽에서 대안이 될 잠재력이 있는 세력 둘이 존재한다. 하나는 SEK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안타르시아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 공산당(KKE)이다.

그러나 그리스 공산당은 그 종파주의 때문에 대안이 되기 힘들어 보인다. 공산당은 지난 몇 년 동안 시리자를 ‘자본주의가 육성한 좌파 예비군’이라고 부르며 긴축 반대 투쟁에 함께 나서는 것을 꺼려 왔다. 최근의 가장 극적인 사례는 7월 5일 국민투표가 시리자의 호소로 실시됐다는 점을 들어 기권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십 년 된 공산당 지지자들조차 당의 방침을 거슬러 반대표를 찍었다. 종파주의는 그 당을 운동의 주변으로 밀어 놓고 있다.

반면 안타르시아는 긴축 반대 투쟁에서 시리자와 함께하면서도, 선거에서 꾸준히 독자 출마를 하며 시리자 왼쪽의 대안이 존재한다는 것을 각인시켜 왔다. 안타르시아는 시리자 집권이 긴축 반대 운동의 성과라고 환영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에게 시리자 정부에 기대기만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투쟁해야 실제로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 덕분에, 총선에서 시리자를 찍은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안타르시아의 영향력은 커져 왔다.

따라서 그리스 긴축 반대 운동이 전진하기 위한 핵심적 과제는 안타르시아와 SEK 같은 혁명적 좌파를 건설하는 것이다.

혁명적 좌파

한편, 지금 시리자 좌파인 좌파연대는 시리자 지도부를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그에 따른 실천은 하지 않는다. 8월 8일 그리스의 한 일간지와 한 인터뷰에서 좌파연대의 리더인 파나지오티스 라파자니스는 분당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를 계속 회피했다.

이는 그들이 국가 권력을 이용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전략을 취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다보니 집권당인 시리자 밖으로 나가는 것이 곧 막다른 골목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또한 시리자 정권이 무너지면 악랄한 신민당 정권이 들어설 것이라는 치프라스의 협박에도 흔들리는 듯하다.

라파자니스는 같은 인터뷰에서 “시리자 안에서 긴축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야말로 시리자를 지지기반과 연결해 주는 행동이다” 하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의 말대로 시리자 좌파가 그 당 안에 남아서 노동자들을 계속 시리자에 붙들어 맨다면, 이는 전체 운동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우려스럽게도, 1968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을 뒤흔든 노동자 투쟁이 잦아든 과정이 정확히 그랬다.

당시 프랑스 사회당, 이탈리아 공산당, 영국 노동당 내의 좌파 개혁주의자들은 노동자 투쟁을 지지했고, 좌파 개혁주의자들이 번번이 불철저한 모습을 보였지만 노동자들은 그들을 대안으로 여겼다. 그 뒤, 좌파 개혁주의자들이 체제에 흡수되고 가장 전투적으로 싸웠던 인물들이 돌변해서 ‘불만족스럽더라도 지금의 좌파 정부를 지키자’고 호소하자 투쟁이 꺾였다. 노동자들에게 독립적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투쟁 고양 과정에서 생겨난 기층의 활동가 네트워크는 산산이 흩어졌다.

그런 점에서 시리자와 그리스 혁명적 좌파의 과제에 대해 만만찮은 분석을 내놓은 정주회(추진위 학생위원회)가 혁명가들이 자본주의 국가에 참여하는 것에 경계심을 갖지 않는 것은 큰 약점이다.

그는 좌파연대가 집권당 시리자 안에서 활동하는 것이 “시리자 지도부가 대중을 실망하게 했을 경우 보다 급진적인 대안을 주장하며 이들을 대체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주춧돌”이라면서 옹호한다. 또한 시리자 밖에 있는 안타르시아의 활동까지도 “시리자의 당내 투쟁에서 좌파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시리자 내부 투쟁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러나 “계급지배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회주의자가 정부에 들어가면, 부르주아 정부가 사회주의 정부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자가 부르주아 장관으로 바뀐다”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지적을 명심해야 한다. 좌파연대 사회주의자들이 시리자에서의 이탈을 머뭇거리고, 심지어 시리자 정부를 개혁한다는 미명 아래 안타르시아 일부를 견인하려 할수록 전체 그리스 운동에는 해악적일 것이다.

오늘날의 그리스 상황은 좌파 개혁주의, 세계경제 위기, 자본주의 국가에 대한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의 분석이 어떻게 혼동을 비켜가도록 해주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의 혁명가들은 국제 연대의 정신에 충실히 하면서도, 그리스에서 제기되는 전략 문제들이 한국 좌파에게도 시사하는 게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리스에서 교훈을 배우려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