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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조기총선 실시:
시리자 정부가 지배자들의 긴축 압력에 굴복하면서 무너지다

집권 7개월 만에 그리스 정부가 붕괴했다. 그리스 현지 노동자들의 정서와 다가오는 선거, 좌파 재편 움직임에 대해 파노스 가르가나스가 전해 왔다. 파노스 가르가나스는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SEK)의 주간신문 〈노동자 연대〉의 편집자이다.

좌파 정당 시리자가 이끄는 그리스 연립정부가 무너졌다. 새로운 구제금융을 요구하는 지배자들의 압력에 굴복했기 때문이다. 시리자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조기총선 실시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스 노동자보다 유럽 지배자들을 ‘경청’한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치프라스(좌)와 유럽의회 의장 슐츠(우) ⓒ사진 출처 유럽연합

치프라스는 이것이 민주주의적 조처인 양 말한다. 그는 정부가 민중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긴축]정책을 통과시켜서 무너졌다는 것을 숨기려 한다.

시리자는 긴축을 끝내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1월에 당선했지만 그 핵심 공약을 어겼다. 그 때문에 시리자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조차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구제금융 합의에 반대하는 정서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광범하다. 긴축안 찬반을 물은 7월 국민투표에서 국민의 60퍼센트가 반대를 찍었는데 반대 진영의 중추는 바로 노동계급이었다. 노동계급은 약 80퍼센트가 반대를 찍었다. 그래서 시리자 국회의원들은 모두 자신들을 지지한 유권자들을 대하기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이런 위기 때문에 시리자 국회의원 25명이 탈당해서 민중연합(PU)이라는 새 당을 만들었다. PU는 의회 내 제3당이 됐다.

이것은 긍정적인 변화다. 구제금융 합의안과 긴축에 반대한 사람들이 왼쪽으로 더 분명하게 내디딘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 변화는 시리자 정부 왼쪽에 압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또한 이런 사태 변화는 노동자들에게 긴축에 맞서 싸울 자신감을 키워 준다.

반자본주의 좌파 연합 안타르시아는 PU를 포함한 모든 좌파 단체들에게 공개 제안서를 보냈다. 그 제안서에서 안타르시아는 긴축에 맞선 투쟁에서 좌파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그것을 위해 어떤 강령이 필요한지를 개괄적으로 제시했다.

그 강령의 핵심은 부채를 탕감하고,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고, 은행을 국유화해서 노동자들이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단체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PU는 새 정당의 기본 정치를 밝힐 선언문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반자본주의 강령과는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다.

대결

시리자의 한계를 뛰어넘을 반자본주의적 대안이 더 강력해져야 한다 2012년 안타르시아의 선거 집회. ⓒ사진 출처 〈소셜리스트워커〉

PU는 시리자에서 분리해 나왔지만 시리자가 따랐던 논리와는 아직 철저하게 단절하지 못했다. 예컨대, PU의 지도적 인물들은 긴축을 끝내려면 유로존과 대결해야 한다면서도 그것이 유럽연합 탈퇴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이것은 눈에 확연히 보이는 쟁점일 뿐이다. PU의 지도적 인물들은 또한 유로존에서 떠나는 것을 계급적 관점이 아니라 민족적 관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또한 노동자 투쟁에 기대는 대신, 의회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정책을 통과시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PU는 시리자 탈당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논리를 일관되게 밀고 나가 시리자의 전략과도 단절해야 한다. 그런다면 안타르시아는 PU와 공동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긴축 반대 투쟁에는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정부는 노동자들과의 충돌을 피하려 할 것이다. 민영화 프로그램은 선거 이후에 시작될 것이다.

따라서 항구 민영화에 반대하는 운동은 계속되겠지만 선거가 끝나야 크게 고조될 듯하다.

선거는 다른 투쟁들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예컨대,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파업을 호소하고 있는 병원 노동자들의 운동이 그렇다.

정확한 선거 날짜는 8월 28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날짜는 9월 20일인데, 그러면 투표일까지 3주가 남게 된다.

안타르시아는 8월 30일로 전국 회의를 소집했다. 만일 PU가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답하면 공동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안타르시아는 단독으로 선거에 출마할 것이다.

그리스에서는 정당이 국회의원을 배출하려면 3퍼센트를 득표해야 한다. 안타르시아는 이 하한선을 돌파해서 의회에 입성하고자 한다.

선거에서 최다 득표를 하는 정당은 시리자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리자가 단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고, 우파 정당들 가운데 한 곳과 연정을 세워야 할 수도 있다.

지금보다 더 우경적인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계급 간 양극화가 첨예하므로 의회 내에서 좌파가 더 강력해질 가능성도 크다. PU, 그리스 공산당, 운이 따른다면 안타르시아까지.

우리는 현재 이런 전망으로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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