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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관의 삼성 부품업체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다

지난 8월 14일 중국 노동자 투쟁 소식을 전하는 ‘중국노동관찰’(China Labor Watch)은 중국 광둥성 동관시에 소재한 바오싱전자(Baoxing Electronics) 노동자들이 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며 며칠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노동자들은 바오싱전자가 부품을 납품하는 삼성을 직접 언급한 배너를 걸고 시위를 벌였다. 한국인이 투자한 기업인 바오싱전자는 노키아, LG, 삼성, 펑다, Coolpad 등의 기업들에게 부품을 공급한다고 자사 웹사이트에 밝히고 있다.

8월 7일 기업 경영진 회의 때 공장을 동관의 차산으로 이전한다는 발표가 있었고, 이 소식이 생산 라인의 노동자들에게 알려졌다. 당연하게도 노동자들은 공장 이전에 반대했다.

8월 10일 노동자들은 정시에 출근해 작업을 중단하고 파업에 들어가려고 준비했다. 그 다음 날인 8월 11일에도 노동자들은 정시에 출근해 생산을 멈추고 공장 식당에서 연좌 투쟁을 벌였다. 이 날은 비가 왔음에도 노동자들이 배너를 들고 시위를 벌이며 경영진한테 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을 요구했다.

8월 12일에 노동자들은 “삼성의 부품업체 바오싱전자는 인권을 내다팔았다. 우리에게 인권을 되돌려 달라. 우리에게 보상하라”고 적힌 배너를 들고 공장 건물 지붕에 올라갔다. 노동자들의 파업 행동을 알게 된 현지 경찰이 노동자와 사측 사이를 중재했다. 경영진은 노동자들에게 공장 이전은 없다고 말했다.

바오싱전자 노동자들이 공장 앞에서 “삼성 부품공급업체 바오싱전자는 우리의 인권을 팔았다, 우리의 인권을 돌려달라, 근무연수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라, 우리는 사람이지 상품이 아니다, 노동자들은 상품도 자본도 아니며 노예도 아니다, 우리를 판매하지 말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중국노동관찰(CLW)
바오싱전자 공장에 "우리는 상품이 아니라 인간이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출처 웨이보

바오싱전자의 한 노동자는 ‘중국노동관찰’이 파견한 조사관에게 “노동자들은 기업이 보상금을 주지 않고 공장을 이전하는 것이 두려워서 파업을 한다”고 말했다. 많은 노동자들이 바오싱전자에서 7~8년 동안 일했지만 그동안 사회보장 보험료 중 일부만 받았다. 이 노동자도 월급 외에 사회보장 보험료로 1백 위안을 받았지만 이는 법률에 정해진 최저 금액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기업은 법률이 정한 주택기금 보험료조차 주지 않았다. 또한 이 노동자는 ‘공장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사측의 말을 바오싱전자 노동자들이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노동자는 바오싱전자가 노동자들에게 공장 이전을 갑자기 통보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공장을 이전할 곳이 현 거주지에서 너무 멀기 때문에 회사를 다닐 수 없다며, 보상이 없으면 작업을 계속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둥성 동관시는 중국의 대표적인 제조업 중심지다. 그런데 최근 동관시에서는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많은 제조업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 공장 이전 등의 쟁점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다. 2014년 3월에는 삼성의 부품공급업체 중의 하나인 샨무캉 과기유한공사에서 노동자 2천여 명이 임금 인상과 사회보험 보험금의 인하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바 있다. 2012년에도 중국노동관찰이 삼성 휴대전화와 DVD 플레이어를 생산하는 여러 공장에서 16세 미만의 아동노동을 고용한 부품사들을 폭로했는데, 여기에 샨무캉 기업도 포함돼 있었다.

중국노동관찰은 2000년에 설립된 독립 비영리단체로, 중국에서 장난감, 자전거, 신발, 가구, 의류, 전자부품 등을 만드는 기업들과 노동자 투쟁 등에 대한 심층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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