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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 프랑스 좌파 활동가들이 전하는 현지 상황:
"테러리즘을 막으려면 제국주의 전쟁을 끝내야 합니다"

11월 13일 금요일 밤, 파리에서 총기 난사와 자살 폭탄 테러가 여섯 곳에서 벌어졌고, 적어도 1백28명이 목숨을 잃었다. 다음은 반자본주의신당(NPA) 활동가들이 현지 시간으로 14일 오전에 전한 내용이다.

바니나 귀디셀리는 이렇게 말했다. “파리는 지금 큰 충격에 빠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가족, 동료, 지인들이 무사한지를 확인하느라 밤잠을 설쳤습니다. 그러나 이 야만적 행위가 일으킨 충격에서 헤어 나올 틈도 없이 정치 상황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는 전국에 국가 비상상태를 선포했는데, 이는 프랑스에서는 적어도 반세기 동안 없던 일이다. 프랑스 정부는 국경도 다시 통제하기 시작했다. 끔찍한 참사 현장에서 올랑드가 한 연설은 실로 소름 끼쳤다. “우리는 무자비한 전쟁을 벌일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 테러가 일어나기 전부터 이미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프랑스 군은 7주 전부터는 시리아를, 1년 전부터는 이라크를 폭격하고 있다. 이미 11월 첫째 주에 올랑드는 시리아·?이라크 공습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피에르 자나삭은 테러 당시 [인질극이 벌어진] 공연장에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공격자들이 ‘이것은 모두 올랑드, 너희 대통령 탓이다. 그는 시리아에 개입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습니다. 그들은 이라크에 관해서도 말했습니다.”

금요일 밤 공격이 벌어지기 전부터 극우들은 파시스트 국민전선이 의제를 선점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난민을 겨냥한 ‘항의 시위’도 이미 조직하고 있었다. 언론과 정치인들은 트위터에 무슬림 비난 글을 올리며 무슬림들에게 이번 참사와 무관함을 입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올해 1월 〈샤를리 에브도〉와 유대인 상점을 겨냥한 살인극이 벌어진 뒤 프랑스에서는 이슬람교 사원 모스크 파괴와 무슬림에 대한 공격이 잇따라 벌어졌다. NPA 활동가 셀루마는 이렇게 전했다. “이번 사태의 대가를 많은 평범한 무슬림들이 끔찍하게 치를 것이라는 점이 명백합니다. 지금 SNS에는 끔찍한 말들이 많습니다. 〈샤를리 에브도〉 사건 때보다 더 심한 것 같아요.”

바니나는 파리에서 난민에 연대하는 거리 시위를 조직하고 있었다. 원래 11월 15일 난민들이 주도하는 시위가 벌어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참사 이후 프랑스 정부는 이 시위를 금지했다.

NPA에서 인종차별 반대 활동을 이끄는 드니 고다르는 시위 금지 조처에 항의하는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난민 천막들이 철거 당한 바로 그 레퓌블리크 광장 일대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진 것은 정말이지 잔혹하고 애달픈 아이러니이다.”

바니나는 이렇게 전했다. “지금 프랑스에는 온통 국가적 단결이 필요하다는 말뿐입니다. 심지어 지도적 급진좌파 인사인 장뤼크 멜랑숑[좌파당과 좌파전선의 리더]마저 ‘우리 정부는 필요한 조처를 모두 취할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동조했습니다. 반대 목소리도 있지만 산발적입니다.

“그러나 지난 1월에도 불거진 이른바 ‘국가적 단결’ 요구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잊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국가적 단결은 권위주의적 법률 제정, 인종차별 악화, 극우 세력 성장, 더 많은 군사 개입으로 이어졌을 뿐입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진정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정부 주장을 논박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해졌습니다.”

NPA는 정부가 전쟁을 벌이고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것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끔찍한 살육과 폭력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자들이 또다시 국가적 단결 운운하고 있다. 저들은 이 비극을 이용해 사람들의 분노와 저항을 억누르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저들은 늘 그랬듯이 만만한 상대인 무슬림을 속죄양 삼으려 한다.

“테러리즘을 막으려면 제국주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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