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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 예산:
‘배째라’는 새누리당, 또다시 배신한 새정연

12월 2일 새벽까지 진행된 협상을 통해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등을 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함께 의결하기로 합의했다. 여당이 국회 통과를 원하는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관광진흥법, 야당이 원하는 대리점거래공정화법과 모자보건법·전공의특별법 등을 서로 주고받고, 내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 중 무상보육(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새누리당은 2천억 원 이상을 지원할 수 없다고 버텼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작년 수준인 5천억 원을 국고에서 지원하라고 요구했다.

정부·여당은 한사코 무상보육의 국가 책임을 피하고자 한다. 그래서 새누리당은 ‘배째라’고 버텼다. 새정치연합은 몇 가지 쟁점들에서 새누리당과 맞서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정부·여당의 무상보육 약속 파기 자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이미 11월 17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무상보육 예산을 충당하기 위해 내년에도 지방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하는 데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부터 예견된 결과다.

그러나 지난 6월 새정치연합 대표 문재인은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을 법률도 아닌 시행령으로 시·도 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다면, 그 원인인 시행령을 폐기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7월에 새정치연합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함께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국고로 편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동합의문을 채택했다. 그런데 불과 5개월도 안 돼 그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파기한 것이다.

이미 박근혜 정부는 2015년 지방교육재정을 1조 5천억 원 삭감했다. 지방교육재정 삭감에 더해 무상보육 부담마저 떠안으면서, 지방교육청들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해 시·도 교육청의 지방채 발행 규모가 6조 원 정도 늘어나, 채무 잔액까지 합하면 빚이 10조 원이 훨씬 넘을 것이다. 지방교육청들은 많은 사업을 폐지하거나 축소해야 했다.

이대로 간다면 무상보육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결국 학교운영비 등 초·중·고 학생들의 교육비도 대폭 삭감될 것이다. 교사 정원 감축, 비정규직 교사 대량 해고, 소규모 학교 통폐합 등의 교육 손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새정치연합에 기대서는 교육 변화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 준다. 특히 경제 위기 시기에는 작은 개혁마저도 아래로부터의 투쟁 없이 쟁취될 수 없다.

끝으로, 진보교육감들은 올해처럼 정부 압박에 굴복해서는 안 되며,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하지 말고 정부가 책임지라고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