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텔:
“성과연봉제는 임금삭감 · 현장통제 · 민주노조탄압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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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노동개악’의 하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확대하려고 한다. 기업주들은 수년 전부터 “생산성 저하와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며 연공급제를 공격하고, 임금을 ‘성과’와 연동시키고 싶어 했다. 성과급제가 노동자 임금을 삭감하고 사용자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성과연봉제가 어떤 폐해를 낳을지는 세종호텔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세종호텔 사측은 친사측 노조인 세종연합노조를 활용해 2012년에는 과장급 이상, 2014년에는 계장급 이상의 노동자에게 연봉제를 실시하도록 단체협약을 맺었다. 또 전년도 대비 “연봉 조정률을 ±10퍼센트를 원칙”으로 하고 특별한 경우 “대표이사의 결정에 의하여
올해에도 계장급 이상의 노동자 대다수가 5~30퍼센트가량 임금이 깎였다. 24년차인 어느 노동자의 연봉은 4년 전 5천만 원가량에서 이제 2천6백만 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14~15년 전 임금으로 돌아갔어요. 사실 호텔에서 계장급이나 과장급이면 대부분 40대입니다. 가정이 있는 경우가 많고 아이들 교육비 등 때문에 돈이 가장 많이 들 때죠. 그런데 이렇게 임금을 가차 없이 깎는 것은 사실상 회사에서 나가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재작년 사측이 과장급 이상 노동자들을 회사에서 내쫓을 때도 연봉이 대폭 깎일 수 있다는 두려움을 이용했습니다. 결국 노동자 30명가량이 이 협박에 못 이겨 정든 직장을 나가야 했습니다.”
비합리적 근거와 일방적 통보
세종호텔의 취업규칙
“사측이 노동자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왜 이런 연봉이 책정된 것인지 제대로 알려 주지도 않습니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연봉 통지서를 받아 볼 뿐입니다. 노동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그제서야 몇 가지
올해 몇몇 노동자들이 연봉 통지에 이의신청을 하자, 사측은 “상관의 업무 지시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
“올해에도 임단협이 있는데, 사측은 이미 연봉제를 주임이나 사원에게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사측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임금을 대폭 삭감하고, 현장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입니다. 팀장이 고과
또, 연봉제는 사측에 저항하는 민주노조 활동가들을 괴롭히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
“노동자가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것 보여 줄 것”
세종노조는 연봉제 폐지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강제전보·부당해고 철회,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혹한의 날씨에도 매일 호텔 앞 팻말 시위와 매주 목요일 집회를 하고 있다.
또, 연봉제로 임금이 대폭 깎인 노동자들을 모아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이 합리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하고
세종노조는 “연합노조 지도부가 아무런 저항 없이 연봉제 확대에 합의한 것은 노동자들을 배신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연봉제는 노동자들에게 어느 하나 이로울 게 없습니다. 이미 인사권을 쥐고 사측이 노동자들을 강제로 전환배치하는 상황에서 임금마저 사측이 멋대로 주무를 수 있게 해선 안 됩니다. 연봉제 확대를 막고 궁극적으로는 아예 연봉제를 폐지해야 합니다.
“세종노조는 비록 소수노조이지만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지키고 불만을 대변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고분고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합니다.”
사측의 탄압에서도 꿋꿋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세종호텔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