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이중임금제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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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은 올해 임금체계 개악을 강조하면서, “새로운 임금체계를 신입 근로자나 개별 근로자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수단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사업장이더라도 노동자들을 한꺼번에 상대했다가는 커다란 저항에 직면할 수 있으니, 이를 피해 특정 집단에게 우선 불이익을 주면서 야금야금 공격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전술은 정부와 기업주들이 흔히 사용해 온 수법이기도 하다. 정리해고 사업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항하기가 어려운 조건에 놓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먼저 해고한다거나, 특정 업무를 “비핵심 업무”로 규정해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낮은 임금의 열악한 조건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2008년 위기 이래로 세계 곳곳에서 사용되는 부분적 임금 삭감 방식은 신입사원들의 임금을 먼저 깎는 것이다. 이중임금제라고 불리는 이 제도는 지엠·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신입사원들의 임금을 절반으로 줄이면서 유행처럼 번졌다.

물론 이것이 새로운 현상은 아닌데, 1986년에 OECD 전문가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젊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게 책정하라고 제시했다.

한국에서도 2009년 이명박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악 당시 신규 공무원들의 연금을 대폭 삭감하는 개악을 단행했고, 공공기관에서도 신입사원들의 초임을 20퍼센트 줄였다. 민간부문에서도 현대·기아차가 2013년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하면서 신입사원들에게는 임금 보전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중임금제를 도입했다.

이런 공격에 대한 노조들의 대응은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보여 준다.

첫째, 한 부분에서 공격의 돌파구가 생기면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전미자동차노조 지도부의 신입사원 “절반 임금” 합의는 이를 잘 보여 준다. 노조 지도부는 경영 악화 속에서 기존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합의 이후 고임금 노동자가 하나둘 공장 밖으로 밀려나 저임금 노동자가 전체의 40퍼센트 가까이로 늘었다. 남아 있던 고임금 노동자들도 임금 동결, 복지 축소 등의 공격을 당했다. 노동조합이 한 부분에 대한 임금 삭감을 허용하면, 이는 전체 노동자들의 조건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둘째,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이중임금제를 수용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몇몇 노조들이 신입사원들의 임금 삭감에 눈을 감았던 것은 젊은 노동자들을 노조에 가입시키거나 활동에 참여시키는 데서 장애물로 작용했다. 당연하게도 신입사원들은 후배들의 임금을 지키지 못한 노조와 선배 조합원들에 신뢰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셋째, 신입사원에 대한 임금 ‘차별’ 해소를 넘어서 전체 노동자의 임금 몫을 줄이려는 시도에 맞서야 한다는 점이다. 2011년에 금융노조, 공공운수노조는 초임 삭감에 반대해 투쟁을 벌였다. 금융노조는 파업을 선언하고 대규모 집회를 조직해 나갔다. 노동자들의 투쟁과 사회적 여론 속에서 이명박 정부는 결국 삭감된 초임을 단계적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물러섰다. 투쟁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런데 이 투쟁에서 돌아볼 점은, 정부가 초임 회복을 위한 비용을 댈 수는 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는 점이다. 인건비 총액은 그대로 둔 채 노동자들끼리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 것이다. 아쉽게도 두 노조 지도부는 여기서 투쟁을 더 전진시키지 못했다. 결국 기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폭이 줄어들었다. 임금 차별 반대를 넘어서 임금 삭감 정책에 맞서 싸워야, 노동자들끼리 임금을 나누는 양보로 미끄러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중임금제가 도입된 여러 사업장 사례를 보면 노동조합의 태도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이 제도는 흔히 노동자들의 집단적 저항을 우려해 정부와 기업주들이 쓰는 수법으로, 노조에 ‘기존 조합원들이 희생할 것이냐, 아니면 아직 입사하지 않은 미래 노동자들을 희생시킬 것이냐’ 하는 선택을 강요한다.

이럴 때 노조가 근시안적으로 어느 한 쪽에 대한 공격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한 부문에 대한 공격을 전체의 조건 방어와 연결시키며 일관되게 투쟁을 발전시키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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