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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좌파의 약진이 기대되는 아일랜드 총선

내일(2월 26일) 아일랜드에서 총선이 치러진다. 주류 언론은 아일랜드가 IMF 등의 긴축 권고를 착실히 따른 결과 경제가 상당히 회복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와 다를 뿐 아니라 아일랜드에서는 긴축에 반대하는 저항이 그동안 자라난 결과, 이번 선거에서 급진좌파의 약진이 기대된다. [ ]의 말은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노동자 연대〉 편집팀이 삽입한 것이다.

2월 26일에 치러질 아일랜드 총선에서 지배자들의 정당들은 죽을 쑤는 반면 급진좌파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듯하다. 아일랜드 총리 엔다 케니는 “경제 회복을 지속”할 수 있도록 현 집권당인 통일아일랜드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한다.[아일랜드의 정당들에 대한 소개는 하단의 박스 기사를 참고하시오.]

그런데 더블린의 상징이자 1916년 부활절 봉기의 심장부였던 중앙우체국 건물 건너편에는 허울만 남은 클레리스 백화점이 들어서 있다. 한때 아일랜드의 대표적 백화점이던 이곳은 지난 여름에 문을 닫았고 4백60명이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었다.

중앙우체국을 조금 지나가면 무어 거리[부활절 봉기 때 최후까지 저항이 벌어진 곳]가 있는데, 이 역사적 장소를 파괴하려는 개발업자들에 맞서서 시위대가 굽힘 없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 위기 때 실직한 수십만 명 가운데 절반도 안 되는 사람들만 새로 직장을 구할 수 있었다. 집세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노숙 가족은 지난해 76퍼센트나 늘었다.

여전히 법인세율이 고작 12.5퍼센트밖에 안 되는데도 정부의 법인세 수입은 늘었다. 사장들이 다시금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현재 위기는 주되게 의회 정치를 통해서 표출됐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노조 지도자들이 투쟁을 진지하게 이끌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회 변화를 바라는 분위기는 전보다 거세졌다.

지난해에 동성 결혼이 국민투표를 거쳐 합법화됐다. 또한, [1983년] 제8차 개헌을 통해 낙태 금지를 명문화한 것을 폐지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경제 위기 때문에] 아일랜드를 떠나 외국을 향하는 사람들이 다시금 늘기 시작했고,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수도세 신설과 일반사회세(사실상 모든 노동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기 위한 것) 도입은 사람들의 분노를 더 키웠다.

‘좌파의 역사적 도전’

수도세 도입에 반대하는 운동이 대규모로 일어나면서 거대한 시위와 지역별 집회가 있었고, 동시에 납세 거부 운동도 벌어졌다.

총선 직전인 지난 2월 20일에도 수도세 도입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려서 8만 명이 행진에 나섰다.[아일랜드 전체 인구는 4백60만 명이다.]

수도세 도입 반대 운동이 낳은 걸출한 활동가이자 주의회 의원인 지노 케니는 이번 총선에서 선거연합 ‘이윤보다 인간을’ 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했다. 케니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이 급진 좌파가 돌파구를 마련할 역사적 시기입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아일랜드 노동당[연정에 참가해 긴축을 추진했다]의 배신과 긴축 주도 정당들의 신자유주의 의제에 맞설 대안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이윤보다 인간을’ 선거연합은 현재 1명의 국회의원과 주의회 의원들을 갖고 있는데, 그동안 지역과 전국 단위에 긴축 반대 운동을 건설하며 위상을 높여 왔다.

‘이윤보다 인간을’ 소속 의원들은 노동자들을 방어하며 저항에서 확성기 구실을 해 왔다. 케니는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아일랜드 의회 안에서, 더욱 중요하게는 의회 밖에서 저항의 나팔수가 돼야 합니다.”

북더블린의 주의회 의원인 존 라이언스는 [좌파 민족주의 정당] 신페인당을 탈당하고 아일랜드 사회주의노동자당(SWP)에 합류했다. 라이언스는 이렇게 내세웠다.

“내 목표는 다수의 편에 서서 부를 근본적으로 재분배하는 것입니다.

“세계는 혁명적 변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불평등과 전쟁, 인종차별을 낳습니다. 다른 세계는 가능합니다.”

[‘이윤보다 인간을’ 소속의] 리처드 보이드 바렛은 던리어리의 국회의원이다. 바렛은 이렇게 말했다.

“변화의 진정한 동력이 평범한 사람들한테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다면, 의회도 어느 정도 유용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윤보다 인간을’과 [또 다른 진보적 선거연합체인] ’반긴축동맹’은 후보단일화를 통해 전국에 30명이 넘는 후보를 냈습니다.[이번 총선에서는 총 1백57명을 뽑는다.]

“아일랜드 역사상 사회주의 좌파가 선거에 이보다 많이 참가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것은 아일랜드 사회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보수적 지배정당인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 진보인 척하는 엉터리 노동당을 갈아 치우라는 목소리입니다.

“급진 좌파가 이번 총선에서 유의미한 득표를 한다면 수도세 도입 반대 운동이 승리하는 길도 열릴 것입니다.

그리 되면 사람들이 진정한 변화를 요구하도록 자신감을 북돋울 수 있습니다.”

오늘날 아일랜드의 정당들

공화당(‘피애너 포일’)은 1920년대 이래 아일랜드 정치를 지배한 정당이다. 그러나 2011년 총선 때 권좌에서 쫓겨나듯이 밀려났다. 71개 의석 중 무려 51석을 잃은 것이다.

그 까닭은 2008년에 공화당이 주도한 연립정부가 아일랜드의 은행들을 구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은행가들을 지원하는 대가로 당시 정부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긴축안에 서명하면서 오랜 긴축을 불러 왔다.

또 다른 지배자들의 정당(그러나 공화당보다 부차적인)인 통일아일랜드당(‘피네 게일’)이 2011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때부터 제1당 자격으로 아일랜드 노동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해 집권 중이다.

오늘날 노동당을 향한 사람들의 분노는 깊다. 득표율이 얼마나 떨어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노동당 대표 조앤 버턴은 낙선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좌파 민족주의 정당] 신페인당은 그동안 좌파 정당인 양 비춰지려고 노력해 왔다. 신페인당은 긴축에 반대한다는 미사여구를 늘어놓지만, 실제로는 지배자들의 정당을 향해 자신이 함께 연정을 꾸릴 만한 상대임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다.

아일랜드식 비례대표제 덕분에 소규모 정당들이 원내 진출하기가 좀 더 수월하다.

아일랜드 사회주의노동자당은 ‘이윤보다 인간을’ 선거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윤보다 인간을’은, 사회당이 세운 ‘반긴축동맹’과 전국단위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이번 선거에는 수도세 도입 반대 운동에 참가했던 많은 활동가들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출처 영국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2491호

번역 이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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