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온전히 개인의 선택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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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서 시행하는
그 배경에는 여성들의 지위 변화가 있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 꾸준히 높아져 2009년부터는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을 앞질렀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얻는 것도 당연하게 여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이후 50퍼센트가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30~50대 여성 고용률이 아직 다른 주요 산업국보다 떨어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한국에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보편적 현상이 됐다. 여성 노동자들이 한국 자본주의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노동력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이런 변화는 부분적이고 모순적이다. 노동시장과 가족 등 사회 곳곳에서 여성에 대한 체계적 차별은 유지되고 있다. 오늘날 여성의 몸을 비하하는 성 상품화가 만연해 있다.
그럼에도 수십 년간의 이런 변화가 여성들의 결혼
이처럼 여성의 경제적·정서적 자립성이 높아진 건 좋은 일이다. 여성들이 가정 안에서 가사와 양육에만 얽매여 사는 것은 개인적 성취와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여성들이 더 많이 사회운동에 참가하고 나아가 여성 해방을 위해 싸우는 데서도 좋지 않다.
〈슈퍼맨이 돌아 왔다〉
그러나 국가와 보수주의자들은 여전히 가족에 대한 환상을 부추기고 전통적 가족 가치를 강조한다. 특히 가족의 ‘위기’가 심화될수록 더욱 보수적 가족 가치를 강화하려고 애쓴다.
조혼인율
전 교육부총리 황우여는 집무실에 직원들의 ‘처녀 총각 현황판’을 붙여 놓기까지 했다. ‘좋은 가정을 꾸려야 일도 잘할 수 있다’느니, ‘미혼자가 많은 과장은 국장이 되지 못하게 하겠다’느니 하면서 말이다.
대중매체도 온갖 짝짓기 프로그램, 가상 결혼, 육아 리얼리티 등을 통해 행복한 결혼과 출산을 부추긴다.
위에서 언급한
즉, 청년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결혼 감소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청년들은 높은 청년 실업, 불안정한 일자리, 불투명한 미래 속에 내몰려 있다.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한 ‘N포세대’라고도 불린다.
웨딩컨설팅 업체 듀오웨드가 발표한 ‘2016 결혼 비용 실태 보고서’를 보면, 서울·수도권의 신혼부부가 결혼할 때 쓰는 돈이 평균 2억 7천만 원이다. 주택에 드는 비용이 그중 70퍼센트가량을 차지하고, 예식장, 예물, 예단, 혼수용품에도 1천만~2천만 원이 예사로 들어간다. 여유 있는 부모의 지원 없이 청년들이 스스로 너무 ‘후지지’ 않은 예식장에서 아름답게 결혼하고 서울에 전셋집을 마련해 ‘정상적’으로 신혼을 시작하는 건 불가능하다.
지난해 말 박근혜 정부는 ‘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안식처
저들이 이처럼 결혼과 가족에 대한 실질적 지원은 충분히 하지 않으면서도
물론 노동자들도 가족을 필요로 한다. 가족은 냉혹한 세상의 안식처처럼 여겨진다. 세상이 냉혹해질수록 가족이 구성원들의 정서적·물질적 필요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없게 되지만, 기댈 곳 없는 사람들에게 가족에 대한 욕구와 기대는 더 커진다.
그럼에도 결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언제 누구와 결혼을 할 것인지, 어떻게 가족을 구성할 것인지는 온전하게 개인의 선택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에 얽매일 수밖에 없거나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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