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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안산승무지부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에 맞선 투쟁

철도노조 안산승무지부 노동자들은 지난 8월 1일부터 사복 근무와 휴일근무 거부 등을 해 왔다.

이들은 서울지하철 4호선 구간과 안산선(금정역~오이도역), 과천선(남태령역~금정역), 수인선(오이도역~인천역)을 운행하는 전동차 기관사들인데, 서울역 지하가 아닌 지상에 휴게실 마련할 것, 일부 업무를 외주화한 것을 철회할 것, 9월부터 시행될 열차승무 근무일정표(일명 ‘다이아’) 개악을 철회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근무일정표를 보면, 운전, 정리, 도보, 휴게, 승계, 출고 준비 등 노동자들의 업무와 휴식 시간이 1분 단위로 표시돼 있다. 따라서 근무표를 바꾸는 것은 철도 기관사들의 노동조건, 노동강도와 직결된다.

안산승무지부에 따르면 이번 개악안은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휴일 기준과 단협에 따른 기관사 승무 기준을 위반하고 있다. 기관사들은 야간 운행 시 최대 5시간 11분을 연속으로 운행해야 하고, 식사 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마르크스의 지적처럼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의 1분 1초를 빼앗기 위해 얼마나 기를 쓰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다른 전동차 기관사 지부들이 8월 22일부터 함께 휴일근무를 거부하며 연대에 나서려 하자, 사측은 8월 20일에 서둘러 합의를 했다. 노사 각 3인으로 구성된 노사공동 협의체를 9월부터 3개월간 운영해, 휴게 공간과 근무일정표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며칠 뒤 사측은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 9월 1일부터는 개악된 열차승무 근무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1분 1초

철도공사 사측이 며칠 만에 합의를 파기하자, 안산승무지부는 9월 1일부터 다시 ‘휴일근무’ 거부에 돌입했다. 이들이 휴일에 쉬는 것이 ‘투쟁’인 이유는 인력이 부족해 휴일에도 일을 하지 않으면 전동차 운행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도 인력 부족 때문에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왔는데, 사측은 지금보다 노동강도를 더 강화하려 한다. 따라서 안산승무지부 노동자들이 노동강도 강화에 맞서 투쟁에 나선 것은 정당하다. 이 투쟁은 또한 열차 안전을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

이 투쟁이 승리를 거두면, 안산승무지부 노동자들뿐 아니라 다른 철도 노동자들도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다. 지금 철도공사 사측은 안산승무지부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외주화를 밀어붙이고, 열차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징계를 남발하며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최근 구로승무지부 노동자들도 징계 남발 중단과 사고 방지 조처를 요구하며 투쟁했고, 차량·시설·전기 직종 노동자들도 인력 충원과 외주화 중단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런 투쟁들에서 성과를 거두면, 곧 있을 성과연봉제 저지 파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13년 파업 전에 벌어진 기관사 1인 승무 저지 투쟁 등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 노동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게다가 성과연봉제 도입도 노동규율과 노동강도 강화, 노동시간 연장을 의미한다. 지금 사측이 안산승무 노동자들에게 근무표 개악을 강요하는 것도 같은 목적이다.

한 달 넘게 계속된 안산승무지부 노동자 투쟁이 승리하도록 철도 기층 활동가들이 적극 나서 지지와 연대를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