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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정신보건지부 무기한 단식, 철야 파업 농성에 돌입:
서울시가 전면에 나서 고용안정 보장하라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 조합원들이 파업 22일차인 지난 26일,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 무기한 단식과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은 서울시 정신건강증진센터, 자살예방센터와 각 자치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일하는데, 이를 책임지는 서울시 산하 기관들이 '진짜 사장'이 아니라며 고용안정 협약에 서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자치구들은 서울시가 서명한 협약에도 서명을 거부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대부분 20~30대로 젊다. 보통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하는데, 사용자 측이 경력이 쌓여 호봉이 높아진 노동자들에게 그만두라고 압력을 넣거나, 팀장에서 팀원으로 직급을 낮춰 일하라는 식으로 퇴직 압력을 넣기도 한다.

센터들은 그동안 수당도 삭감해 왔다. 노동자들은 업무 특성상 출장이 잦은데, 센터들이 출장비를 절반으로 깎았다고 한다. 내 돈 내고 출장 가기 싫으면 필요한 출장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출장이 잦은 만큼 사무실 업무를 처리하려면 야근이 거의 필수인데, 한 달 20시간까지 인정하던 야근 수당을 10시간으로 삭감했다. 서울시민들의 정신건강보다는 비용 계산이 앞섰던 것이다.

예산 없다고 숙련 노동자 내보내고, 수당 깎고, 노동자 1명이 평균 1백~1백70여 명의 정신질환자를 담당하게 했다. 이런 판국에 서울에서 조현병 환자의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성병대의 총격과 같은 사건을 예방할 수 있겠는가?

커다란 고용불안 때문에 노동자들은 고용안정 협약을 제대로 체결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지금 박원순 서울시장을 따라다니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그림자 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선주자로 나서려는 박원순 시장은 노동자들의 투쟁이 부담스러웠는지 고용안정 협약에 그 자신은 서명했다. 부시장이 농성장에 찾아와 ‘노력할 테니 그림자 투쟁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각 자치구나 센터는 빠진 채 서울시만 협약을 따로 맺을 경우, 사실상 서울시가 책임을 자치구들에 떠넘기고 나 몰라라 하는 처지에 자신들이 놓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특히 조합원 3백여 명이 25개 구를 각각 상대하는 게 어렵다는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서울시에서 파업하는 노동자들은 없다' 하며 20일 넘도록 파업하는 조합원들을 ‘없는 사람’ 취급한 바 있다.

조합원들은 서울시가 자치구들을 설득해 줄 것을 요구한다. 박원순 시장은 조합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각 자치구들도 서울시가 합의한 고용안정 협약에 즉각 서명해야 한다. 다른 도시에서 일하는 정신보건 노동자들도 이 투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추워지는 날씨에 시청 앞 무기한 단식농성과 철야 농성 투쟁을 전개하는 정신보건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그들에게 연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