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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이사회는 즉각 정유라 입학을 취소하고 비리 교수들 처벌하라!

아래 글은 노동자연대 이대모임이 2016년 11월 24일에 발표한 성명이다.

이화여대

이사회는 즉각 정유라 입학을 취소하고 비리 교수들 처벌하라!

학교 당국은 11월 21일 〈이대학보〉를 통해 남궁곤, 김경숙, 이인성 교수의 보직을 10월 말쯤 해제했다고 밝혔다. 정유라 입학·학사 특혜에 관한 교육부 특별감사를 둔 시점에서 이사회의 책임 면피용으로 이뤄진 조처인 듯하다.

그런데 교육부가 지난 11월 18일 발표한 특별감사 결과는 그동안 의혹으로 제기된 특혜들이 모두 사실이었고 천인공노할 비리들이 더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 줬다. 특혜는 결코 없었다고 부정한 학교 당국의 말이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남궁곤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지시했고, 지침과 달리 정유라가 면접고사장에 금메달을 가져갈 수 있도록 허가했다.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한 교수는 다른 면접위원들에게 정유라보다 서류 점수가 높은 지원자 두 명에게 낮은 점수를 주라고 유도했다.

심지어 정유라는 입학 후 지금까지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고 출석 대체물을 내지 않은 수업에서 출석을 인정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정유라에게 학점 특혜를 줬던 이인성 교수는 ‘글로벌융합문화체험 및 디자인연구’ 수업에선 아예 정유라의 기말 과제물을 대신 만들어서 제출했다. 류철균 교수의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에선 정유라가 기말고사를 보지도 않았는데 시험 답안지가 제출됐다.

평범한 이화여대 학생들 입장에선 억울하고 분한 심정이 들 수밖에 없다. 교육부가 이번 사안으로 학교 쪽에 징계를 요구하거나 검찰에 업무방해죄로 고발한 교수 등 관계자는 18명이나 된다.

학교 당국이 남궁곤, 김경숙, 이인성 교수의 보직 ‘해제’ 사실을 늑장으로 알린 것도 황당하지만, 보직 해제는 보직 교수들의 사퇴서를 수리한 것일 뿐이지 징계가 아니다. 권력에 아첨해 비리를 저지르고 특혜 의혹이 결단코 없었다며 거짓말까지 한 교수들에게 과연 교육자의 자격이 있는가? 게다가 비리를 저지른 교수들은 여전히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교수들 밑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배워야 하나?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어떤 학생이 이화여대에 선뜻 입학하고 싶겠나?

학교법인 이화학당 정관에 따르면 제 4 관 교원징계위원회 조항에 따라 이사회는 교원의 본분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교원을 징계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사회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심지어 교육부가 권고한 정유라 입학 취소마저 아직 소식이 없다.

이렇게 꾸물거릴수록 이사회도 정유라 비리의 일부라는 의혹만 커질 뿐이다. 교육부가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막후 실세’로 꼽혀 온 윤후정 이사가 갑자기 사퇴한 것도 연루된 비리를 묻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한편 교육부의 감사 결과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교육부는 이화여대에 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를 몰아준 사실에 대한 의혹과 책임을 피하려고 이인성, 김경숙 교수 등이 이례적으로 많은 정부 연구 사업을 따낸 것에 대해선 면죄부를 줬다.

그러나 정유라 특혜가 이화여대-최순실-박근혜 정부의 커넥션의 한 고리였다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최근 최경희 전 총장과 비선실세 차은택, 미르 K스포츠 재단 관계자들이 아예 본관 회의실에서 사업 논의를 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부 감사에 이어 비리 교수들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됐지만, 이미 늑장 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에서도 권력자들의 눈치를 보는 검찰이 비리의 '윗선'까지 철저히 캐내는 수사를 할 것이라 믿을 수는 없다.

이화여대에서 비리를 척결하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렇기에 학생들도 계속 행동에 나서야 한다. 이사회는 당장 정유라 입학 취소를 이행하도록, 비리 교수들에게 보직 해제나 감봉 따위가 아닌 파면·해임 등의 중징계를 내려라.

2016.11.24

노동자연대 이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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