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끌어내리고 세월호 진실을 건져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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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 행진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11월 26일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에서 거리 행진에 나선 유가족들. ⓒ이미진

세월호 7시간 이슈와 함께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운동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던 ‘최순실 특검’도 ‘세월호 7시간’을 수사하겠다고 늦게나마 밝혔다.

최근에는 2014년 10월,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시신인양X”, “정부책임, 부담”이라고 적힌 김기춘의 수첩 메모가 폭로됐다.

또 참사 당일 청와대와 해경 본청의 핫라인 통화 기록이 자세히 보도되면서 언론 오보 때문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는 청와대의 비루한 해명조차 거짓이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청와대는 참사 당일에만 해경에 99통의 전화 통화를 하고 10통의 영상 통화를 했다. 문제는 통화말고는 제대로 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세월호 7시간 동안만이 아니라 박근혜의 우선순위는 언제나 평범한 사람들이 아닌 가진 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 있었다. 수명을 훌쩍 넘긴 세월호가 수백 톤의 과적 화물을 싣고 운항할 수 있었던 것도 정부가 선박회사의 이윤을 위해 안전 규제를 풀어 줬기 때문이다. 민영화 등의 정부 정책이 이러한 부패 고리를 강화해 왔다. 또 침몰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인 제주 해군기지 건설용 철근 수백 톤 과적은 정부가 미국의 패권을 도우려고 공사 기한을 무리하게 잡은 데 배경이 있었다.

다시 말해 세월호 참사는 사고 직후의 무책임·무능뿐 아니라 박근혜의 일관된 친기업·친제국주의 정책,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이런 이윤 중심·정경유착 메커니즘이 체육계와 문화계, 의료계에도 퍼져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

세월호 참사의 주범 박근혜 정권이 위기에 처하고, 세월호 7시간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다시 기소권과 수사권을 가진 새로운 특별법 제정에 나서자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정부에 의해 강제 종료된 1기 특별조사위원회의 교훈이다. 11월 7일 세월호 가족협의회 ‘찬호 아빠’ 전명선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답은 분명합니다. 독립적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특조위를 당장 출범시켜야 합니다. 지금은 국가 비상 사태입니다. 국회는 직권상정은 물론이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즉각 특별법 제정에 착수해야 합니다.”

유가족들은 박근혜 퇴진 운동이 엄청난 규모로 벌어지고 있는 지금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에 다가갈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한다. 백 번 옳다. 유가족의 뜻대로, 침몰 중인 박근혜 정권을 완전히 끝장내고 세월호 진실을 인양하는 싸움에 적극 나서자.

야당으로부터 독립적인 운동 건설이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가 활동을 강제로 종료시킨 뒤, 세월호 특조위는 지난 활동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동안 조사 활동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으며 우리가 얻은 결론은 세월호 특별법의 초기 입법 과정에서 쟁론의 대상이 된 수사권, 기소권 논의가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특조위는 “눈앞에 자료를 두고도 확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고, 조사 대상자들이 조사를 거부할 때 이를 제압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다.”(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

2014년 특별법 제정 운동을 시작할 때 세월호 유가족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독립적 진실 규명 기구를 요구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요구를 지지하며 거리 시위에 동참했다. 그러나 정부의 악랄한 방해와 야당의 계속된 배신으로 암초에 부딪혔고, 운동 내 온건파 리더들이 이에 실용주의적으로 타협하면서 원래 요구가 지켜지지 못했다. 당시 세월호 참사 대책회의(현 4·16연대)의 온건파 리더들 다수는 ‘특검 추천 시 유가족 참여 보장’으로 요구 수준을 낮추자며 후퇴했고, 이런 입장을 정당화하려고 여야가 합의한 자료제출 요구권, 청문회권, 동행명령권 등을 매우 큰 성과라고 부풀렸다. (관련 기사: 세월호 참사 반년② 여야 합의안 재평가? 정직해야 한다)

주류 야당들의 기회주의와 배신은 ‘반쪽짜리’ 특별법 야합 이후로도 계속됐다. 더민주당은 올해 4월 총선에서 여소야대가 되면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 호언장담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특조위의 활동 기간을 제멋대로 해석해 강제 종료시키려는 정부에 맞서 특별법을 개정하려는 운동이 벌어졌을 때 더민주당은 세월호 문제를 여야 간 정치 협상에서 쓸 카드 한 장쯤으로 여겼고, 결국 9월 정기국회에서 새누리당이 특별법 개정안을 농해수위 안건조정위로 넘겨, 정부의 강제 종료 시한 이전에 특별법을 개정할 수 없도록 한 것을 사실상 방조했다.

분노한 유가족들이 더민주당 당사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며 싸웠을 때도 더민주당은 ‘노력하겠다’ 둘러대기만 했고, 국민의당은 농성장을 찾아와서 “사실상 개정은 어렵다”고 변명했다.

이처럼 두 야당, 특히 더민주당은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 초점으로 떠오르면 적당히 발을 걸쳤다가 국회 안으로 쟁점을 끌고 들어가 김을 빼는 식으로 운동을 단속해 왔다.

그 결과 하루하루를 그리움과 미안함으로 보내는 유가족들의 눈물 뒤로, 진실 규명 투쟁은 지난 2년 넘게 먼 길을 돌아와야 했던 것이다.

1기 특조위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단호하게 원칙을 지키면서, 야당에 종속되지 말고 독립적으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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