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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박근혜의 구원자?:
박근혜는 방미 말고 퇴진하라

트럼프가 당선한 직후 박근혜는 전화를 걸어 “가까운 장래에 뵙고, 더욱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당선인이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하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회동 의사를 적극 내비쳤다.

당시는 거리에서 1백만 명이 퇴진을 요구하고, 지지율이 5퍼센트로 급추락한 때였다. 즉각 퇴진 요구는 무시하고, 한미동맹을 과시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이를 통해 정치적 위기에서 탈출해 보려는 셈법이다. 지난 4년 동안 “해외 순방”을 정치적 위기 탈출용으로 곧잘 이용하던 낯익은 수법이다.

한국 지배자들은 중요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해 통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다. 전두환은 1981년 1월 레이건이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미국을 방문했다. 1980년 광주학살이 벌어진 지 1년도 채 안 된 시점이었기에, 이 방문은 미국이 전두환을 강력히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박정희도 3선 개헌안 통과 시도 직전 미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지금 박근혜의 위기가 워낙 깊고, 트럼프로서는 박근혜를 서둘러 만날 이유가 크지 않은 탓에 박근혜의 탈출구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가 해야할 일은 방미가 아니라 즉각 퇴진이다. ⓒ사진공동취재단

불순한 목적과 내용

박근혜가 트럼프와 만나려는 의도도 불순하지만 둘이 만나 나눌 대화 내용이라는 것도 노동자와 천대받는 사람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동아시아 불안정을 키울 계획과 정책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려 할 것이 뻔하다. 최근 방위사업청장은 미국이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먼저 “방위분담금 인상을 요청하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시장화를 강화하는 한미FTA 재협상도 의제에 오를 수 있다.

지난 4년간 박근혜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전략을 적극 지지해 왔다.

최근 박근혜가 사드 부지 협상을 타결해 미국의 MD 정책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용 철근 과적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위한 계획의 일부이다.

최근 아베와 트럼프가 만난 것을 보면 박근혜의 노림수를 내다볼 수 있다. 아베는 ‘아베노믹스’를 밀어붙이는 데서 핵심 중 하나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불씨를 어떻게든 살릴 목적으로 트럼프를 서둘러 만났다. TPP는 미국과 일본 등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민영화 확대 등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트럼프가 아베와 회동하고 나서 내년 1월에 TPP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해 아베의 노력은 허사가 됐다.

박근혜는 꼼수 부리지 말고 즉각 퇴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