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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도 박근혜 적폐다

사드 배치 결정은 박근혜가 저지른 친제국주의 정책의 대표 사례다. 그리고 탄핵 가결 후에도 황교안 내각은 사드 배치를 강행하고 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손소희 조직팀장에게 사드 배치에 맞선 현지 투쟁 얘기를 들었다.

지난 여름부터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싸우고 있는 성주 주민들. ⓒ사진 조승진

박근혜 탄핵 후에도 황교안 내각이 사드 배치를 6개월 (2017년 5월)끝내겠다며 서두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근혜 퇴진 요구는 박근혜가 해 온 일을 모두 멈추라는 요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황교안 총리 체제에서 국방부는 환경영향평가마저 생략한 채 [사드 기지] 공사를 조기에 강행하려 합니다. 박근혜식 국정 운영이 계속된다는 증거입니다. 황교안 총리는 아무런 정당성도 없습니다.

그리고 사드 배치가 미국의 압력으로 진행된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 아닙니까? 내년 5월 안에 배치하겠다는 것은 정작 이 땅 주민의 의중은 미국의 안중에도 없다는 걸 보여 주는 거죠.

사드 배치 발표 직후 황교안이 성주를 방문했을 많은 성주 군민들이 분노했다고 기억합니다. 황교안은 ‘외부세력’, ‘사드 괴담’ 운운하면서 성주 군민의 분노를 왜곡했습니다.

7월 15일이었죠. 갑작스럽게 사드 배치를 통고하고서 황교안 총리가 성주로 왔죠. 일부러 내려와, 자신들은 할 도리를 다 했다는 명분을 만들고 싶어 했던 것 같아요.

당시 우리 성주 사람들은 너무 분노했어요. 어떻게 그러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 당장 우리 집이 폭탄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됐는데 말입니다. 총리가 내려와 허리를 굽히면서도 ‘사드는 배치해야 한다’고 하니 화를 돋운 셈이죠. 그래서 군민들이 6시간 동안 [총리의] 차를 막아 세웠던 것이고요.

결국 황교안 총리는 국방부 장관과 함께 도주했죠. 심지어 총리가 탄 차는 아이 세 명이 타고 있던 차를 받아 놓고도 뺑소니를 치면서 황급하게 도망갔어요.

그 뒤 엄청 많은 주민이 경찰 조사를 받았어요. 물론 저도 조사를 받았고요. ‘외부세력’ 프레임을 걸려고 했던 것 같아요.

성주 사드 포대는 미사일방어 시스템의 최전방 척후병으로 기능하게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민들이 사드 배치로 느끼는 불안감은 어느 정도인가요?

처음 발표된 배치 지역은 성산포대였는데, 이제는 초전면으로 바뀌었어요. 그러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해요.

무엇보다 동북아의 긴장이 높아질 때 이 지역에 미칠 파장을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그 공포는 여전히 커요. 사드를 흔히 CCTV라고 하지 않나요. 도둑이 들어왔을 때 흔히 그렇듯이 CCTV를 먼저 부수고 들어오잖아요. 우리 지역이 가장 먼저 공격을 받게 되는 셈이 되죠.

그리고 미군 부대가 들어오잖아요. 미군 부대가 주변 출입을 통제하겠죠. 미군의 출입 허가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암담하죠. 불안과 공포를 안고 살아가는 거잖아요.

9월 29일 사드 부지가 초전면으로 발표되자 [초전면] 소성리 할머니들은 하루 종일 우시면서 불안에 떠셨어요. 다행히 초전면 투쟁위가 별도로 구성됐고 초전면에서 매일 촛불을 밝히고 있어요. 그 이후 어르신들의 표정이 많이 밝아졌어요. 원불교·성주·김천 분들의 연대로 소성리 분들이 힘을 많이 얻었어요.

박근혜 정부는 성주와 김천 주민들이 끝까지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오판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주민들이 끈질기게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초반 대응을 잘했어요. 성주 군수는 사드 부지 확정 발표될 때까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정부한테 뒤통수를 맞은 거죠. 성주 사람들이 성주 군청 앞에 자연스럽게 많이 모였어요.

그러나 우리는 독자적으로 선전물도 만들었어요. 안전한 먹거리에 관한 정보를 나누는 [주민] 카톡방이 있었어요. 카톡방에 모일 수 있는 최대치가 1천3백18명이에요. 그래서 소식지 이름에 “1318”이 있었던 거죠. 거기서 많은 정보를 함께 공유했죠. 주민들은 그 선전 내용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지금도 얘기해요. 촛불 규모가 초기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사드가 좋다고 생각하는 분은 거의 없어요.

물론 전국의 많은 사회단체들이 사드를 반박하는 여러 자료들과 주장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에 이게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탄핵 가결 이후, 박근혜 정부 4동안 추진된 온갖 나쁜 정책들을 청산하자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도 청산돼야 나쁜 정책의 하나일 같은데요.

[12월 17일] 8차 촛불에 소성리 어머님께서 [광화문] 본무대 발언을 하십니다. 사드 배치 철회가 광화문 촛불에서 외쳐지기를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사드 문제를 과제로 제출한다면 이 싸움은 성주와 김천의 싸움만이 아니게 되죠. 전국의 투쟁, 무엇보다 서울에서 강력한 문제 제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사드 배치 철회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지금 [민주당 등] 야당 입장이 불분명해요. [사드] 폐기 입장이 아니죠. ‘다음 정권으로 넘기겠다’는 것은 사드 배치의 여지를 남겨 놓는 것 아닌가요? 여지를 남겨 놓아서는 안 됩니다.

다음주[12월 21일]에 트랙터 시위가 있어요. 이를 지지해 전국에서 평화버스가 조직되고 있고요. 함부로 공사를 시작할 수 없게 하겠다는 군민들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민들이 사드를 결단코 반대함을 국민에게 보여드리는 게 저희 임무이지만, 이는 결코 우리만의 싸움이 아니고 국민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항상 분명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터뷰·정리 김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