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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정유라 대리 시험 지시, 증거 인멸, 협박...:
류철균과 비리 교수들을 철저히 처벌하라

‘최순실’ 특검이 지난 2일 류철균 이화여대 교수를 긴급 체포했다. 류철균이 조교를 협박해서 정유라의 시험 답안지를 대리 작성하게 했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그것도 교육부가 감사에 착수한 2016년 10월에 답안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정유라가 시험을 치지도 않았는데 점수를 준 사실을 인멸하려 한 것이다.

그는 난색을 표하는 조교에게 논문 심사권한을 내세우며 협박했다. 그런 짓을 하면서도 비슷한 시기에 한 〈뉴스타파〉와 한 인터뷰에서는 “정유라가 오프라인 시험에 직접 출석해서 시험지를 제출했다”며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학계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알량한 권위와 교수 권한으로 조교를 협박하고, 권력자 자녀에게 특혜를 준 것이다.

심지어 특검 조사에서 류철균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 학장이 부탁해서 어쩔 수 없었고, “정유라가 정윤회 딸이라는 이유로 왕따를 당해 도와 준 것”, “조교들도 공범”이라며 변명했다. 교육자 자격만이 아니라 인간 됨됨이도 땅에 떨어진 자인 듯하다.

류철균 교수는 지난해 교육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무료 공개강의에서 ‘딸이 강간 당할까 봐 걱정하는 것은 소시민적 생각’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화여대 학생들이 분개하게 만든 자이기도 하다.

이화여대 이사회는 이런 자의 말을 모두 받아들여 “부정행위를 방지하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만 문책하며 경징계를 하라고 학교에 권고했다. 이사회 감사가 “꼬리 자르기”에 그쳤다는 지적이 옳았던 것이다.

이화여대 이사회는 ‘조직적 특혜’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유라는 2016년 1학기에만 류철균을 포함해 교수 7명을 만나 학점 잘 받는 법에 관한 특별 ‘코치’를 받았다(김병욱 더민주 의원). 수백 명이 들어가는 ‘대형’ 강의를 듣고 형식적인 ‘지도’교수 면담을 하는 평범한 이화여대 학생들은 꿈도 못 꾸는 특혜다.

폴리페서

새롭게 폭로된 류철균 교수의 만행은 지난 번 교육부와 이화여대 이사회의 감사가 부실했다는 걸 보여 준다. 두 감사에서는 류철균 교수를 포함해 정권과 유착된 ‘폴리페서’들이 챙긴 특혜를 덮어 버렸다.

류철균 교수는 박근혜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였다. 그는 박정희를 찬양하는 《인간의 길》의 저자로, 필명 이인화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류철균 교수는 2014년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차은택과 함께 활동했고, 2015년엔 노동계 ‘미르재단’으로 불리는 청년희망재단의 이사로 선정됐다.

또 정부가 게임기업들에게 돈을 걷어 만든 게임문화재단의 이사로 있으면서 인문학적 콘텐츠를 이용해 게임 상품을 만드는 등 인문학을 상품화하는 데 앞장섰다. 그런 학문을 위해 탄생한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의 융합콘텐츠학과 학장이기도 했다.

류철균 교수를 비롯해 비리 교수들이 신산업융합대학에서 한 자리씩 꿰차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학교 당국이 학과 구조조정을 통해 대다수 평범한 학생들의 미래는 불안정성과 취업률 경쟁 속으로 내던질 때, 일부 교수들은 정부와 유착해 득을 봤다.

류철균 교수를 비롯한 비리 교수들을 철저히 단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