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육청은 영전강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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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교육감이 1년 전에 합의했던 영어회화전문강사(이하 영전강) 고용 보장 약속을 어겨, 영전강 노동자의 고용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석문 제주 교육감은 이미 2015년 12월 31일에도 4년 만료 영전강의 재계약을 지양하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내, 2016~19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제주 영전강 노동자 1백19명을 해고하려고 한 바 있다. 이석문 교육감은 영어 공교육 내실화를 위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광주에서 5년간 일한 영전강 노동자의 해고가 부당하다는 중노위의 판결이 나온 시점에서 발표한 조처여서 사실은 영전강의 무기계약직화를 회피하려 한 것으로 보였다. 이에 분노한 제주 영전강 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에 교육청 앞 천막 농성 투쟁을 벌여 영전강 해고 방침을 꺾어 놓은 바 있다.

△지난해 제주 교육청 앞에서 농성 투쟁을 벌여 영어회화전문강사 해고 방침을 꺾어 놓았던 노동자들 ⓒ사진 출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그런데 1년 만에 제주 지역에서 해고 위협에 처한 영전강 노동자가 다시 발생했다. 대정중학교에서다. 대정중학교는 교육과정상 영전강을 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교육감은 학교장 재량이라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대정중학교의 수업시수나 학생 수가 감소된 것이 아니며,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교사가 더 많이 필요하다. 게다가 지난해 제주교육청은 영전강 노동자들과의 합의문에서 “교육청은 자연 감소 시 수업시수 확보 노력 및 공백이 발생한 학교에 배치하도록 노력”하고, “4년 근무 종료자의 신규 채용은 학교 단위에서 책임지도록 노력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즉, 영전강 해고 사태에 있어 책임자는 분명히 교육감인 것이다.

이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해당 영전강 노동자는 1월 4일 제주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했다. 교육청은 항의 서한을 교육감에게 직접 전달하려 한 영전강 노동자를 교육청이 문전박대했다.

만일 제주 교육감이 이번 영전강 해고 사태를 외면한다면, 올해 2월 말에 계약이 만료되는 제주 영전강 노동자 22명의 재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영전강 같은 비정규직 강사를 쉽게 쓰고 버리는 행태야말로 진보교육감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제주 교육청과 대정중학교는 영전강 노동자의 해고 방침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한편, 매년 이맘때면 전국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 칼바람에 시달린다. 교육공무직본부 측에 따르면, 올해는 고용 문제의 절반 이상을 영전강이 차지할 정도로 영전강의 고용 불안이 유난하다.

최근 영전강 고용 불안이 다시 커지는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행정소송 1심 재판에서 영전강 해고는 부당하다는 광주 중노위 결정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인 듯하다. 지역 교육청들이 이 판결을 악용해 영전강 고용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대구, 인천, 부산 등의 지역 교육청이 영전강을 신규 채용 형태로 공고하며 이미 고용된 영전강의 재계약을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매년 늘어나는 영전강 고용 불안 문제는 제주만의 일도 아니다.

다른 한편, 지난해 말 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육공무직법’은 부칙 2조 4항(교원자격증 소지자는 정규직 교사로 채용 노력)이 논란이 돼, 한 달도 안 돼 발의가 철회된 바 있다. 그러나 영전강 같은 비정규직 강사들의 고용을 안정화할 방안이 필요하다. 강사를 비롯한 학교비정규직이 매년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면, 교육 과정을 안정적으로 이어 가기 어렵다.

 특히 학교비정규직 제도는 청산돼야 할 ‘적폐’임이 분명하지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그 제도의 피해자 중 하나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우리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해야 한다. 잘못된 정책에 맞서 정규직 교사들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을 지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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