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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성명:
서울대는 학생 징계 시도 중단하고, 시흥캠퍼스 즉각 철회하라

이 글은 1월 17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이 발표한 성명이다.

지난 1월 10일 서울대 본부를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이 점거자 총회를 열어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해 본부 점거를 유지하고 연대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점거 유지, 연대 확대”를 결정하자 학교 당국은 학생들에게 징계 협박을 시작했다.

학교 측은 학생 29명을 징계하겠다며 절차에 착수했다. 또 학생들이 본부 점거로 학교 업무를 방해하고 동아리 공연 연습을 하는 등 본부를 동아리 방으로 활용하는 것도 “형사처벌”을 받고 “손해배상” 해야 할 징계 사유라고 협박하고 있다. 1월 16일 오후 2시까지 학생들이 본부에서 나가지 않으면 “대학본부 폐쇄 조치 등”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장기화되는 점거에 책임을 지고 학생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것은 성낙인 총장과 학교 측이다. 성낙인 총장은 학생들뿐 아니라 직원이나 평교수들에게도 전혀 알리지 않고 기습적으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해 이 모든 문제를 만들었다. 본부 점거가 1백 일이 됐지만 학생들의 요구에 어떤 진지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그러기는커녕 점거 학생들의 학부모들에게까지 회유와 협박을 시도하는 등 비열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학생들의 점거 투쟁은 완전히 정당하다. 시흥캠퍼스는 시흥시의 신도시 개발 과정의 부동산 투기와 연계돼 추진된 사업이다. 서울대는 이름값을 팔고 수천억 원에 달하는 캠퍼스 건설 비용을 지원받는다고 하지만, 이 사업에서 교육이라는 목적은 찾기 힘들다.

이런 사업을 위해 서울대에서 2시간이나 떨어진 시흥시에 기숙사를 짓고, 학생 수천 명을 보내겠다는 계획에 반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게다가 20만 평에 달하는 대규모 캠퍼스의 조성·운영 비용은 결국 등록금 인상이나 교직원 처우 악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학교 당국은 대학 운영을 위해 기업과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문과 교육은 더욱 기업에 종속되고, 대학의 기업화는 가속화될 것이다.

서울대는 2011년에 법인화한 이후 수익성 중심의 대학 운영을 강화해 왔다. 이런 서울대의 문제는 단지 서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자유주의적으로 변해 온 한국 대학 교육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학교 측이 최근 온갖 협박을 벌이는 이유는 이를 통해 학생들을 위축시켜 연대 확대를 차단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 측의 문제를 알려 나가며 여러 단체와 인사들에게 연서명을 받는 등 사회적 연대를 모으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서울대 점거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 서울대 당국은 징계 협박 중단하고 시흥캠퍼스 추진 즉각 철회하라.

2017년 1월 17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