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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징계시도 중단·시흥캠퍼스 철회 위한 연대 단체 기자회견:
전국 75개 시민·사회·노동 단체가 서울대 점거 지지를 표명하다

대학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시흥캠퍼스 추진에 맞선 서울대 학생들의 점거 투쟁이 108일째 이어지고 있다. 학교 당국은 정당한 투쟁을 벌이는 학생들에게 29명 무더기 징계를 시도하고 있다. 게다가 학교 당국과 보수 언론들은 지난 1월 23일 학생들이 학사위원회(총장, 단과대 학장 참여)에 찾아가 징계 시도 중단을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학생·교수 간 실랑이를 “교수 감금”이라며 왜곡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성낙인 총장에 맞서 굳건히 점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서울대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엄호하기 위해 열렸다.

1월 25일 서울대 징계시도 중단과 시흥캠퍼스 철회를 위한 시민·사회·노동 단체 연대 기자회견

기자회견에는 서울대 민교협 소속 박배균 · 최갑수 교수,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학교지부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관악동작지회 등 노동계, 정의당 관악구위원회 · 민중연합당 관악구위원회 등 정당, 노동자연대 · 사회변혁노동자당 등 정치 단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와 서울대 본부점거본부 등이 참가했다. 기자회견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전국교수노동조합 또한 서울대 학생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표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노중기 위원장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서울대 학생들의 점거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표하고, 학교 당국의 징계 시도도 규탄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은 손가락이 얼어붙는 추운 날씨였음에도 50여 명이 모여 활력 있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실시협약 철회하라, 본부점거 정당하다, 징계시도 중단하라’고 힘차게 외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본부 점거 투쟁 정당하다"

첫 발언은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박진 공동상황실장이 했다. 서울대 학생들은, 교육보다 부동산 투자와 기업의 입맛에 맞는 대학 만들기에 여념 없는 성낙인 총장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생명보다 기업의 이윤을 중시해 온 박근혜와 꼭 닮아 있다고 주장해 왔다. 박진 공동상황실장은 시흥캠퍼스 문제가 “서울대 법인화 이후 교육에 시장논리를 들이밀어” 생긴 문제임을 지적하고,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은 본관을 점거하고 싸우는 서울대 학생들의 마음과 통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저항 자체를 무조건 징계하고, 입을 닥치라고 하는 것은 박근혜 체제와 같다” 하고 말했다.

기자회견 당일, 서울대학교 민교협은 학생 징계 시도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대 민교협 소속 박배균·최갑수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이 성명을 낭독했다. 성명 낭독에 앞서 최갑수 교수는 “대학이 교육기관인데, 본부가 사법기구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징계 시도를 비판했다.

대학공공성강화를 위한 전국대학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 소속이자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임순광 위원장(개인자격)은 시흥캠퍼스의 문제를 조목조목 폭로했다.

“자본주의 하에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하나의 영리조직으로 활동하는 것이 대학의 기업화이다. 만약 시흥캠퍼스 건이 그대로 강행돼 하나의 모델이 된다면 다른 대학들도 보고 배울 것이다. 그래서 서울대부터 뻗쳐나가는 걸 막아야 한다.

“내가 대학에 다닐 때(1990년대) 대학 기업화가 본격화됐다. 처음에는 주차장부터 시작됐는데, 학교 숲들을 다 없애고 주차장을 짓고 주차료를 받았다. 그 다음은 건물을 새로 짓고 상업용 시설로 만드는 것이었다. … 부산대는 쇼핑센터가 생겼다. 대구 가톨릭대는 펀드 투기도 했다. 이름을 알만한 수많은 대학들이 그런 방법으로 등록금 올리고, 적립금 쌓고 다른 곳에서 기부받아 투기를 한다. 이런 방식으로 급기야 다른 도시 부동산 문제까지 야기하는 시흥캠퍼스까지 왔다. 힘들더라도 이 길을 끝까지 완주한다면 승리할 것이다.”

임순광 위원장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진행된 서울대본부점거본부 간담회 자리에서 비정규교수노조 등 여러 단체들의 지지 성명 발표도 제안해 보겠다고 해, 농성 중인 학생들에게 큰 힘을 줬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조교 대표 송혜련 교육부장도 “학생들이 대학교육에 대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벌인 이 싸움에서 승리했으면 좋겠고, 대학노조 서울대지부도 함께 끝까지 연대할 것을 약속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사회단체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사회변혁노동자당 조희주 대표는 “이 투쟁은 서울대만의 투쟁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투쟁이다”라고 강조하면서 서울대 당국이 “실시협약 철회뿐 아니라 징계 시도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자연대 김지윤 활동가는 “학생들이 대학 기업화에 맞서서 투쟁하는 것은 학문의 자유와 학생들의 경쟁 강화를 막기 위한 투쟁이고 학내 구성원들의 처지 악화 시도에 맞선 투쟁”이고, “점거투쟁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야말로 대학을 대학답게 만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자랑스러운 학생들”이라며 점거 농성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연대

마지막으로 서울대본부점거운동 본부 정책팀장 이시헌 학생이 연대 및 지지 서명 1차 결과를 발표했다. “일주일 남짓한 짧은 기간 동안 무려 시민 3천여 명과 80여 단체가 서울대 학생들의 점거 농성을 엄호하는 연서명에 참여했다”는 고무적인 소식이었다.(관련 기사: 심상정 대표, 장하나 전 의원, 박노자·최갑수 교수 등 “서울대 학생들의 점거 농성 정당하다”)

이시헌 정책팀장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비롯해 박노자, 최갑수 교수, 박근혜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드배치 반대 성주투쟁위원회 부위원장,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상임위원,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 여러 개인과 단체들이 참여했다”면서 “이것은 ‘소수에 의해서만 점거가 유지되고 있다’는 성낙인 총장의 말은 스스로 원하는 것일 뿐 전혀 사실이 아님을 보여 준다”고 해 큰 호응을 받았다. 그리고 “서울대 안팎에서 지지를 보내주고 있는 국민들의 염원에 호응해서 실시협약이 철회될 때까지 점거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참가자들은 학교 당국이 보낸 ‘경고문’을 찢고, ‘성낙인’, ‘시흥캠퍼스’, ‘징계 시도’, ‘단전단수’ 등이 적힌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서울대 학생들의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 앞으로 연대와 지지가 더욱더 확산되면 좋을 것이다. 서울대 학생들의 투쟁을 지지·엄호하는 움직임에 적극 동참하자.

학교 당국이 보낸 ‘경고문’을 찢고 있는 참가자들.
‘성낙인’, ‘시흥캠퍼스’, ‘징계 시도’, ‘단전단수’ 등이 적힌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는 참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