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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행정명령’은 인종차별적 공격의 시작

1월 넷째 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공격이 극으로 치달았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나라 7곳에서 미국으로 오는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한 것이다.

성차별적 편견과 함께 인종차별 편견은 트럼프가 대선 때 쓴 주무기였다.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가면 좀 나아지겠지 하던 일말의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1월 29일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벌어진 '무슬림 입국 금지' 행정명령 항의 시위

트럼프는 ‘무슬림 입국 금지’ 운운하며 1월 29일에 이렇게 말했다. “공항에 무슬림들이 있다. 온갖 곳에 무슬림들이 있다. 우리는 매우 엄격하게 그들을 막을 것이다.”

백악관 고위 관료 한 명은 이렇게 덧붙였다. “이것은 개별 정책 실행의 면에서 정말 엄청난 성공 스토리이다.”

이 “엄청난 성공”은 미국 공항들에 1백9명이 억류되는 사태와 미국행 비행기에서 1백79명이 강제로 하차되는 사태를 낳았다.

트럼프가 아래로부터의 저항에 부딪히지 않는다면, 그는 앞으로도 지독한 이간질 공격을 계속 자행할 것이다.

다행히도 트럼프의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공항 주변에서 시위를 벌였고, 트럼프를 반대하는 ‘여성 행진’에는 수십만 명이 참가했다.

이런 저항의 압력 때문에 정치인과 사법부가 트럼프를 공개 비판했다.

뉴욕 연방법원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의 효과를 일시 중지시키는 판결을 내렸다.(행정명령에 관해서는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오.)

그러나 관세국경보호청 직원들은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사람들을 억류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돈 바이어는 “하원의원 네 명이 관세국경보호청 직원들에게 연방법원 명령을 따르라고 요구했지만 [오히려 의원들이 직원들에 의해] 쫓겨났다”고 말했다.

트럼프에 맞선 저항은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또, 노동계급 사람들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이 혹독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항이 끈질겨야 한다.

1월 27일 트럼프는 미국 영주권자의 미국 입국조차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월 29일 트럼프의 비서실장 라인스 프리버스는 이 조처에서는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데에 더해서,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도 늘리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2천 마일(약 3천2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장벽을 건설하려 한다.

트럼프는 이 장벽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 곳곳에 세운 장벽에 비유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트럼프에게 찬사를 보냈다. 이스라엘의 장벽을 세운 기업 ‘마갈 시큐리티 시스템즈’는 트럼프 장벽 건설 계약을 따내려고 애쓰고 있다.

트럼프의 악독한 정치는 곧 국제적 정치 위기를 낳을 것이다. 운동은 그 위기를 이용해 트럼프의 정치에 맞서 진정한 대안을 위해 싸울 수 있다.


곤경에 빠진 미국 기득권층

트럼프가 대선 공약을 완고하게 밀어붙이자 미국 지배계급 내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도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행정명령을 비판했다.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IT기업의 기업주들도 트럼프를 공개 비판했다.

그러나 그들은 버락 오바마가 2011년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폭격하면서 이라크인들의 [미국] 이민을 제한했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은 미국이 리비아를 쑥대밭으로 만들 때도 침묵했다.

그들은 그저 트럼프가 지난 30여 년 동안 자본가들이 지켜 온 신자유주의적 규칙을 벗어나려는 것에만 반대할 뿐이다.

트럼프는 환태평양전략적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철수하며 많은 기업주들을 화나게 했다.

트럼프는 측근들을 기용해 정부의 입지를 다지려 한다.

트럼프는 ‘무슬림 입국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백악관 수석 전략관 스티브 배넌을 국가안전보장회의로 불러들였다. 배넌은 백인 우월주의자이고 파시스트에 공감하는 인물이다.


행정명령은 무엇일까?

트럼프가 행정명령을 이용해 정책을 추진한 것은 큰 논란을 낳고 있다.

행정명령은 미국 정치의 오래된 특징적 요소다.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이용해 의회의 승인 없이도 입법 행위를 할 수있다.

그러나 행정명령은 트럼프가 반대자들을 향해 마음대로 쏠 수 있는 마법의 총알은 아니다. 정치에서 많은 일이 그렇듯이 이 문제도 결국에는 권력 문제로 이어진다.

거리의 운동은 트럼프로 하여금 몇몇 세부사항에서 물러서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민주당 정치인들이 뭔가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민주당 소속 주(州) 검사 16명은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행정명령이 위헌이라고 선언했다.

주지사, 시장, 심지어 경찰국장들도 이민자 “보호 도시”를 없애라는 트럼프의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고 했다.

로스엔젤레스 시 경찰국장은 [이민자] 강제 추방을 늘리라는 요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53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