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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발사:
이를 반격의 기회로 삼으려는 정권과 우익의 거짓말에 넘어가지 말라

12일 오전 북한이 중장거리미사일인 ‘북극성-2’를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이동식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북한은 미국의 감시와 요격 체계를 의식해 자신들의 미사일 능력이 향상됐음을 과시했다. 김정은이 트럼프한테 잽을 날린 셈이다.

그 전날(11일) 수도 서울에서 75만 명이 거리로 나오는 등 정권 퇴진 운동이 다시금 기세를 높이는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운동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고려하지 않는 북한의 행동을 보면 북한이 진정한 사회주의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제국주의에 대한 (비효과적인) 저항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 트럼프 정부가 사드 배치 강행, 대북 제재 강화 등을 거론하며 대북 압박을 강화할 듯하자, 또 미·일 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이 나온 것을 겨냥해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듯하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아베는 동맹 강화를 다짐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포기 촉구’,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언급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는 미사일 발사에 즉시 대응했다. 발사 4시간 만에 기자회견에 나서 아베와 함께 북한을 비난한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일 관계에서 트럼프가 미국의 전통적인 대외정책 노선을 따랐다고 보도하며, 그 사례의 하나로 트럼프가 아베와 함께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것을 들었다.

트럼프도 전임 오바마 정부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중국을 겨냥한 자신의 대외정책과 군사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할 것이다. 백악관 정책고문 스티븐 밀러는 동맹 강화와 대대적인 ‘미군 재건(군비 증강)’을 비롯해 북한에 더 강력한 신호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그리 되면 북한은 미국의 대북 압박 강화에 대응해 한국 대선을 앞뒤로 한 때 등 효과가 가장 클 때를 노려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시도할 공산이 있다.

진보·좌파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지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빌미로 미국이 자신의 패권 강화를 시도하는 것에 반대해야 한다. 이에 한국 정부가 협력하는 것에도 반대해야 한다. 그중에는 당연히 사드 배치 반대 같은 당면 쟁점이 포함돼야 한다.

특히, 박근혜 정권과 우익이 북한 ‘위협’을 빌미로 촛불을 약화시켜 공격하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황교안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면서부터 안보를 강조해 왔고, 이번에도 북한을 향해 “강력한 응징”을 다짐하고 있다. 이것은 국내 여론을 겨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우익들도 경제와 안보가 위기인 상황에서 체제 안정이 우선이라며 촛불집회를 비난해 왔다. 아마 우익들은 북한 ‘위협’을 3월 1일 우익 집회 등 대규모 동원과도 연결시키려 할 것이다.

한국의 미국 대외 정책 협력, 그리고 정권과 우익의 준동을 제압하려면 더 많은 대중이 투쟁에 동참해야 한다. 노동자들의 참여가 강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