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주 출신답게 시장주의자 면모 강화하는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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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을 높이 올린 안철수의 대선 포스터가 화제다. 안철수는 “
정주영을 연상시키는 건 선거 포스터만이 아니다. 시장주의를 찬양하는 ‘자수성가 기업주’라는 점도 닮았다. 또한 부인 김미경의 서울대 교수직 1+1 특혜 채용 의혹, 의원실 보좌관에 대한 갑질 논란, 포스코 사외이사 활동 논란 등은 그가 체질화된 특권층임도 보여 준다.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특강을 한 안철수는 “기업이 무슨 죄가 있나. 아주 극소수의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나쁜 것”이라며 촛불운동으로 확산된 재벌 총수들에 대한 반감을 우려했다. 국민 안전을 우선시하겠다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세월호 출발지인 인천항을 방문했지만, 곧바로 인근 해군부대로 가서 안보를 강조했다. 또한 기업의 돈벌이를 위해 각종 안전 규제를 푸는 ‘규제프리존’을 가장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안철수는 부자 증세를 반대하고 고용 확대 책임은 민간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공공부문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도 “국가부도행 특급열차”라며 악담을 퍼붓는다.
그러나 투자를 늘리기 힘든 경제불황 시기에 일자리 창출을 기업에게 맡기자는 건, 국가의 직간접적 지원이 기업과 기업주들에게 집중될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 담론은 구 여권의 기만 살려 줄 뿐이다.
최근 ‘국공립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 반대’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지난해 4월 기준으로 한국의 국공립 유치원 이용률은 24.2퍼센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
안철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 첫머리에 국방비를 국내총생산
안철수의 이런 계급적 기반과 행보는 캠프 영입 인사에서도 엿보인다. 안철수는 최근 재벌을 편들고 세월호를 비아냥거리던
기업주 출신답게 실용주의적 처신도 돋보인다. 한때 박근혜 후계자를 자처했던 친미·친제국주의 반기문의 팬클럽이 안철수 지지를 선언하자 반기문에게 ‘외교 특사’를 맡기겠다고도 한다. 극우 논객 조갑제가 민주당 정권은 막자며 지지한다고 하는데도, 이 끔찍한 자들의 지지 선언을 즐길 뿐이다.
이러한 비판에 안철수는 “저를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비판했는데, 그건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한마디로 조갑제도 존중받을 국민이란 말이다.
박근혜 퇴진을 비교적 초기에 주장했지만, 촛불 대중에게 안철수의 상승세가 정권 교체 염원에 걸맞지 않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이런 안철수가 한때 ‘개혁을 가장 잘할 것 같은 정치인’으로 언급됐던 것은 그만큼 새누리당, 민주당 등 기성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안철수가 그런 염원을 실현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점차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