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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문재인의 ‘동성애 반대’ 발언 규탄한다
문재인에게 항의한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 즉각 석방하라

오늘(4월 26일)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 13명이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문재인 국방안보 1천 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다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됐다.

이 활동가들은 어제 JTBC 대선토론에서 문재인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말한 것에 항의하며 “왜 내 존재를 반대하느냐”, “참여정부가 약속한 차별금지법 공약하라” 등을 외치고 문재인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는 어제 대선토론을 보고 분노한 성소수자들을 대변한 정당한 행동이었다. 이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

JTBC 대선토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 홍준표는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킨다느니, “동성애 때문에 대한민국에 에이즈가 창궐”한다느니 하는 혐오 발언들을 쏟아 내며 문재인에게 ‘동성애에 반대하느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강간미수 공범인 홍준표가 대선 후보랍시고 TV 토론에 나온 것만으로도 역겨운데, 동성애 혐오 조장 발언을 쏟아 내는 것을 보노라니 많은 사람들이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 대선 후보 문재인은 이런 헛소리를 반박하기는커녕 자신도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인권 변호사’를 자처하는 그가 공식석상에서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한 것에 특히 사람들의 분노가 컸다.

그러나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잘 지적했듯이 동성애는 찬성이나 반대를 묻고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성애에 대해서 찬성이냐 반대냐를 묻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성적지향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특성이다.

문재인이 “동성애 차별에는 반대”하지만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말한 것도 명백히 모순이다. 한국의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온갖 천대와 멸시의 눈총 속에 살아가고, 이성애자라면 누구나 누리는 법·제도적 권리에서 배제되는 차별을 받는다. 동성결혼도 그중 하나다. 김조광수·김승환 부부의 혼인신고서는 법원에서 계속 거부되고 있다.

지금 육군에서는 군형법92조의6을 근거로 동성애자 군인들을 색출하고 처벌하고 있다. 이런 차별적 법·제도 개선에 반대하면서 “차별에는 반대한다”고 말하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문재인이 이번 대선 기간 내내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를 거부해 온 것도 그가 말하는 “차별 반대”가 얼마나 말뿐인지를 보여 준다.

성소수자들은 이번 조기 대선을 만들었던 촛불의 일부였다. 촛불은 불평등과 차별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염원이었다. 그런데 그 촛불의 덕으로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오른 문재인이 여러 문제에서 뒤통수를 치고 실망을 안기고 있다.

문재인에게 항의한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 13인의 행동은 완전히 정당하다. 이들은 즉각 석방돼야 한다. 문재인은 “동성애 반대”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철회해야 한다.

2017년 4월 26일
노동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