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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비정규직 양산하는 ‘악마의 일터’ 만도헬라에 맞서:
비정규직노동자들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

5월 30일 금속노조 인천지부 만도헬라비정규직지회 비정규직 노동자 72명이 ‘무기한 지명파업’에 들어갔다. 원청인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이하 만도헬라)와의 도급 계약 해지를 핑계로 하청업체인 서울커뮤니케이션이 일방적으로 노동 조건을 악화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노동조합 주요 간부들이 포함된 일부 부서를 폐지·축소해 강제 전환 배치하려고도 한다.

파업 노동자들이 공장 정문 앞에서 규탄 행동을 하고 있다. ⓒ유병규

만도헬라는 지난 2008년 만도그룹과 독일 헬라사가 절반씩 출자한 합작기업이다. 자동차용 전자제어장치와 센서 등 ‘최첨단’ 부품을 만드는 자동차부품회사다. 만도그룹 내 자동차부품회사 중 ‘알짜기업’이기도 하다. 첫 제품 생산을 시작한 2010년 2백53억 원이던 매출액이 2016년에는 4천8백23억 원으로 급성장했고 당기순익만 3백2억 원이었다.

반면, 만도헬라는 생산직 노동자가 1백 퍼센트 비정규직인 사업장으로 악명이 높다. 노동자들은 ‘정규직 0명, 악마의 일터’라고 부르고 있다. “지난 7~8년간 회사의 급성장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던 것이다.”(만도헬라비정규직지회 배태민 지회장)

이 노동자들이 생산을 1백 퍼센트 책임져 왔다. 만도헬라 원청이 “라인별로 연간·월간·일간 생산계획을 세우고 생산량·가동시간·생산인원·근무시간을 결정했다. 원청 관리자가 현장에서 업무를 직접 지시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불법 파견’ 소지도 크다.

그동안 노동자들은 주야 맞교대로 장시간·심야노동을 해야 했다. 여기에 연장 근로, 주말 특근 등으로 주당 평균 69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왔다. 만도헬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년 노동시간이 연 3천5백88시간이다.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은 한국의 평균노동시간(2015년 기준 2천1백13시간)보다 훨씬 더 열악하다. 그러나 임금은 시급 7천2백60원으로 겨우 최저임금을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원청은 노동자들이 단결하지 못하게 노동자 3백50명을 하청업체 두 곳(현재는 서울커뮤니케이션과 쉘코아)로 분할해 고용하고 있다. 이런 열악한 조건을 바꾸려고 올해 2월에 두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함께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3백50명 중 3백여 명이 가입했다. 노조 탄압으로 악명 높은 만도는 이 노조를 파괴하려고 탄압에 골몰해 있다.

지난 4월에는 두 하청업체 중 하나였던 HRTC가 도급계약이 종료됐다며 돌연 폐업 선언을 했다. 이 업체 소속 노동자 1백30여 명에게 해고 위협을 한 것이다. 이에 맞서 노동자들이 투쟁하자 이들의 고용을 승계한 것이 현재의 하청업체 중 하나인 쉘코아다.

이 때문에 쉘코아 소속 지회 노동자들은 이제야 교섭을 하고 있다. 원청의 회피로 일단 각각의 하청업체와 교섭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서울커뮤니케이션 소속이다. 이들은 쟁의행위 투표에서 1백77명 중 1백75명이 찬성해 압도적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현재 강제 전환배치 지시를 받은 노동자들 중심으로 파업을 하고 있다. 청와대, 국회, 만도그룹 본사, 광화문 등 곳곳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만도헬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소식을 알리고 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출근 투쟁을 벌이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다른 하청업체인 쉘코아에서 쟁의행위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춰 본격적인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흐름에서 우리 회사를 바꾸기 위해 행동을 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높은 상황이다. 1백 퍼센트 비정규직인 ‘악마의 일터’에서 ‘불법파견 금지,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1만 원’을 요구하며 싸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노동자연대 인천지회 소은화의 연대 발언.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만도헬라에서 이뤄지는지 안 이뤄지는지가 빈말이 아니라 실천의 의지가 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척도라고” 주장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유병규
ⓒ유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