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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어도 철도 산재 사망 계속되다

6월 28일 0시 17분 노량진역에서 철도노조 영등포시설지부 전 지부장인 김창수 동지가 전동차에 부딪혀 안타깝게도 현장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철도에서 선로를 보수하는 일을 해 왔다. 선로 유지·보수는 탈선 같은 대형 사고를 막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산재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 김창수 조합원을 추모하는 시민분향소 ⓒ출처 철도노조

그가 일한 노량진역 선로는 복잡하고 곡선이 심하다. 선로 간 거리는 규정보다 좁아 특히 위험했다. 게다가 사고 당일은 선로를 통제하지 않고 열차가 다니는 시간대에 작업을 해 훨씬 더 위험했다.

이 때문에 철도노조가 “모든 구간에서 열차 운행 중 작업[‘상례 작업’]을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인력 감축

열차가 안 다니는 야간에 하는 것이 안전한데도, 철도공사는 선로 유지·보수 노동자들의 주간 근무를 늘려 왔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다.

특히 철도공사는 정규직은 늘리지 않고 외주를 늘려 인력 부족 문제에 대처했다. 감사원 조사를 보면, 2013년 현재 철도 선로 유지·보수, 건축 분야 노동자 21퍼센트가 외주업체 소속이다.

결국 더 많은 일을 더 적은 노동자들이 하게 됐다. 고(故) 김창수 동지가 하던 일도 2005년에는 13명이 했는데, 현재는 겨우 8명이 한다. 사고 당일에는 1명이 휴가를 냈지만, 인원이 충원되지 않아 7명이 일해야 했다.

게다가 노량진역에는 노동자들이 작업 중 이동할 전용 통로가 따로 없어, 선로와 선로 사이를 걸어 다녀야 한다. 규정상 이 간격은 4미터 30센티미터여야 하지만, 사고 현장의 선로 간 간격은 4미터이다. 그러면 마땅히 열차 운행 시간이 지난 뒤 작업을 하게 해야 했다.

7월 3일 노량진역에서 철도노조가 긴급 집회를 열었는데, 철도 노동자 1백여 명이 참가했다. 노동자들은 광운대역 사고로 고(故) 조영량 동지를 보낸 지 한 달 만에 이런 비극이 일어났다며 철도공사를 규탄했다.

(故) 김창수 동지는 정년 퇴직을 1년 6개월 앞두고 있었다. 그는 24년간 철도 노동자로 일하면서 철도노조 시설국장을 지냈고, 지부장을 세 차례 했다. 특히 지난해 파업 때 영등포시설지부장으로서 파업에 참여했다 해고됐다. 그 뒤에도 시설 외주화 반대 본사 앞 농성에 참가했다. 그는 최근 복직했는데, 복직 한 달 만에 숨져 동료들은 더 안타까워했다.

철도 노동자들은 열차 운행 중 작업을 중단시키고 안전 인력을 충원하라고 요구하며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철도노조는 이를 위해 노량진역사에서 농성하며 대시민 홍보전을 펼칠 계획이다.

철도 노동자들의 비극적 죽음을 막으려면, 인력 충원과 외주 업무 환원이 즉각 추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