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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국민청원 20만 명 돌파:
전교조 창립세대 교사가 성평등 교육의 필요성을 말하다

“초·중·고에서 페미니즘 교육을 의무화해 달라”는 국민청원에 2월 5일 현재 21만 3219명이 참여했다.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답하겠다”는 청와대 입장에 따라 이 청원도 관계 부처 장관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가 지난해 5월 유·초·중·고 교사 636명(여성 447명, 남성 142명 등)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교에서 여성혐오 표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375명(59퍼센트)에 달했다. 과거보다 학생들이 욕설이나 여성비하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은 게임이나 SNS를 하면서 습득한 나쁜 버릇이 일상생활에서도 이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학교 현장에서 성평등 교육을 내실 있게 강화하고 의무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한 성평등 시범 교육에서 학생들이 작성한 메시지들 ⓒ출처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학교 현장에서 남학생들끼리 서로 놀리며 여성 비하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왜 남자들끼리 그러냐고 물으면 그것이 더 센 표현이라서 그렇게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답하는 남학생들에게 되묻는다. 누가 너의 할머니, 어머니, 누나, 여동생에게 그런 나쁜 말을 하면 네 마음이 어떻겠냐고. 그러면 학생들이 주춤하며 고개를 숙인다.

또 사회수업 시간에 일부 남학생들은 여성가족부의 존재가 역차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면 세계 각국의 보통·평등 선거권이 20세기에 와서야 자리 잡게 된 투쟁의 시간들을 함께 탐구한다. 그럼에도 여전한 성별 임금 격차 등의 불평등 구조를 자신의 가족 속에서 함께 살펴본다.

수업을 하다보면, ‘여자 대 남자’라는 단순 이분법 속에서 추상적이며 어긋난 대립의식이나 피해의식을 가진 남학생을 많이 본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는 가족이라는 구조 속에서 성불평등의 요소를 탐색해보자고 한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바로잡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지 모둠별로 토론을 해본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 스스로 ‘여자와 남자는 똑같이 존엄하고 평등한 인간’으로서 서로 존중하며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동영상을 수업 시간에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이에 대해 모둠별 토론을 하면 인종, 성별, 종교, 성적 지향 등의 차이가 차별을 낳아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또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모둠별로 상상하고 탐구해서 모의재판을 하면서 구체화시켜 본다.

성불평등 현상과 문제점에 대해 가족이라는 작은 틀에서 출발해 전반적인 사회구조로 확장해 나가며 탐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의 성평등 교육도 절실하다. 가정, 어린이집, 유치원에서도 성평등 교육이 이뤄지고, 이것이 반드시 학교에서의 성평등 교육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초·중·고에서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하고 학생들이 이것을 내면화함으로써 장차 자신의 일터나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여성 차별에 침묵하거나 동조하지 않고 연대해 투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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