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냥’에 맞선 마석 주민들의 투쟁

이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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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다함께> 66호 | 발행 2005-10-26 | 입력 200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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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7일 오후 1시경 마석 성생 공단에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단속반은 사전 영장 제시도 없이 마구잡이로 담을 타고 공장 안까지 들어와 이주노동자 31명을 순식간에 연행했다.

연행 현장을 목격한 지역 주민들과 이주노동자들은 단속반이 이주노동자들을 개 패듯 하며 수갑을 채우고 연행하는 장면에 격분해 단속 차량 앞을 막고서 농성을 벌였다. 시민들은 “이 사람들이 죄인이냐. 이 사람들도 사람이다” 하고 단속반에 항의했다. 단속을 목격한 한 시민은 “차 안에는 임산부도 있다. 나는 개, 돼지도 저렇게 패는 걸 본 적 없다”며 차를 가로막았다. 한 방글라데시 노동자는 “내 동생이 저 안에 있다”며 울부짖었다. 

독소조항으로 가득한 출입국관리법에도 영장 제시 없이 체포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규정은 없다. 단속반과의 대치는 9시간 동안 지속했다. 이 지역의 주민들과 업주들은 단속 차량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지속했다.
 
성생 공단에서도 간헐적인 단속이 있었지만 자신들의 눈 앞에서 직접 야만적인 단속이 벌어지는 것은 처음이라 지역 시민들은 격분했다. 이 항의에 숙련공인 미등록노동자들에 의존하고 있는 영세 사업장 업주들도 함께 했다.

대치 끝에 출입국관리소측은 샬롬의 집 이정호 신부와 조사를 한 후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풀어주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정호 신부는 자신이 책임지고 모두 데려오겠다고 시위자들을 설득했다. 결국 31명의 이주노동자들은 출입국관리소로 연행됐고 농성은 해산했다.  

출입국관리소는 31명 중 8명에 대해서는 위조여권 소지자로 즉각 추방 조치를 내렸고, 23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2주 간의 자진 출국 기간을 부여받고 석방됐다.

연행자 모두가 풀려나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당시 시위자 일부는 법무부를 믿을 수 없다며 농성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그랬다면 이주노동자 단속 정책을 폭로하는 더 큰 정치적 효과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석에서 벌어진 단속 항의 행동은 법무부를 물러서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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