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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합의는 세계 민중의 삶을 개선하지 못한다”

G20 항의 운동의 주요 선전가 중 한 명인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이 G20 서울회의 합의 사항의 문제점을 〈레프트21〉에 말한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G20이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합의라고 내세우는 것은 이른바 ‘65년 만의 개혁’이라는 IMF 개혁인데요.

그 내용을 보면 첫째 선진국에서 신흥개발국, 개발도상국으로 지분을 일부 옮긴 것, 둘째 IMF 재정을 두 배로 늘린 것, 셋째 한국 정부가 얘기하길 그중에서도 한국 지분이 중국, 브라질 다음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는 것입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는 개발도상국 지분율이 6퍼센트 이상 올라갔다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IMF의 성격이 우리가 알던 것과 달라졌나 하는 것입니다. 돈을 꿔 주면서 가혹한 구조조정을 강요하는 기구라는 점 말입니다.

그러나 바뀐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리스에서 IMF가 엄청난 긴축을 요구한 데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바뀐 것이라고는 유럽이 갖고 있던 지분을 일부 중국으로 옮긴 것뿐인데요. 7명이 나눠 먹던 것을 20명이 나눠 먹는다고 세계 민중의 삶에 무엇이 나아지겠습니까? 게다가 미국의 비토권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0.2퍼센트 깎였죠.

이처럼 IMF의 지배구조 개혁이라는 것은 사실상 세계 민중의 입장에서는 강대국들끼리 지분을 나눈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이렇게 근본적 성격이 달라지지 않은 IMF의 재정을 두 배로 늘린 것은 세계 금융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라 오히려 IMF를 복권시키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강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자유주의를 이끌어가는 사악한 삼총사’라고 장하준 교수가 부른 기구들을 강화한 것이죠.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 관계자가 말하길 ‘한국 지분이 늘어난 것은 앞으로 한국이 IMF에서 돈을 더 많이 쉽게 빌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하고 얘기했는데 1998년에 한국 정부가 IMF에서 돈을 빌릴 때 사람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다면 그런 얼빠진 얘기를 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환율 전쟁

IMF ‘개혁’ 다음으로 이번 G20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합의가 될 것이라고 한 것이 환율 전쟁 재발 방지인데요. 얼마 전 경주에서 열린 재무장관 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 정부가 이런 얘기를 했죠.

하지만 그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미국 연방은행이 돈을 찍어내서 결국은 환율에 개입하지 않았습니까?

환율 전쟁을 마무리했다는 한국 정부의 얘기는 거짓말이라는 점이 드러났고 거꾸로 세계경제 위기가 단지 몇 마디 수사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밝히 드러났습니다. 그들의 무능력과 현대 자본주의가 처한 위기를 잘 보여 줬다고 지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라고 내세우는 것이 빈곤개발 의제인데요. 한국이 원조를 받는 위치에서 원조하는 위치로 올라갔기 때문에 이를 주도할 수 있다는 거죠.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업 파트너십을 통해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뭐가 발표됐냐면 한국 정부 ODA[공적개발원조] 발전 방안이라는 게 나왔어요.

지금 다른 나라들의 빈곤개발 원조를 보면 대부분 무상원조이고 18퍼센트가 유상원조예요. 그런데 한국은 지금도 32.8퍼센트예요. 그런데 이걸 앞으로는 40퍼센트까지 늘린다고 발표한 거예요.

제가 촛불시위 때 이런 팻말을 본 적이 있어요. “공약 지킬까 봐 무서운 건 니가 처음이다.”

지금 선진국들이 하는 원조가 얼마나 형편없는 것이냐 하면 개발도상국이 부채 상환을 위해 2.3달러를 갚는 동안 1달러를 빌려 주는 수준이에요.

그런데 코리아 이니셔티브가 관철되면 그나마 무척 적은 원조조차 유상원조로 바뀔 수도 있죠. 이게 한국 정부가 얘기하는 코리아 이니셔티브입니다.

빈곤을 없애려면 당장 부채부터 탕감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그들이 만들고 있는 불평등한 세계 자본주의 질서 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정부가 그토록 국격 상승 얘기를 했는데 얼마 전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G20 회의 개최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상승이 월드컵으로 생기는 이미지 상승 효과보다 0.1퍼센트 높다고 했어요. 그렇게 계산한 게 20조 원이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적어도 지지난번 월드컵까지는 대개 기억합니다. 지난번에는 남아공, 그 전에는 독일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G20은 바로 전 회의가 어디서 열렸는지 아무도 모르죠.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시위를 막겠다고 온갖 시위 진압 장비를 도입한다거나 경호를 강화하면서 지불한 비용이 더 클 수도 있어요.

11월 7일 노동자대회 “G20에 대한 항의는 불평등한 세계경제 질서와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반민중적 정책에 대한 항의입니다”

무엇보다 G20 정상회의를 핑계로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완전히 억누를 수 있는 경호법을 통과시킨 것이야말로 한국 국민들이 입은 가장 큰 피해겠죠.

이번 회의에서는 WTO 도하 라운드를 다음 파리 회의에 안건으로 올리겠다는 약속도 할 것입니다. WTO 쪽과 사전 회의에서 다음번에 다루는 것으로 이번에 대략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고 했습니다.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다시 강화하겠다는 얘기가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첫째 G20이 현재의 불평등한 세계경제 질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을 반대하기 위해 G20에 항의해야 합니다. G20 이후에 반민주적 반민중적 정책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G20을 자리매김하려고 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항의로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들인 돈을 생각하면 G20은 한국 역사상 가장 값비싼 ‘1박 2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KBS ‘1박 2일’은 우리에게 웃음이라도 줬지만 G20 정상회의는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 행위를 정당화해주는 회의라는 점에서 가장 값비싼 희생을 강요하는 1박 2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정리 장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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